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에 해당하는 글 1

본가에서 키우는 닭 소개해봐요.

일상|2018. 7. 17. 10:14

20일부터 같이 하기로 했던 집안일을 이 더위에 아버지 혼자 하고 계시답니다. 그래서 점심에 배를 타고 본가에 들어가기로했네요. 이미 거의 다 끝나서 도움은 안되지만 혹시 건강이 상하셨을까 염려되서 하룻밤 자고 올 예정이에요. 어머니라도 같이 있으면 걱정을 안하는데 혼자 계시니 내내 불안하네요. 아직도 40대인줄 아는 우리 아버지 쫌!!!

 

본가에 들어가기 전에 집에서 키우는 닭들 소개시켜봅니다.

 

 

▲ 올 해 봄에 병아리로 데려온 15마리입니다.

 

 

▲ 집에 가져올때 지인분에게 10마리를 줘서 15마리인데요. 안 주고 집에서 다 키웠으면 사료값으로 집이 거덜날뻔했다네요. 지금도 아버지는 사료값이 아깝다며 발을 동동 구르십니다. 그래도 때 되면 밥 주고, 때 되면 물 주고 지극정성이세요.  

 

 

▲ 겨울에는 추워서 우리 안에서 안 나오던 녀석들이 여름이라고 앞 마당까지 나와서 놀고 있습니다. 어여 자라서 하루에 3~4개씩이라도 달걀을 생산해줘라. 워낙 교통이 나쁜 곳이라 일용할 식량이랍니다. 겨울이 되면 한 마리씩 잡아먹겠지요.

 

잡아먹은 이야기를 하니까 올 초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네요. 아버지가 '이 녀석은 알을 이제 못 낳아'라며 큰 놈을 잡았거든요. 그런데 뱃속에서 앞으로 나오려고 대기중인 알들이 무더기로 나오는겁니다. 그 순간 정적, 한숨이 교차했습니다. 그게 아까우셨던거죠. 전 그걸로 반나절은 놀렸던것 같네요. 이럴때 어머니와 편을 먹고 아버지를 놀려야됩니다. 평소에는 안되요. 삐치시거든요. 하하.

 

아마 이 녀석들도 한 반년정도는 알을 잘 낳아줄거에요. 그리고 겨울에 한마리씩 백숙으로 변신하겠죠. 여러가지로 참 귀한 녀석들이랍니다.

 

※ 아버지가 젊었던 시절에는 요즘이 한참 낙지를 잡을때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나가시지 않아요. 덕분에 시간이 좀 남으시고 그 시간에 소일거리로 닭을 키우고 계신답니다. 강아지가 더 좋지만 요 녀석들이 한번 맞으면 주인을 무시해서 닭으로 바꿨답니다.

 

여하튼 전 이제 씻고 본가로 나가봐야겠네요. 아버지 반바지도 갖다드리고 초복이니까 수박이나 한 통 사들고 가야겠습니다. 일단 눈으로 건강한 아버지의 모습을 확인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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