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랑(ILLANG : THE WOLF BRIGADE, 2018) 후기

취미|2018. 7. 25. 13:12

영화 인랑 후기

부제1 : 강동원, 김무열, 한예리 때문에 봤다.

부제2 : 아무도 못 본채 담배를 물고 나왔다.

 

7월 kt vip 초이스로 볼 영화로 미션 임파서블을 예정했다가 인랑이 같은날 개봉해서 그걸 보고 왔습니다. 8월 1일은 짤없이 신과함께2죠.

 

제가 관람 전 알고있는 정보는 오직 원작이 있다는 것 뿐입니다. 이 상태에서 영화를 관람했고 솔직한 후기만 적습니다.

 

 

▲ 입장 전에 '제발 재미있어라'를 마음 속으로 외치며 들어갔습니다.

 

 

▲ 혼자 영화보기를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합니다.

 

 

▲ 길게 쓸 필요가 없어서 바로 영화 인랑 포스터까지 올립니다.

 

이제 스포일러 없이 개인적인 감상평과 후기만 남겨봅니다.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1. 김지운 감독 작품이라 그림은 잘 그렸다.

 

배경, 화면, 캐릭터, 액션 등 보이는 것들은 참 예쁘고 보기좋게 잘 그렸습니다. 미장센? 이라고 치부할 정도는 아니지만 볼만했습니다.

 

2. 제목이 인랑인 이유는 모르겠다.

 

솔직히 이 영화의 제목이 왜 '인랑'인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100번 중 한번 빼고 단 한번도 인랑이 선타를 안 맞은 적이 없어요. 반응도 느려, 대응도 느려, 대체 뭐가 인랑이고, 그게 왜 제목인지 감이 전혀 안 오더군요.

 

3. 킬링타임용 액션 영화도 아니다.

 

여름 휴가철에 미션 임파서블과 같이 개봉하는 한국영화 인랑, 강동원, 정우성, 김무열이 나오는 예리하며 처절한 인간의 모습이나 시원하고 통쾌한 작품을 기대하게 만들었던 인랑입니다. 호불호가 갈릴지언정 평타만 치더라도 폭염 속 도심에서 피서를 즐길 수 있는 시원하고 화끈한 킬링타임용 영화라는 칭찬을 늘어놓을 수 있을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봤습니다. 그런데 칭찬할 구석이 별로 없네요.

 

4. 왜 멜로를 놓지 못하지?

 

커플 및 연인 관객이 주류를 이루는 한국 시장이라서 그런가? 멜로는 어떤 식으로든 들어가네요. 한국 시장에서 투자금 회수 정도가 목적인 작품입니다. 배우들 이름값으로 투자금이야 뽑겠지만 좋은 평가를 많이 받을지는 모르겠습니다.

 

5. 전체 내용의 뼈대만 훌륭했다.

 

이야기의 뼈대인 큰 틀은 정말 좋았는데 디테일에 인랑, 인간이 없었어요. 그 틀에서 특기대와 인랑, 인간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됐으면 정말 몰입감이 쩔었을텐데 아쉬웠던 부분이에요.

 

6. 캐릭터가 없다.

 

김무열 캐릭터 어쩔건가요? 영화 시작 후 단 한번도 성공을 못하고 실패만 하네요. 마치 결말까지 주인공을 살려야된다는 대전제를 지키기 위한 꼭두각시 같았습니다. 솔직히 영화 속에서 강동원, 한효주 외에 주조연급 정도라도 지분을 가진 캐릭터가 있나 싶을정도로 주변부가 빈약했습니다. 그림은 엄청나게 잘 그렸는데 디테일이 하나도 없어요.

 

7. 유일한 장점이라면 남자 배우는 넘쳐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

 

한국 영화계는 실력파 남자 배우들은 정말 넘쳐납니다. 이 작품만해도 강동원, 정우성, 김무열, 허준호 등 선 굵고 캐릭터 잘 살리는 배우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여자 배우는 정말 없어요. 이름만 나열하면 많지만 작품 활동 거의 안하잖아요. 그나마 이 작품에서는 한예리를 기대했는데 까메오 수준의 분량이었어요.

 

이런 이유로 제가 이 작품을 보고 내리는 평가는 아래와 같습니다.

 

졸렸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첫 멜로 분위기가 풍길때부터 나갈까? 생각했다. 반전이라고 할만한 부분, 갈등 자체도 없다. 예쁜 그림인데 캐릭터들 속 마음이 90%는 그냥 다 보인다. 만약 초반 10분 동안 보여준 분위기와 느낌으로 전체를 덮었다면 이 정도로 처참하지는 않았겠지. 나에게는 그냥 그랬다. (킬링타임용도 b급도, 심오한 메세지를 담은 영화도 아니었다. 정체가 모호했다.)

 

혼잣말 몇 개

 

* 캐릭터 잘 살리는 배우들로 만든 캐릭터가 없는 영화

* 예리한 비수를 기대했는데 몽둥이를 본 느낌

* 한효주라는 배우를 싫어하지 않는데 이 작품에서 등장할때마다 한숨이 나왔다.

