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회 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선거 개표 결과를 보고 느낀점입니다.

일상|2018. 6. 14. 10:24

사전투표를 할 때 더민주 의원들에게 몰표를 줬습니다. 그리고 어제가 선거 당일이었습니다. 개표 결과는 더민주의 압승이었네요. 눈에 띄는 것은 바른미래당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예상했던것보다 그들은 더 정치를 못 하네요. 1995년 이후로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였던 이번 동시지방선거 결과를 보면서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사실 저는 더민주가 지금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 제대로 정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설픈 실력으로 국민들의 삶을 위협하는 모습도 종종 봅니다. 그런데 몰표를 준 것은 마땅한 대안이 없었기때문입니다. 또 매일 정치와 관련된 기사에 덧글을 달아대는 자칭 진짜 보수 유권자들의 공격적인 의사표현에 대한 응징이었습니다. 별다른 힘이 없는 유권자 중 한 명이었지만 그들에게 '이런 덧글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었는데 그 말이 영향력이 없으니 무시당했죠. 이해합니다. 당연한 일이니까요. 그저 전 유권자의 권리로 그 행태에 대해서 몰표로 응징했을뿐입니다.

 

북한과의 화해모드, 북미 정상회담, 남북 정상회담 등 수 많은 호재는 이번 선거에 많은 영향을 줬을겁니다. 하지만 그보다 보수 단체의 내부 문제에서 그 원인을 찾는게 더 현실적인 해결책을 얻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첫번째, 대결 구도의 정치 체계

 

반대를 위한 반대파의 존재를 통해서 서로 윈윈하던 낡은 정치판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국민이 얼마나 더 멍청해질지는 알 수 없으나 이번 선거 결과에서는 그 프레임 싸움을 통해서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차라리 자한당은 각 지역으로 흩어져서 당이 아닌 사람의 됨됨이로 호소했어야 합니다. 물론 정치에 입문하는 사람치고 인성이 좋은 사람은 없지만 당을 놓고 거짓말하는것보다 사람을 놓고 거짓말하는게 더 효과적이었을겁니다. 이제 국민들도 보기 싫은 당을 찍기 싫어서 그 반대당에 몰표를 주고 있습니다. 이게 유권자의 권리라는걸 국민들이 계속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두번째, 진보와 보수의 모호한 경계

 

저는 대한민국에 진보와 보수의 구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다 보수죠. 그들끼리 당을 여러 갈래로 나눠서 싸우는것 뿐입니다. 기득권을 차지하기 위해서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뿐입니다. 그들에게 국민은 없습니다. 독재시대를 지나오면서 우리나라의 정치에서 프레임 싸움으로 표나 더 얻어서 기득권을 유지하는게 쉬운 방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방식이 얼마나 오래갈지 생각해볼 때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보수라면 동성애 반대, 안보 강화, 사유재산 인정 등을 꼽고 진보라면 포퓰리즘성 정책을 꼽습니다. 몇 십년전에 이데올로기 갈등을 이유로 전쟁까지 불사했던 시대에서 하나도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정치를 하는 분들에게 설문조사를 하고 싶을정도입니다. 그들은 진보와 보수를 어떻게 생각하는걸까요?



 

제가 생각하는 진보와 보수는 일반적인 내용은 아니겠지만 글로 남겨봅니다.

 

보수는 법의 체계 안에서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고 그들의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정치집단입니다. 진보의 존재 이유는 보수가 추구하는 가치가 법의 체계 안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감시하고 잔소리를 하는것입니다. 둘 다 안보, 사유재산, 개인의 이윤추구는 인정하고 장려하되 그 제한을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대립으로 인해서 집단의 성격이 나뉩니다. 보수라면 폭동이 일어나 체제가 붕괴되지 않을 만큼만 법을 완화해서 고용주와 기업주의 편의를 최대한 봐주려고 할테고 진보라면 절대 다수인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법의 수위를 조절하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아직 법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보와 보수 둘 다 이것에 대해서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새로운 법을 만들어서 한 쪽은 퍼주려하고 한 쪽은 보호하려고 할 뿐입니다. 법은 만드는데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는 관심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의 프레임 싸움은 국민들에게 반감만 주게 됩니다. 사실 시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 당보다 인물 됨됨이가 더 중요한 선거인데 한 쪽에 몰표를 준 것은 이에 대한 반감의 표출입니다. 진보와 보수 당사자조차도 그들의 입장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으니 국민들이 그들의 거짓말에 넘어갈리가 없습니다.

 

자한당은 이제 자신들이 보수인지, 어떤 보수인지 고민해야됩니다. 사람이 바뀌고 당 대표가 바뀌어도 변치않는 그들의 신념을 만들어야됩니다. 그리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모든 짓을 다 해야됩니다. 그런 모습을 보여야됩니다. 그래야 진보와 보수 싸움에서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더민주는 행정부 뒤치닥거리는 그만하고 진보의 모습을 보여주세요. 지금의 행정부는 몇 십년간 이어져온 관행에 젖어있습니다. 법은 있고, 제도도 있는데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진보답게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됩니다.

