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라이프 마지막회 예상 및 의미

취미|2018. 9. 11. 13:00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시청했던 jtbc 드라마 라이프가 오늘 16회를 끝으로 종영을 하게 됩니다. 초반에 기대감을 표현하는 글을 적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이제 마지막회를 앞두고 결말 예상 및 작품의 의미를 짧은 생각으로 남겨봅니다.

 

* 시청자의 시각에서 작성된 지극히 주관적인 글입니다.

 

 

마지막회 예상

 

15회에서 오세화 원장, 주경문 부원장, 구승효 총괄사장의 식사 자리에서 IMF 당시의 금 모으기 운동, 1987년의 평화의 댐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당시 사람들을 빗대며 참 순진하다며 이야기를 하죠. 그 때 구승효의 눈빛이 살짝 빛났고 표정도 바뀌었죠.

 

'아 이거구나' 싶은 표정이었습니다.

 

제가 예전에 적은 글에서 이 드라마에서 제기된 문제를 작가가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가 된다고 적었는데 그 답을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예상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상국대학병원과 구승효 사장으로 연결된 화정 기업의 관계를 시위, 성명, 툴툴거림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런 행위는 그저 밟으면 꿈틀하는거죠. (세상에 어떤 사람, 심지어 어린아이도 밟힌 지렁이가 꿈틀한다고 겁을 먹지않습니다.) 즉, 징징거리는 행위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입니다. 거대 자본과 상국대병원을 분리시키는거죠.

 

작가는 이 이야기를 하려고 구승효라는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그가 이노을과 예선우로 인해서 조금씩 흔들려야만 자본집단으로부터 의료집단을 분리할 여지가 생기거든요. 그 방법은?

 

바로 '국민공모 혹은 크라운드(Crowd) 펀드입니다.

 

제 짧은 소견으로는 아마 구승효를 중심으로 화정에게 매입된 상국대병원을 국민공모주로 자금을 모아서 재매입하는 방법이 사용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상대의 무기가 자본을 통한 경영권이라면, 우리의 무기도 자본을 통한 경영권이어야되거든요.

 

이것만이 깔끔하게 결말을 끌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 방법이 조회장의 경영권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죠. 미리 알아채고 구승효를 면직처리하더라도 국민 공모를 통해 모인 자금으로 지분을 확보해서 다시 총괄사장으로 구승효를 임명하면 되니까요.

 

사실 지난 14회까지 드라마 라이프 속 약자(의사, 기자 등)들은 언론에 알리고, 대중에게 알리고, 시위하면서 투쟁이라는 이름으로 감정적인 소모전만 감행했습니다. 그런 행위를 지구가 멸망할때까지 해보세요. 바뀌는게 있나.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14회까지 좀 많이 답답했고 이걸 계속 봐야되나 고민도 했었죠.

 

마치 특전사가 어린아이의 멱살을 잡고 있는데 아이가 하늘나라에 있는 엄마에게 이른다고 울며 보채는 모습이었거든요.

 

구체적인 방법까지는 몰라도 구승효가 그대로 총괄사장 직책을 맡으면서 화정 기업으로부터 분리되려면 국민공모를 통한 자본으로 상국대병원의 경영권을 차지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마침 화정의 조회장이 어그로 물타기를 하려고 대어를 풀어놨으니 그걸 이용하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드라마의 의미 = 구승효의 존재 의미

 

이 작품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구사장(조승우)의 존재 자체가 메시지였어요.

 

의료서비스는 공공재의 성격을 띄고 있지만 그래도 투자와 고용을 무리없이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익성은 자체적으로 갖춰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민영화까지는 아니어도 거대 자본이나 보조금을 결정하고 지급하는 정부, 정권, 국회의원들의 입김에 휘둘릴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그 일은 쉽지 않죠. 그걸 바꿀 수 있는게 바로 총괄사장 구승효였습니다.

 

* 생각해보세요. 공공성을 우선해서 쥐어짜내는 방식으로 병원을 운영한다면 고용도, 투자도 할 수 없습니다. 돈 없고 빽 없으면 죄를 짓지 않은 사람도 성추행범으로 만들어서 실형을 때리는 나라에서 사명감만을 강조하며 의료진을 구성할수는 없지요. 수익성을 무시한 공공성은 말 그대로 허상입니다.

 

만약 제 예상대로 결말이 전개된다면 의료계의 일은 오세화 원장이, 경영 측면의 일은 구승효 사장이 주도하면서 수익성과 공공성을 모두 지킬 수 있는 모습이 그려질겁니다.

