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유튜버 대도서관 인터뷰를 보고 남기는 글

일상|2018. 6. 4. 15:13

지난 주말에 뉴스를 통해서 보게 된 게임 유튜버 대도서관 인터뷰를 보고 제 생각을 글로 남깁니다. 여러개의 기사를 통해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는데 그 중 몇 가지를 추려서 올려봅니다.

 

첫째, 청소년이 게임에 몰입하는 이유는 성취감 때문이다.

 

전 이 말에 대해서 부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도 현재 게임을 즐기는 입장에서 던전을 공략하고 아이템을 얻는 과정들이 크고 작은 성취감을 만들어냅니다. 이런 성취감이 현실에서 만나기 어렵기 때문에 빠져들 수 있는 이유가 됩니다. 이 부분은 한국의 교육을 담당하는 분들과 법과 제도를 만드는 분들이 꼭 알고 있어야 합니다. '게임은 나쁘다.'라며 막기보다 게임보다 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현실 속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 필자는 현재 블레이드앤소울을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적어도 3시간에서 5시간을 소비합니다. 제가 처음 게임에 빠져들었던 이유는 성취감 때문이 아니라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습니다. 이후 게임 내적으로 활동하기보다 외적으로 활동량이 많았습니다. 해당 게임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공인의 위치에 있던 적도 있었고 플레이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느낀 점을 정리해서 개발사에 업데이트 요청을 하는 등의 활동을 주로 했죠. 그런 제 입장에서 감히 말하자면 '청소년이 게임을 즐기는 상황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인생이 너무 아깝습니다. 저야 방구석 인생이라 이렇게 살지만 앞 날이 창창한 청춘이 왜 게임으로 시간을 낭비하나요? 부디 성의있는 고민을 통해서 게임이 그저 하나의 취미로 청소년에게 자리잡았으면 좋겠습니다.

 

둘째, 고수익을 올리는 유튜버를 보고 전업으로 뛰어들지마라.

 

유튜브를 비롯한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서 수익을 얻는 채널들은 모두 돈이 됩니다. 조회수, 시청시간, 광고 클릭 수에 따라서 수익이 생깁니다. 그런데 이 부분만보고 전업으로 뛰어드는건 망할 각오가 있어야됩니다. 대도서관 같은 경우에는 이미 상당한 수의 구독자와 인지도가 갖춰졌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모습만 보면 쉽게 돈을 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상태까지 가기 위해서 기획력이나 편집 기술을 제외해도 어떤 노력을 해야되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말씀드리면 어느정도 궤도에 오를때까지 잠을 3~4시간씩 자면서 일해야됩니다. 물론 방향성이 맞는 상태에서 열심히 해야되는 것입니다. 애초에 방향성이 틀렸다면 시간만 낭비합니다. 지금 유튜브로 대변되는 1인 미디어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이 얼마나 많나요? 어른들의 세계까지 합치면 하루에도 엄청난 숫자의 신규 BJ가 생깁니다. 그 중 인지도를 얻어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비율은 1%도 안 됩니다. 

 

최소한 1년 이상 소득이 없는 일에 매달릴 자신이 없다면 전업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취미로 경험하다가 확신이 섰을때 전업을 신중하게 고민해야됩니다. 거의 모든 1인 크리에이터가 하는 말이 있습니다. 꼬박꼬박 월급 나오는 직장이 최고다. 이 말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사업을 하면 사업자대출이라도 받을 수 있죠. 이건 그런것도 없습니다. 말 그대로 현금과 시간을 갉아넣는 도전이죠.



 

셋째, 게임 산업 규제가 게임업계의 성장을 방해한다.

 

전 이 의견에는 100% 반대합니다. 눈 앞에서 이 말을 했다면 욕을 해줬을겁니다.

 

흔히 사람들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정말 좋은 나라라고 말합니다. 아뇨. 그런 나라는 국민의 권리보다 기업의 이윤 추구가 먼저인 나라입니다. 왜 외국에 본사가 있는 회사들이 다른 국가로 시장 진출을 하나요? 자국의 법이 환경 기준이나 제품 평가 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그 법은 모두 국민의 건강과 권리를 위해서 발의되고 집행되는거죠. 그래서 기업하기 어렵다며 해외 시장으로 진출을 합니다. 현재 한국은 점점 기업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려워지는 이유를 보세요. 법만 잘 지키면 어려울게 전혀 없는데 그 법을 지키기 싫으니까 어려운겁니다. 게임 산업이라고 예외일까요?

