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최저임금 8350원 결정에 대한 생각

일상|2018. 7. 14. 08:22

아침에 일어났더니 2019년 최저임금을 최임위에서 8350원으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올해보다 10.9% 오른 수치로 속도 조절을 했다는 자평을 내놨다는데요. 그에 대해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봅니다.

 

1. 기한 지키기, 자뻑은 하지마라.

 

오늘 14일까지가 결정 최종기한이었습니다.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일인데 왜 기한을 지키는 것에 신경쓰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합리적인 속도조절이라면 올 해는 동결이 맞습니다. 임기 내에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사회 내부의 갈등을 보듬으려는 세심함이 필요한 순간이었어요. 그런데 가던 길 가는 my way를 고집하네요. 

 

국가가 정한 최저 수준의 임금과 제 생활과는 전혀 관련이 없지만 계속해서 문제와 분란, 갈등만 쌓아놓고 앞으로 직진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습니다.

 

2. 사용자 대표는 입 다물어라.

 

협상의 성패 여부를 떠나서 사용자 대표는 15차 협의에 참석했어야 합니다. 한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는 자리에 올라가니까 좋았죠? 그런데 사용자 대표로 참석해서 한 나라의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위치에 갔으면서 파렴치한 낯짝도 갖추지 않으면 어떻게하나요? 적어도 최종 시한까지 엉덩이는 붙이고 설전이라도 벌였어야죠.

 

최소한 끝까지 격력하게 저항했다면 결정된 임금 수준에 대해서 이의제기를 할 수 있었을겁니다. 그럼 재심의 요청도 가능하죠. 또 그 행동에 어느정도 정당성도 부여됐을거에요. 그런데 자기들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보이콧을 해요? 이제 결정에 수긍하고 법을 위반하면 책임을 질 일만 남았네요.

 

* 물론 이의 제기하고 재심의를 요구하면 찍히겠지. 그건 싫어서 보이콧한거 아냐? 자기들이 책임지기는 싫고 원하는대로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없으니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자리 자체가 시간낭비라서 보이콧한거잖아? 그럼 정권 바뀔때까지 열심히 법 지키면서 잘 적응해야지 별 수 있나?  

 

다들 살만한가봅니다. '드럽지만 결정하면 따르겠다.'며 누군가에게 위임받은 권리를 포기하다니요. 갑자기 이 대목에 들어서니까 1만원까지 그냥 올려도 되겠네요. 사용자 대표들의 행동을보면 괜찮은것 같습니다.

 

※ 사업장 규모별 차등 적용 문제는 정말 바보같은 한 수다. 저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그냥 최저임금제도를 폐지하는게 더 낫지. 차라리 협상 초기에 제도의 범위에 대한 이야기를 펴면서 프레임을 바꿨으면 더 좋았을텐데 고작 제안이라고 낸 것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직원은 국민이 아니라 구더기에요. 라니 답답할 뿐이다. (사실 최저임금제도가 본연의 역할에만 충실하려면 영세한 규모의 기업이나 사업장의 형편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규모별로 차등 적용이라니 답답할 뿐이다.) _ 사업의 존폐 여부가 달려있는 문제라면서 제도의 본질조차 모르고 헛소리들을 하는구나.

 

3. 댓글 여론은 반성하자.

 

 

▲ 최저임금 인상 결정을 알리는 기사에 달린 인터넷 덧글입니다.



 

 

 

2018년 6월 지방선거 전부터 반 년 가까이 인터넷 뉴스 기사에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덧글들이 달렸습니다. 그게 여론이었다면 민주당은 지선에서 참패를 했어야 맞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로 자한당이 참패를 당했습니다. 결국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았다는 60%의 국민 목소리가 인터넷 덧글로 표현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즉, 현재 우리나라의 인터넷 덧글은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조작되고 날조되는 선용동 구호에 불과합니다.

