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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일상|2018. 7. 14. 19:33

저는 Digital Nomad로 살아가는 것이 삶의 목표인 사람입니다. 이 단어를 몰랐을때부터 생각했던 삶의 모습이 바로 유목민입니다. 최근에 네이버를 비롯한 검색엔진에서 디지털 노마드를 검색했을때 실제와 다른 반응을 봤습니다. 이에 제 생각과 경험을 남기고 싶어서 이 글을 적습니다.

 

Digital Nomad란 1997년 21세기 사전에서 처음 소개된 단어로 2010년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네트워크(예_인터넷), 고성능 스마트폰, 고성능 노트북, 태블릿 pc 등 다양한 기기를 활용해서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 유목민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2016년 2월에 네이버에 업로드된 관련 글에는 화려하고 탄탄한 그들만의 삶을 담아냈더군요. 무조건 화려하고 편한 모습만 담았지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글을 적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되는 덧글 하나를 보고 할 말이 생겼습니다. 그 덧글은 '원론적인 이야기도 좋지만 구체적인 방법도 다뤘으면 좋겠다.'는 내용입니다.

 

감히 말씀드리죠. '구체적인 방법이 떠오르지 않으면 당신은 유목민이 될 수 없습니다.'

 

저는 꽤 오래전부터 직업은 있지만 직장은 없는 유목민을 꿈꿨습니다. 그리고 도전을 시작하기까지 집, 차, 컴퓨터, 노트북, 빚 청산, 1년치 생활비 등을 마련해야했습니다. 아직 정상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했고 여전히 정신적으로 고립되어 많은 순간과 시간을 낭비하는 중입니다. 일반인이 방법을 찾아서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가 되기 위해서 도전하는 순간까지도 이처럼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인 방법까지 알려달라는건 돈벌이를 찾는 한국인 특유의 거지근성 밖에 안됩니다. (자기 눈에 보이지 않으면 아직 자신에게 자격이 없는겁니다.)

 

그리고 2008년부터 지금까지 한국에서도 디지털 노마드가 될 수 있는 직업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제가 하는 일 또한 많은 사람들이 네트워크와 인터넷, 노트북으로 작업을 합니다. 일본에서 할 수도 있고, 제주도에서 할 수도 있고, 동해의 작은 카페에서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일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 단와와 연결해서 새로운 직종과 직업이 생길거라는 생각은 안하는게 좋습니다.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도 자신의 능력이 충분하면 원격으로만 수업을 하고 페이를 챙길 수 있습니다. 그 능력이라는건 직무가 아닙니다. 학생의 부모님, 학교 관리자, 자신의 가족에게 자신의 생각에 대해 설명하고 동의를 얻는것 또한 능력입니다.)

 

※ 참고로 한국에서 제가 하는 일과 동일한 업무를 하는 사람들 중 유명인사를 제외한 극히 일부는 한 달에 7천만원 ~ 1억원의 수입을 얻습니다. 차상위 그룹은 3천만원 ~ 7천만원을 벌어들이죠. 비교적 일반인이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 그룹에서는 1천만원 ~ 3천만원의 소득을 얻습니다. 그리고 95%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월 1천만원 이하의 소득을 올립니다. (그 중 80%는 월 100만원 이하입니다.)

 

한국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이야기라는 말을 많이 보는데요. 그건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물론 저는 이제 걸음마 단계라서 말을 내놓을 처지는 안됩니다.

 

 

▲ 보통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를 설명할 때 이런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자유롭고, 여유롭고, 한가한 업무 진행을 말하죠.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위에 한국에서 돈을 버는 작업자들은 이미 10년 넘게 이 일을 한 사람들입니다. 지금은 한 달 정도 자리를 비우고 여행을 가도 되는 상황이지만 초기에 몇 년은 골방에 틀어박혀서 일만 했죠.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디지털 유목민은 이미 어느정도 수익이 보장된 상태라는걸 알려드리고 싶네요.

 

저도 유목민을 꿈꾸지만 앞으로 1년 ~ 2년은 일반 직장인보다 더 고립된 상태로 지낼겁니다. 최소한 아무것도 안 해도 월 300만원의 수익은 나와줘야 유목민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월 600을 벌면 여자친구와 결혼하기로 했답니다.) 그 수준까지 올라가는데 인간이기를 포기한 삶을 살아야됩니다.

 

제 경우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40년 가까이 인간이었던 적이 없어서 비교적 버티기 쉬울겁니다. 지금은 잠시 정신적으로 고립되어 많은 시간을 괴로워하고 외로워하는데 쓰고 있지만 이 상태도 곧 해결이 될거에요. 그러면 본격적으로 일을 하겠죠. 대략 제 나이가 마흔이 되었을때 제가 정신적으로 성숙하고, 육체적으로 건강해졌다면 전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의 삶을 살고 있을겁니다. (이제 1년 반 남았네요.)