 

현재 게임 업계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규제는 셧다운제입니다. 밤 10시 이후로 청소년의 플레이를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이게 게임 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면 한국에서 게임 산업 자체를 없애버려야됩니다. 얼마나 국민의 삶을 갉아먹고 성장했으면 저따위 소리를 하나요? 국민의 삶을 갉아먹는 산업은 유해산업으로 분류해서 강력한 세금 부과와 규제를 통해서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해야됩니다.

 

대도서관이 어디서 스폰서를 받고 저런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을 통해서 반박을 해보겠습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의 온라인게임 업계는 계정비를 통해서 수익을 얻었습니다. 게임에 1달 동안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을 돈을 받고 판매한 것입니다. 그러다 부분유료화로 시장의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이제 접속은 무료지만 각종 아이템을 돈을 주고 사야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계정비 수익으로 버티는것보다 부분유료화를 통해서 수익을 내는게 훨씬 더 컸습니다. 그래서 현재 나오는 모든 온라인게임은 부분유료화 모델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최대한 계정비 수익으로 버텼습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이용자의 숫자가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소위 중박 게임들의 순이익율이 자사보다 많은 상황에서 고민을 많이했고 현재는 부분유료화로 모두 돌렸습니다. 그 이후 이미 유저가 떠나가고 있어서 망하는 과정이라는 블레이드앤소울도 분기별로 30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현재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의 현실입니다.

 

게임 업계가 좀 더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시장 확대가 필수입니다. 모바일이든 PC든 국내 시장은 너무 작습니다. 고작해야 PC 사용 인구가 3천만명이라고 할 때 그 중 게임에 돈을 쓰면서 즐기는 인구는 1000만명 안 밖일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로 시장을 확대하면 적어도 잠재적 사용자가 10배는 넘어가겠죠.

 

그런데 해외 시장의 경우 패키지(CD) 기반의 게임 산업이 발달했습니다. 부분유료화 과금이 아니라 패키지를 구매해서 즐기는 문화입니다. 그렇다보니 기존에 계정비만 받는 형태보다 부분유료화로 캐시템을 판매하는 형태로 게임을 서비스하는 한국 게임 업체와 맞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가장 큰 부분은 게임을 취미로 여기는 분위기로 인해서 한국에서는 돈을 잘 뽑아내는 게임이 해외 시장에서는 정착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해외 시장만을 겨냥해서 새롭게 게임을 제작할 이유도 없습니다. 이미 국내에서 과금 정책을 통해서 충분한 양의 돈을 벌고 있으니까요. (결국 패키지 중심인 해외 시장을 공략할 이유가 현재 국내 게임 업체에는 없는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작 셧다운제로 대변되는 게임 산업 규제 때문에 게임 산업이 성장하지 못한다고 핑계를 대는건 너무 비겁합니다.



 

솔직히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하는 업체에서는 한국만큼 좋은 시장이 없습니다. 유저들이 현실에서 돈을 쓸 곳이 없는 시장이거든요. 오죽하면 게임 캐릭터에 옷을 입힌다고 수 십만원을 결제하는 겜블형 아이템을 구매할까요. 제가 블소를 다시 시작하면서 느낀 점입니다. 애들이 돈이 많은게 아니라 그냥 돈을 쓸 곳이 없구나. 참 불쌍한 나라입니다. 그리고 게임 산업은 그 불쌍한 나라에 빨대를 꼽고 돈 벌기에 급급한 모습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임 산업이 정말 유망 산업이라면 이제 그 이유를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모습은 아주 위험합니다. 소비자들이 조금만 합리적으로 바뀌고 현명한 소비를 하기 시작하면 그대로 무너져내릴 테니까요.

 

※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의 초창기를 기억하세요. 오픈빨을 제외하고 변변찮은 수익을 내던 게임이었죠. 하지만 그 때 개발자들의 꿈을 담아서 만들어졌기에 아직도 블소에서 매출이 300억이나 나오는겁니다. 만약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이었다면 6년차에 접어든 현재에 그 정도 매출을 올리지 못할겁니다. '노가다가 없는 게임을 만들겠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며 의기 투합한 개발팀이 욕 먹어가면서 만든 게임이 블레이드앤소울이라는걸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데 그 초심이 필요합니다.