 

위에 덧글 내용을 보세요. 북한처럼 되어간다. 공산주의다. 문재인을 지지한 사람들은 스스로 책임져라 등 원색적이고 선동적인 구호만 가득합니다. 실제로 관련 기사의 덧글을 보면 자신의 생각을 남기는게 아니라 인기있는 덧글에 댓글로 지난 반 년간 인터넷에서 해오던 공작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누가 저 내용들을 현실이라고 받아들이겠습니까?

 

지금 한국의 인터넷은 그냥 오물통에 불과합니다. 극소수의 국민이 화를 내기 위해서 사용하는 똥통이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정책을 결정하거나 기획할 때 고려할 가치가 1도 없는 똥통일뿐입니다.

 

투표라는 유권자의 권리가 보장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는 많지 않습니다. 4년, 5년에 한번씩 있는 선거에서 '심판'을 할 뿐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시대가 바뀌어서 국민들이 온라인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좋은 세상에서 일부 국민들은 스스로의 입에 자물쇠를 채우고 있네요.

 

이번 2019년 최저임금 결정 소식을 접하면서 다시한번 깨달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국민으로서 정책과 제도에 반대를 할 수 없게 됐네요.

 

4. 이번 결정으로 내가 기대하는 것

 

지금 인터넷 덧글로 양산되는 수 많은 반응들이 사실이라면 정상적인 민주주의, 자본주의 국가에서 다음에 일어나야 될 일은 딱 하나밖에 없습니다. 과연 그 일부의 국민은 자신의 모든것을 걸고 그 행동을 할까요? 전 그걸 기대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올랐어도 저는 걱정이 별로 없습니다. 16% 이상 올랐던 올해도 집 주변에 영세한 점포들은 끄떡도 안했거든요. 현실에서 이 문제로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 말 많은 편의점이요? 골목 하나에 4개가 있는데 모두 다 정상영업합니다. 인터넷 덧글 속에 망했네 죽었네 하는 소리가 다 거짓말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다들 멀쩡하거든요.

 

그거 알아요? 정말 살기 힘들면 폭동이 일어나야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인터넷에 화를 내는 정도입니다. 고작 단체행동 정도죠. 아직도 제도권 안에서 징징대는 수준입니다. 2~3단계를 더 올려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거죠. 그래서 기대를 하는거에요. 이번 결정으로 인해서 과연 그들이 움직일까? 아니라면 이번 결정도 시류라며 참고 넘어갈 수준의 합리적인 결정이라는 뜻이겠죠.

 

5. 마지막으로 한 가지

 

우리나라, 아직 100년도 안 됐죠? 별로 기대할게 없네요. 500년 정도는 서로 부딪치고 싸우면서 망해도 보고 성공도 해보는 경험을 통해서 성숙하겠네요. 그런데 그 전에 멸종하겠네요. 최저임금 같은 뻔한 제도조차 제대로 못 돌리는 정치력으로 무슨 출산율 문제를 해결할까? 적당히 놀다 가세요.

 

※ 정치는 누군가의 재산을 빼앗어서 다른 누군가에게 주는 행위죠. 그럼 재산을 빼앗긴 사람은 화를 낼겁니다. 그 사람을 힘으로 찍어누르거나, 설득을하면서 정책을 실행하는게 정치의 진짜 모습이죠. 그런데 지금 정부는 빼앗아서 주기만하지 손해보는 사람에게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아요. 그게 아쉽습니다. 저는 단지 그것이 아쉽습니다. (환호만 받으려는 정권이라니...아이들도 아니고 에휴)

 

한국인은 너무 착해서 지금 이 문제 못 풀어요.  자기가 노력해서 얻은 체제가 아닌데 뭘 해요. 그냥 돈놀이나 하면서 상대적 약자를 끼고 갑질놀이나 하다가 가세요. 운 좋으면 당신 사후에 나라가 망할것이고 운 나쁘면 당신이 젊을때 나라가 망하겠지. 이제 기대감이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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