 

※ 드라마 밖에서 일어나는 현실 문제들도 이 메시지를 기억해야됩니다. 시위가 할 수 있는 행동의 전부라면 때려치세요. 상대방을 위협할 수 없는 행동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고, 어떤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 자신과 싸우는 사람의 밥그릇을 발로 차버릴 수 있어야 비로서 상대방을 협상 테이블에 앉힐 수 있습니다.

 

※ 이것이 어떤 사람이 '국민은 개돼지'라고 생각하는 이유이고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생각을 하고 있을겁니다.

 

※ 이데올로기 대립에서 자본 대립으로 패러다임을 바꾼 미국의 선택은 정말 인류 역사상 가장 완벽한 전략이었습니다. 이제는 굳이 몽둥이(신분제도, 폭력 등)를 들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서 노예가 됩니다. 법과 제도, 정치, 국가도 결국 돈 앞에서 노예가 되죠. 대학생때부터 느꼈지만 정말 최고의 도구가 바로 자본주의가 아닌가 싶어요.

 

아쉬운 점이라면 역시 같은 무기를 들고 휘둘러야 해결의 실마리라도 쥘 수 있다는 현실을 너무 잘 반영했다는 점입니다. 결국 돈이죠. 그래도 가장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결과가 아닐까 싶네요. 인간의 이기심과 악한 본성을 그대로 인정하고 가장 현실적인 결과물을 뽑아낸다면 바로 이런 결과겠죠.

 

원장, 부원장, 총괄사장 모두 공공의 이익과 보편적인 양심을 가진 사람들이고, 그들이 사망할때까지 그 자리를 독식하다가 자신의 뜻을 이을 수 있는 이가 나타나면 후임자로 지정해서 승계한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이기적이고 악한 동물이기에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결말이겠네요.

 

* 물론 순전히 제 예상입니다.

 

그럼 이제 드라마 라이프를 보면서 하고 싶었던 말입니다.

 

이노을, 대체 언제 알아줄거냐?

 

부검 사건으로 오세화, 주경문, 예진우, 이노을을 면직시켰죠. 근데 이노을 선생은 해당 사건의 당사자가 아니었고 표면으로 드러나는 행동을 한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왜 면직했을까? 그리고 왜 굳이 당사자도 아닌 원진아를 미행하며 보호하려고 했을까?

 

그리고 이노을은 면직 처리됐을때 왜 구승효를 불러내서 굳이 단 둘이 '밑바닥이 어디까지냐?'며 따졌을까? 마치 믿었던 연인에게 배신당한 여자처럼 그렇게 감정을 폭발시켰을까? 왜?

 

열정적이고 뜨거운 마음은 아니라도 분명 두 사람에게 뭔가가 있을텐데 답답하네요. 그냥 끝까지 그렇게 미지근하게 넘길려나? 아니면 좋아하는 사람이 나쁜 행동을 하는걸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피하던 이노을이 구승효의 다른 모습을 알게되서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연결이라도 되려나? 궁금하네요.

 

난 남자라서 여자 마음은 모르지만 남자는 관심없는 여자 기분 따위 신경도 안 씁니다. 그런데 구사장은 계속 신경쓰잖아. 단지 티를 내지 않을뿐이지.

 

예선우와 이노을

 

회를 거듭하면서 느낀게 두 사람이 닮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건 일반인은 잘 모를수도 있고 평생 알 수 없는 문제일수도 있습니다. 한 명은 소아과 의사라서 그런 예쁜 마음을 가지고, 타인에게서 본래의 모습을 보려고 하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죠. 예선우는 어릴때부터 남들과 다른 세상을 바라보며 살았기때문에 타인의 행동이나 눈빛을 받아들이는게 다를거에요. 제가 그러니까요. 그 두 사람의 상황이 두 캐릭터가 닮게 만들었고 구승효를 표현하는 도구로서 등장했던것 같네요.

 

그래도 예선우가 불쌍하니까 이노을이랑 결혼하게 해주세요라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아요. 사랑이든, 연애든, 결혼이든 남자와 여자가 부릴 수 있는 최대한 이기적인 행동이 만들어낸 결과물어야 서로 좋은거니까요. 사람이 좋다고 사랑할 수 없고, 불쌍하다고 봉사할수는 없지. 예선우가 인간이면 이노을도 인간이니까.

 

솔직히 지난번에 예진우가 예선우에게 '우리 이대로 평생 단 둘이 살자'고 했을때 엄청 울컥했다.

 

여기까지 시청자로서 마지막회를 앞 둔 JTBC 드라마 라이프의 결말 예상글과 잡담이었습니다. 제 전적상 맞출 확률은 10%인데 안 맞아도 괜찮아요. 덕분에 간만에 1시간 정도 멍때리면서 생각이라는걸 해봤네요. (아직 뇌가 존재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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