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집 성추행 사건 CCTV를 본 느낌

일상|2018. 9. 28. 16:55

사실 곰탕집 성추행 사건이 불거졌을때 (가해자의 아내가 청원을 올린 일이 화제가 됐을때) 이 주제로 글을 쓰려고 했었다. 하지만 식당의 신발장쪽 CCTV를 보고 글을 적지 않았다.

 

내가 적으려던 글의 내용은 '증거도 없이 피해자의 증언만으로 실형을 선고하는건 부당하다.' 였는데 식당에서 찍힌 영상에서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 카운터에 설치된 폐쇄회로 티비 영상이 공개된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확신했다.

 

'경찰서에 간 것은 처음이라도 저 범죄를 저지른건 처음이 아니다.'

 

CCTV에서 느낀 애매모호함은 다음과 같다.

 

1. 왜 하필 피해자가 들어갈 때 가해자가 그 뒤를 지나쳤나?

2. 왜 하필 피해자의 등 뒤에서 팔을 뻗었다가 앞으로 모았나?

3. 왜 하필 팔을 아랫쪽으로 뻗었나?

 

'왜 하필'이 세 번이나 나온다. 우연일 수 없다는 말이지. 사실 신발장 CCTV에서는 반신반의했다. 실제로 움켜쥐었는지, 스쳤는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가해자의 행동은 이상했거든. 그러다 카운터쪽에서 찍힌 영상을 보고 '아마도 피해자의 말이 맞을거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 영상 속 가해자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고, 자신의 뒤에 피해자가 서게되자 기다렸다는듯이 뒤로 돌아서 지나갔거든. 그리고 피해자는 즉시 뒤로 돌아서 가해자를 붙잡는다.

 

합의를 먼저 제안한게 가해자라는 점, 피해자가 그 제안을 거절한 점, 10개월간의 수사와 재판을 통해 결국 실형까지 나온 점, 모임을 주관한 가해자가 바쁜 일이 있다며 장소를 이탈한 점 등으로 미루어볼때 결정적 증거는 없지만 피해자가 거짓말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목적이 없잖아. 돈도 아니고 개인 원한도 아니고 일면식도 없던 남자를 붙잡고 10달을 고생할 이유가 없다. 수치심이 아니면 피해자의 행동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처음이라면 결코 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점을 생각할때 피해자들이 나쁜 기억으로 참고 넘겼을뿐 상습범이라고 본다.

 

그런데 단순히 엉만튀(엉덩이 만지고 튀기)로 생각해서 추행 정도로 치부하는건 옳지않다. 엄밀히 말하면 가해자는 자신보다 어리고 약한 상대에게 폭력을 행사한거다. 이해관계에 의한 감정적인 폭력이 아니라 타인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쾌감을 느끼기 위해서 일면식도 없는 타인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한거지. 그리고 상습범이다. (이건 확신한다. 남자가 개도 아니고 처음, 우연히, 실수로 저렇게 할 수가 없다.)

 

난 그래서 이번에 나온 실형 6개월도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생각한다.

 

※ 살면서 엉만튀, 슴만튀라는 말은 처음 들어봤다. 한국 남자들은 개가 아니다. 저건 정신병이야. 그러니 가중처벌해야된다. 병이라고 선처하는게 아니라 가중처벌을 해야된다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 수 십, 수 백명의 피해자가 계속 발생할테고 대부분의 피해자는 그냥 눈 한번 감고 참을테니까.

 

여자라는 이유로 남자를 개로 만들어 무고하는건 분명 경계할 일이다. 하지만 냉정할때는 냉정해야된다. 만졌다는 증거도 없지만 만지지 않았다는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완벽한 타인이 즉각 반응하고 1년 가까이 신경쓰면서 재판을 할 이유는 실제로 피해를 당했기 때문이라고 보는게 타당하다.  모든 증거가 심증이고, 정황이라고해도 개인이 자신의 시간을 쓰면서 상대방의 처벌만을 바랄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거다.

 

원래 곰탕집 성추행 사건이 무죄추정원칙, 증거주의 등 법이 가져야 할 기본자세를 무시하고 여론 눈치를 보느라 여자 진술만으로 실형까지 나온거같아서 열나게 까려고 했지만 CCTV 2개로 완전히 뒤집혔다.

 

여전히 남녀간 혐오 분위기로 인해서 이성적인 판단에 앞서서 진영논리로 싸우고 있는데 열심히 싸워라. 인터넷 안에서는 전쟁인데 실제로 현실에서는 예쁘게 연애하고, 행복하게 결혼하고, 아름답게 사는 사람들 천지더라. 경제위기고, 남혐, 여혐이고 다 온라인 속 헛소리일뿐이지.

 

난 남의 글, 인터넷 기사에 덧글을 달지 않는다. 하고싶은 말이 있을때는 이렇게 블로그에 남긴다. 이상하게 덧글을 달면 필요 이상으로 감정이 격해지고 비정상적인 내용을 쓰더라. 아마 지금 온라인상에서 남자, 여자를 향해서 뾰족한 마음을 쏘아대는 사람들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별로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것 같다. 이미 판결은 나왔으니까 정의구현은 된 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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