 

※ 호불호의 차이, 취향의 차이, 제가 영화를 볼 줄 몰라서 적는 후기일 수 있지만 꼭 1개의 영화만 선택해야된다면 무난한 블록버스터를 보는게 낫다고 생각되네요. (전 주말에 미션임파서블 보러 갈랍니다. 흑)

 

※ 정말 재미있게 본 후에 좋은 말만 팍팍 적어주고 싶어서 봤다. 그런데 한효주와 강동원이 처음 만날때부터 한숨이 나왔다. 그놈의 감정 좀 때려치면 안되나? 아니면 제목을 인랑으로 짓지 말던가...

 

★ 추가 ★

전체적인 평이 제가 느낀것과 비슷한것 같아서 줄거리에 대한 스포일러를 추가합니다.

 

줄거리

 

영화 속 배경 설명은 극 중 장진태(정우성)의 대사로 다 나옵니다.

 

남북이 통일을 준비하자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반도에 대한 강도높은 경제 제재가 시작됩니다. 이에 경제가 힘들어지자 통일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극단적인 형태인 반정부 무장 테러집단인 섹트가 출현합니다. 일반 치안 조직으로 대응이 어렵다고 판단한 정부는 섹트에 대항하기 위해서 특수 경찰 조직인 특기대를 창설합니다. 그로 인해서 특기대를 중심으로 한 경찰조직이 정국의 주도권을 쥐게 됩니다. 이 상황에서 정보기관인 공안부는 불편한 심기를 갖게 되죠.

 

그래서 공안부는 특기대에 의해서 무너져가는 섹트에 자금 지원을 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특기대의 비밀 요원인 인랑에게 관련 직원들이 암살을 당했다고 의심되는 사건들이 연달아서 터지게 됩니다. 이에 공안부의 한상우 차장은 특기대 임중경에게 섹트 내부에 동조 세력인 이윤희를 접근시켜서 자살테러범과 연결고리를 만들려고 합니다.

 

서울타워에서 폭탄 테러 정황을 만든뒤에 임중경과 이윤희를 체포하고 그 상황을 이유로 특기대를 해산시켜서 정국의 주도권을 공안부가 차지하려는 음모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특기대 내에서도 그들의 의중을 간파하고 있었고 이윤희를 이용하여 준비된 장소로 공안부를 유인했습니다. 그 후 인랑으로 하여금 그들을 박살내는 상황으로 연결됩니다.

 

줄거리 배경 설명

 

현재의 대한민국이 채택한 체제에서 섹트같은 무장 테러단체의 활동은 매우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군사적, 경제적 지원이 내부에서 이루어지지 않으면 일시적인 발악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죠. (실제로 연변에 험한 일을 하는 업자에게 듣기로는 한국의 치안이 매우 좋아서 타국에 비해서 일 처리 비용이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안부와 연결된 설정은 괜찮았습니다.

 

* 공안부 입장에서도 섹트가 더 발악을 해줘야 특기대 같은 비정상적인 공권력이 인정을 받는 상황을 알고 유지하고 싶었을겁니다. 통일 이후에 내부 혼란을 강압적으로 통제하려면 섹트와 같은 단체가 있어야 기존 체제에 길들여진 국민들의 반감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판단한거죠.

 

특기대 해체를 위한 음모도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을뿐 타당했습니다. 통일 이후의 대한민국 상황은 내부적으로는 혼란스럽고 외부적으로는 물자 수입량이 늘면서 대외적인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내부 혼란인데 현재의 체제로는 그 혼란을 수습할 수 없습니다. (이건 현실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독재, 군부 정권의 강압적인 통치 스타일이 아니면 혼란을 억제하고 외부적인 몸집을 키울 수 없죠. 그래서 공안부의 음모는 통일 준비의 과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 특기대로 대표되는 경찰조직으로는 통일 이후의 사회적 혼란을 통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겠죠.

 

캐릭터가 전무했기에 망작이 되어버렸다.

 

사실 강동원표 잘생김도 제대로 담지 못한 작품입니다. 강동원의 캐릭터만 잘 잡았어도 한효주가 살고, 멜로가 스토리의 열쇠가 되고, 사랑에 빠진 강동원이 조직과 자신, 인랑 사이에서 겪는 심적 갈등을 통해서 영화의 몰입도를 극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조차 존재감이 흐릿해서 모든게 다 애매해졌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 솔직히 김무열이 왜 그렇게 임중경을 적대하며 발악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 허준호는 왜 김무열을 신뢰한거지? 뭐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던데? (한효주 따귀는 찰지게 잘 때리더라.)

* 인랑의 가장 큰 잘못은 안일한 시나리오였다.

 

조금만 더 진지했다면 어땠을까?

 

예전에 헐리우드 영화 중 정형화된 사회 규범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지하에 도시를 만들어 살아가는 배경이 있었습니다. 쥐고기로 햄버거 패티를 만들어 먹는 장면이 기억이 나는데요. (주인공이 실베스타 스탤론? 이었던듯 하네요.) 전 초반 10여분을 보면서 영화 인랑에서 그런 느낌을 기대했습니다. 물론 각본은 전혀 그런 것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지요. 무조건 배우 얼굴에만 모든걸 집중해버렸어요.

 

영화 인랑 관객평이 낮은 이유요?

투자금으로 상품을 만들랬더니 강동원 브로마이드를 만들어서 그런거라고 생각해요.

 

여기까지 그냥 영화보고 쓴 잡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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