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역린 후기

취미|2018. 2. 11. 17:42

현빈 복귀작, 화려한 출연진, 긴장감 넘치는 배경(정순왕후와 정조의 대립각), 하루라는 시간적 제한. 이 영화는 수 많은 흥행코드를 품고 있었음에도 손익분기점을 가까스로 넘기는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이미 예전부터 리뷰를 적을 생각이었으나 알바님들의 작업이 많은지라 이제야 남깁니다. 시간이 좀 지나니 제대로 된 후기들과 리뷰들이 나오는군요.

 

초호화 캐스팅도 커버하지 못한 날림 시나리오.

 

조연으로 눈에 들어왔지만 묘한 매력을 가진 배우 한지민, 언제나 탑 클래스 현빈, 캐릭터 확실하고 실력 확실한 정재영, 조정석, 조재현, 박성웅. 이 미친 배우들을 가지고 영화 역린을 만들었다는데 분노를 느낍니다. 화면은 엄청나게 예쁘고 감각적인데 스토리가 너무 단편적이고 지루했습니다. 더군다나 갈등을 보여주는 시점과 폭발시키는 시점이 제대로 그려지지도 않아서 그저 졸린 영화에 불과했네요. 담백하게 그려냈다는 변명은 애초에 하루 동안 벌어지는 정조암살사건을 파헤친다는 주제에서 어긋나겠죠?

 

"주인공이 없는 롱타임 런웨이를 구경하면 힘들답니다."

 

전 개인적으로 영화 역린의 주인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간판 스타 현빈을 앞에 두고 뒤에서 갑수와 을수의 담백한 이야기로 시간을 채웁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주인공은 아닙니다. 갈등의 축인 정순왕후 조차도 초반에만 살짝 나오고 그 뒤로는 그저 들러리에 불과하고, 정조암살사건의 중심인 정조 역할의 현빈조차도 갑수와 을수가 만나서 서로 칼을 겨누는데까지의 과정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습니다. 타임어택 상태에서의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기대했었기에 적잖게 실망했던 영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조정석과 정재영을 투톱으로 두고 가자니 흥행이 안될까 두려워서 현빈이라는 얼굴마담을 내세운 꼴인데 정작 갑수와 을수의 이야기조차 그다지 임팩트가 있지 않았네요. 그게 패망의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역린 후기는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습니다. 갈등이 있고 그걸 그리는 전개가 있어야 할 말이 생기는건데 그런것이 전혀 없어서 할 말이 없네요.

현빈을위한영화

 

대체 이 영화의 주인공은 누구였을까요?  세답방 나인인 정은채까지도 살수였던 상황에서 충분히 음모와 모략 등을 그려낼 수 있었을텐데 아쉽기도 하네요. 예를들면 권력쟁투에 염증을 느끼고 은퇴하려는 조정석을 정조암살에 끌어들이기위해서 정은채를 붙였다던가, 아니면 상선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조재현에게 살수 양성을 지시하고 그 아이들을 어떻게 활용했는가? 등등 담아낼 이야기가 참 많았는데 하나도 들어있지 않아서 아쉬움만 느끼게 되네요.

 

디테일이멋진영화

 

정순왕후가 순종적이고 넉넉한 품을 가진 대왕대비의 성격은 아니라는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죠. 역린을 이야기할때 참 많이 나오는 사진인데 핵심은 저 붉은 속치마입니다. 영조의 상중임을 감안할때 누가봐도 말이 안 되는 색깔이죠. 반항적이고 저돌적인 캐릭터를 보여줌과 동시에 저렇게해도 누구도 터치하지 못하는 위치에 있다는걸 보여주는 장면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물론 정순왕후의 캐릭터는 영화 시작 5분만에 사라졌지만요. 생각해보면 정순왕후는 정조 사후에도 수렴청정을 할 정도로 정치적 영향력을 잃지 않았던 인물입니다. 사도세자에 대한 갈등으로 인해서 끝까지 공격을 했던 인물이기도 하지요. 그러한 정순왕후가 제대로 그려지지 못했던것이 어쩌면 영화 역린이 현빈 파워 이외의 작품으로서의 선택은 받지 못했던 이유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초능력자를 봤을때부터 묘한 매력을 가진 여배우가 나왔다고 생각했던 "정은채" 물론 그 글들은 다 삭제가 되어 확인이 안되지만 전 이 배우가 너무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생김새뿐 아니라 목소리와 표정을 다 합한 결과지요. 예전에 한지민을 보고도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정은채도 비슷한 느낌이네요. 근데 아무리 그래도 사극 속 쪽진머리는 안 어울리는군요. 쩝.  그런데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은 제가 묘한 매력을 느꼈다고 하는 여배우들이 예뻐서 그런것이 아닙니다. 솔직히 요즘은 시내만 나가도 연예인보다 예쁘고 잘 빠진 여자분들 널렸습니다. 단순히 외모가 아니라 스크린 속에서 비춰지는 매력을 본 것이랍니다. 이미 주연으로 좋은 작품을 소화했던 정은채씨 앞으로를 기대해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인간중독에서 주연을 했어도 괜찮았을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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