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유저가 보는 블레이드앤소울 각성 업데이트

취미|2018. 9. 17. 15:07

저는 이미 블레이드앤소울 플레이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도 소울멤버쉽 3개월짜리 패키지를 구매했기에 가끔 들어가서 신석만 받아두고 있는데요. 그마저도 제대로 접속하지 않아서 다 못 받고 있어요. 이제 대략 10일정도 남았는데 그 뒤에는 게임을 삭제할 생각입니다.

 

그래도 9월 19일에 있는 각성 업데이트에는 관심이 있어서 게시판을 통해 이미 테스트서버에 적용되서 체험을 했던 사람들의 반응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리니지2의 전직같은 모습을 기대했는데 아니네요.

 

 

▲ 유저 물갈이를 통해서 돈을 쓸 새로운 유저를 모으기 위해 마련된 블레이드앤소울 각성 업데이트

 

솔직히 제 입장에서는 기존 직업군에서 2 혹은 3가지 클래스로 성장하는 시스템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제 기대가 너무 컸을까요? 그냥 스킬 개편을 통해서 밸런스를 손 보는 작업에 불과한것으로 보입니다. 예전에 한번 스킬과 아이템을 다 뒤집어 엎었던때가 있었는데 그때와 비슷하네요. 말만 각성이지 그냥 개편입니다.

 

※ 본 서버 업데이트에서는 스킬 재편이 아니라 더 강력한 스킬을 보유한 상위 직업의 추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즉, 기존 직업을 없애면서 새 직업, 새 스킬을 강요하는게 아니라 기존 직업과 각성을 통해서 신규 직업 두 가지를 유지하는거죠.)

 

※ 사실 2018년 2분기 블소 매출이 300억입니다. 유저가 많이 빠졌음에도 비정상적인 캐쉬템(레이드 아이템 교환권, 상위 10%만 다니는 레이드에서 나오는 보패함 등)을 대거 출시하면서 매출액을 방어했네요. 아마 블소 모바일이 출시될 2019년 상반기까지 재무재표를 예쁘게 꾸밀 목적이겠죠. 그런 상황에서 블레이드앤소울 각성 업데이트는 기존 유저들에게 나가라고 등을 떠밀고  지갑을 열 여지가 많은 신규 유저들을 모아서 내년 상반기까지 매출을 유지할 목적이 크다고 보여집니다.

 

 

▲ 이미 11개의 직업이 있는 블소. 그 중 검사, 권사, 역사, 기공사, 암살자, 소환사는 1세대 개발진이 만든 명품 클래스입니다. 그 뒤에 나온 캐릭터들은 게임을 겜블 상품으로 바꾸면서 나온 잡캐릭터들이죠.

 

이 클래스의 각성은?

 

 

▲ 제 본캐인 기공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화염 기공사는 각성을 통해서 초열로, 냉기는 혹한으로 바뀌고 스킬이 변했더군요. 그리고 기존 직업과 스킬을 쓰지 못하는 상태에서 퀘스트를 통해 각성을 해야만 변화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이 업데이트는 전직이나 클래스의 세분화가 아니라 그냥 이미 돈빨이 다 된 기존 시스템을 새로운 시스템으로 바꾸는것에 불과합니다. 개편 대신에 각성이라는 이름으로 반감을 최대한 줄여서 업데이트로 빠지는 유저들 대신에 돈을 쓸 신규 유저를 모집하는거죠.

 

※ 애초에 충분한 장비와 인맥을 보유하고 레이드를 뛰는 사람들은 계속 금을 벌어서 현금으로 팔아먹으면서 게임을 즐길테고, 그렇지 않은 유저들은 시간을 쓸 이유를 찾지 못해서 게임을 삭제하겠죠. 블소에서는 흔한 일입니다. 저도 이미 10분도 못 써서 신석 108개씩 날려먹는 일이 흔한걸요.

 

솔직히 nc소프트의 이런 운영 방식은 주주로서는 아주 칭찬할만합니다. game 회사로서의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버리고 회사의 수익, 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니까요. 하지만 정말 게임을 즐기는 유저라면 대기업한테 이용만 당하다가 버려지는 일이니까 열 받죠.

 

비록 1세대 개발자들 (블소의 컨셉과 기틀을 마련했던 엔지니어들)이 퇴사하고 신규 팀이 개발을 맡으면서 뭘 어찌해야될지 몰라서 때마다 다 갈아엎는다고 하더라도 이런 식의 업데이트는 참 창피한 일입니다. 적어도 게임을 즐겼던 유저로서는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네요.

 

nc소프트의 시작부터 대략 20여년을 이용했는데 이제는 이별을 해야겠네요. 그들의 입장을 이해는 합니다. 돈을 봤는데 자존심을 챙기는게 더 말이 안되잖아요. 다만, 어디가서 투자, 가치, 비전 같은 단어는 꺼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블소만 봐도 이미 개발 능력이 제품을 커버하지 못하잖아.

 

아마 블레이드앤소울 각성 업데이트와 맞물려서 네이버의 대형 블로거들은 원고료를 받고 글을 쓰기때문에 칭찬과 기대감을 한껏 쏟아낼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7년차 게임이 전직 하나없이 스킬 재편을 갖고 프로모션에만 집중한다는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닙니다. 신석을 다 받고나면 천원수나 사서 팔고 그 금이나 정리해서 치킨이나 시켜먹을것 같네요. (그래도 몇 달동안 놀면서 전설로 도배는 해놨는데 쩝 아깝네요.)

 

※ 각성이라고해서 화염 기공사에서 특정 레벨을 달성하고 미션을 통과하면 적어도 완전히 다른 컨셉의 2개 이상 직업 중에서 하나로 전직하는줄 알았는데 그냥 스킬을 싹 엎어버리는 모습이라서 아쉬움을 남겨봅니다. 하긴 매출을 위해서 신규 캐릭터를 일부러 강하게 만드는 회사한테 뭘 바라겠어요.

 

※ 다시 나이트온라인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아예 짬짬히 할 요량으로 검은사막이나 해볼까? 펄어비스 마음에 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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