 

진보, 보수, 정부 이 세 부류는 이제 자신들의 성격과 색깔을 명확하게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언제까지 국민들을 프레임 싸움으로 몰아놓고 편하게 앉아서 밥그릇 싸움만 할 생각입니까? 이 핑퐁 싸움이 거듭될수록 국민들만 헐벗게 된다는걸 국민들이 깨닫게 되는 순간 폭동입니다. 아직도 만고불편의 진리가 있습니다. 죽창은 여전히 존재한다. 잊지 마세요.

 

세번째, 기득권 간에 세력 다툼으로만 비친 정치권

 

지금 당이 몇 개입니까? 멍청한것도 정도껏해야지요. 당은 진보와 보수 각 1개씩만 있으면 됩니다. 가치와 신념에 따라서 당이 분화되서 많다는건 그들의 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국민 위에서 기득권을 차지할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죠. 더민주에서 떨어져나온 사람들과 자한당에서 떨어져나온 사람들이 당을 만들었다가 또 싸우고 바른미래당을 만들었습니다. 이 의미가 뭔지 모릅니까? 큰 틀이 같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서로 마음을 못 맞추고 자기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모인겁니다.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정치를 합니까? 고작 몇 백명의 틈바구니에서도 말을 못 맞추고, 마음을 못 맞추고, 토론도 협의도 못해서 떨어져나간 사람들이 어떻게 5천만 국민들의 이익을 위해서 정치를 하죠? 말이 안되는겁니다. 애초에 토론과 협의를 할 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내가 원하는걸 얻기 위해서 한 발 물러나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정치인이 아닙니다.

 

정치를 하고 싶어서 입문하셨을 그대들. 왜 요즘 10대, 20대와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까? 자기 의견에 동조하지 않으면 삐져서 적대시하는 요즘 젊은 사람들의 행태를 왜 당신들에게서 봐야됩니까? 그대들이 국회의원이라는데 소름이 끼칩니다. 그냥 똑똑하고 양심있는 재상을 한 명 선임하고 유치원생 300명을 앉혀두세요. 발의되는 모든 정책이 올바르면 그래도 됩니다.

 

대한민국이 해방된지 70년이 다 되어갑니다. 이제 그만 정치를 합시다.

 

마지막으로 남기는 사족

 

전 대학생때부터 하고 싶은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내가 돈이 많아서 생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 꼭 하고 싶은 일이었습니다. 그건 바로 현재 국회의원들과 지방자치단체장이 한 일들을 기록해서 국민 누구나 볼 수 있게 게시하는 일입니다. 잡지든, 온라인 사이트든 만들어서 운영하고 싶었습니다. 국민이 모든 정치인에 대해서 잘 알 수는 없기에 그 일을 대신 해주고 싶었습니다. 국민이 똑똑해질수록 정치는 발전할테니까요.

 

좌우 어느곳에도 속하지 않는 가장 위험한 위치의 정치집단이 되고 싶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으로 위협받지 않으면 적어도 저 자신은 소신을 지킬 자신이 있었습니다. 제 사후에 후임을 고를 수 없다면 폐간시키면 됩니다. 이런 일을 신념도 없고 소신도 없는 이에게 경영하라고 맡길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알았습니다. 잡지를 만들어도 광고가 붙어야되고 후원이 있어야 회사가 돌아가는데 그 돈 줄이 다 윗분들과 연결되어 있어서 정확한 내용의 기사를 쓸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현 정권에 밑보이면 온라인매체는 그냥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독재시대가 아닌데도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합니다. (전 이미 글 하나로 불이익을 봤던 경험이 있습니다. 박통때였죠.) 그래서 내 돈으로 취미 삼아서 하지 않는다면 이런 매체는 존재할 수 없다는걸 알게됐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의 하룻밤 꿈 같은 이 생각은 영화 베트맨 속 브루스 웨인 같은 부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겠죠. 그저 이렇게 쓸데없는 잡담이나 남길 뿐입니다.

 

※ 가방끈이 짧은 백수가 적는 글에 무슨 영향력이 있겠습니까? 다만 선거 전부터 인터넷 덧글로 숨어있는 민심이 심판을 할 것이라며 공격적인 반응을 보였던 자칭 보수 유권자들에게 그 결과를 보고 반성하라는 의미로 적어봅니다. 더민주가 싹쓸이를 한 것은 그들이 잘해서가 아니라 너희들이 못해서다. 덧글이 사실은 아니지만 보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으니 스스로 신념을 지키려면 입단속부터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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