 

※ 블소가 부분유료화에 멍들기 전에 스토리와 영상, 음악이 얼마나 수준급이었는지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뒤에 오로지 과금 유도만을 위해서 노력하느라 스토리도, 감동도 없는 그래픽 꾸러미를 만들고 있죠. 안타깝습니다. 제가 아는 수 많은 게임 업체는 몰라도 엔씨소프트의 초심은 '즐거운 게임' 이었잖아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게 목적이었잖아요. 많은 라인업 중 하나 정도는 그 꿈을 담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지만 저는 그대들이 부분유료화에 저항하며 계정비 정책을 고수했던 때를 기억합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지만 저는 그대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 막대한 투자를 했던걸 기억합니다. 다른 게임 업체들은 몰라도 엔씨소프트는 수 많은 라인업 중 하나만이라도 '게임다운 게임'을 유지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게임 산업 규제때문에 성장이 방해를 받는다고요? 웃기지마세요. 돈벌이를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과금 유도를 하는 게임사들이 정직한 꿈과 소신을 지키고 사는 기업을 바보로 만들었던 이 시장의 괴물같은 모습이 성장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내국인을 상대로 돈만 뽑아먹으면 차곡차곡 돈을 버는데 뭐하러 주주들의 욕을 먹어가면서 수익도 변변찮은 좋은 게임을 만들려고 노력하나요? 그 결과 이제는 해외 시장 진출조차 꿈꾸지 않는 벌레들의 게임 회사만 남아서 돈 쓰는 즐거움을 모르는 젊은 층의 등에 빨대를 꼽고 기생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1억 명의 유저에게 패키지 1억 개를 판매하는 게임이 국내의 5 천명의 유저에게 월 50만원씩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게임보다 더 큰 수익과 명성을 얻는 시장으로 변하는 상황이 오는게 게임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 정당하고 정확한 규제는 국민의 삶과 건강을 보호하는 방패막이 입니다. 규제가 정당하지 않다면 시정을 요구하고, 정당하다면 지키려는 노력만이 기업이 해야 할 일입니다. (아무 영향력도 없는 뒷담화는 오히려 자신들의 과거 행적이 떳떳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증거가 됩니다.)

 

※ 오래전에 리니지에 사냥터 통제가 이슈가 됐습니다. 그때 대부분의 유저들은 통제를 하는 플레이어를 나쁜 놈이라며 욕했습니다. 그 때 제가 그들을 옹호했습니다. 평생 들어야 할 욕을 다 먹었죠. 그 때 제가 했던 말은 단순합니다. '그게 부당하면 싸워', '지더라도 싸워', '네가 원하는걸 얻을때까지 싸워' 였습니다. 아무도 싸우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뒷담화만 할 뿐입니다. 그 때 저는 지인들과 모여서 통제를 하는 혈맹이 운영하는 작업장을 털었습니다. 전면전은 무리였기에 성혈이 뒤를 봐주는 작업장을 지속적으로 괴롭혔습니다. 그리고 저와 지인들은 통제에서 제외됐습니다. 뒷담화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_ 힛 그 때는 저도 어렸었네요. 지금은 도망가거나 숨는데 그 때는 싸웠구나.

 

규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합당한 이유를 들어 시정을 요청하고 더 좋은 대안을 제시하세요. 귓등으로도 듣지 않으면 들어줄때까지 말하세요. 괜히 유명 유튜버의 입을 빌려서 여론을 형성하려고 하지마세요. 여론에 떠밀려서 없어질 규제가 아닙니다. 뒤에서 정부가 게임 산업을 옥죈다며 뒷담화하지말고 그 이야기를 수면 위로 올려보세요.

 

이미 온라인게임 시장은 20년이 넘는 경험치를 갖고 있습니다. 법과 제도가 아무리 시장의 속도를 못 따라간다고해도 이제는 따라잡아서 브레이크를 걸어줘야 할 때죠. 현재 모바일 게임 산업이 기형적인 형태로 성장하고 있는 바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가 한시바삐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서 움직여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와 자유주의가 방임을 원칙으로 하지 않는건 다들 아실겁니다. 헛소리 그만하고 이제 그에 따르는 책임도 지면서 기업할 생각을 좀 합시다. 돈을 쫓고 버는건 자유인데 그로 인해서 발생하는 수 많은 사회비용도 부담해야지?)

 

게임 유튜버 대도서관의 이름을 빌려서 제 생각을 남겨봤습니다. 마지막으로 학부모, 학생 관계없이 한국 사람들에게 게임이 건전한 취미로 인식되는 시장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남기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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