 

* 나중에 적겠지만 평범한 인간이면 그렇게 사세요. 이성과 교류하고, 관계하고, 결혼하고, 아이낳고, 직장 생활하면서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가세요. 이미 다 갖고 있는 사람은 그 소중함을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소원인 삶이에요.

 

그리고 진정한 유목민의 삶을 원한다면, 그리고 그대의 물리적 나이가 아직 젊다면 한국은 피하세요. 제가 2008년부터 유목민이 할 수 있는 업무를 경험했는데 한국은 지옥입니다. 돈벌이가 된다고 인식되는 순간 그 시장이 박살이 날때까지 편법과 불법, 심지어 폭력까지 동원해서 돈을 긁어모으는게 바로 한국입니다. 또 그 과정에 어떤 공권력이나 제도가 개입하지 않습니다. 가진자들에게 그 영역은 신경 쓸 필요가 없거든요. (이건 한국의 종족 특성입니다.) 한국인이 아닌 인간으로서 일을 할 수 있어야 선택의 폭이 넓어집니다. 그래야만 유목민의 삶에 지속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 이 나라와 이 민족은 '적당히 즐기며'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제도와 공권력이 무관심할 때 최대한 돈을 긁어모으고 시장이 박살나면 그들은 유유히 다른 돈벌이를 찾아서 떠납니다. 젊은이라면 이 땅을 떠나는걸 추천합니다.

 

* 지난 수 십년간 이 나라가 출산율, 최저임금,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 내놓는 대책과 입장 차이가 있는 국민들간에 대립 양상을 보면 더 이상 희망이 없습니다. 아무도 그 문제들을 해결할 생각이 없어요. 그저 프레임 싸움을 통해서 기득권을 챙기려고 혈안이 되어있을 뿐입니다. 인류는 크게 보면 약육강식의 논리입니다. 한국인들은 그 논리에서 약자로 가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지요. 이 땅을 떠나서 당신의 자녀, 그 뒤의 세대는 다른 국적을 갖도록 배려하는게 지금 양심있는 지식인이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 무생물만 있으면 될 것 같은 디지털 노마드지만 실제로 가장 중요한건 인간입니다.

 

Digital Nomad들은 혼자가 아니려고 합니다. 끊임없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유대관계를 가지고 싶어서 안달합니다. 왜? 결국 사람이니까요. 적어도 이 일을 하려면 정신적으로 성숙한 인간이어야 합니다. 사랑을 할 줄 알고, 이별을 경험했고, 이성과의 결론 없는 싸움에 아낌없이 시간을 쓸 수 있는 그런 성숙한 인간이어야됩니다. 그래야만 뭘 해도 잘 할 수 있습니다.

 

* 저처럼 어쩔 수 없이 이 바닥에 들어온 사람에게는 돈이나 결과보다 감정적인 문제가 제일 큰 위험 요소입니다.

 

이 글은 설명문이 아닙니다. 제 자신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는 글입니다. 그리고 얻은 결론은 '아직 정서적으로 완전하지 못한 상태'라는 것입니다. 일과 함께 성숙한 인간이 되려는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디지털 유목민은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근속기간이 늘어나서 월급을 많이 받는 사무직이 아닙니다. 사람을 상대하며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도 아닙니다. 자기 자신이 만든 룰을 지키기 위해서 거의 모든 순간을 관리해야되는 직업을 가진 사람입니다. 업무의 성격, 수익의 크기, 지급 방식 등 다양한 변수를 통해서 수 만 가지의 모습을 가질 수 있는 유목민은 생각만큼 쉽고 편하고 화려한 모습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Digital Nomad는 직종 및 직업과 관련이 없습니다. 그래서 재택근무, 프리랜서, 탄력적 근무제와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무슨 일을 하면 유목민처럼 살 수 있지?'라는 고민을 하는 순간 당신은 이미 자격이 박탈당합니다. 그냥 다니던 회사 잘 다니고 해고당하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세요. Digital Nomad는 자신이 스스로 인식하는것부터 시작합니다. 

 

※ 제가 만약 유목민으로서 최소한의 정상 궤도에 오른다면 저는 국내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으며, 해외로 나간다면 1주 ~ 2주 정도는 시간을 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합당한 근거가 바탕이 되는 생각입니다. 자신의 일에서 이런 초보적인 생각이 정확하게 떠오르면 도전해 볼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디지털 노마드는 직종이나 직업, 직무와 관련이 있는게 아니라 바로 본인과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이걸로 4차 산업혁명을 엮는걸 보면서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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