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

일상|2018. 10. 19. 09:54

얼마전 화제에 올랐던 김포맘카페 보육교사 사건을 이제서야 접했다. 평소 실검을 잘 안 보는 성격이라 늦게 접했는데 참 안타깝고 화가난다.

 

사람들이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그 돈이 어떻게 생기는지 모르는것 같아서 답답하다는 느낌도 받는다.

 

이 사건에 대해서 교과서적으로 접근하는 글을 많이 보는데 (예를들면 마녀사냥은 하지마라 등의 일반적인 내용) 그렇게 접근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 문제는 대중을 기만하는 운영자들의 돈벌이 방식의 문제다.

 

 

물론 수 많은 뉴스에 달린 덧글을 통해서 사람들이 화를 내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는데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책임지지 않는다는 생각에 무차별적으로 온라인상에서 폭력을 행사하면서 쾌감을 느끼고 자신의 상황에 위안으로 삼는것이다. 하지만 이를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변화시키기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 동안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어떻게하는가?

 

이 글은 이런 문제를 제도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맘카페의 실제 모습을 알리는 글이다.

 

※ 이 문제가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는 대다수의 회원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기때문이다. 그저 지역에서 선택할만한 생활정보를 찾기 위해서 가입하고 소통하는 일반 네티즌들이지. 하지만 그런 점을 악용하기 위해서 특정 이익집단이 침투해서 활동한다.

 

이 문제의 핵심은 바로 돈이다.

 

또 돈이야?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돈이 걸려있지않은 문제로 사람들이 다투는 경우는 없다.

 

이미 기업화된 엄마들카페

 

난 광고, 마케팅 관련 업종에서 10년을 일했던 사람으로 관련자들이 모이는 커뮤니티를 알고있다. 그곳에 자주 올라오는 글이 수익화를 목표로 지역맘카페를 운영하는 방법을 공유하고 싶다는 내용들이다.

 

즉, 회원수가 쌓이고 사람들이 알아서 덧글과 글을 생산하게되면 제휴업체를 받아서 세금도 안내는 현찰을 받아서 살고 싶다는 말이다.

 

 

위 이미지는 모 지역카페에 등록된 제휴업체 중 일부의 모습이다.

 

이곳은 소규모 지역의 카페라서 입점비가 꽤 저렴한 편이다. 월 10만원, 6개월 단위로만 결제가능, 카페에서 행사를 할 때 운영진이 요청을 할 경우 도와줄것(상품, 사은품, 행사비 등 지원)이라는 계약조건을 갖고있다.

 

이 작은 카페에 입점한 업체가 대략 30여개 월 300만원 이상의 돈이 운영자에게 간다.

 

몇 만명이 넘는 카페 회원들이 자기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 소통해서 운영자 생활비를 대주는것이다.

 

* 솔직히 난 맘카페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회원들은 다 돈 걱정없고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남의 주머니에 돈을 찔러주지.

 

위와같은 작은 업체는 거의 지인들로 스텝을 짜서 운영하고 수익은 분배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입점비 외에도 대문에 걸어주는 배너, 스텝이 이벤트 공지를 올려주는 비용, 공동구매를하면 판매량에 따른 수수료 등을 다 받는다.

 

큰 카페의 경우 사업자를내고 강남 같은 번화가에 사무실을 얻어서 직원을 고용해서 전문적으로 관리하며 인지도가 높고 회원수가 수 백만명에 달하는 맘모스급 카페는 입점비만 한 달에 수 십만원에 대문 배너도 수 십만원, 카페 스텝이 직접 공지를 올리고 이벤트를 진행해줄경우 건당 백만원이 넘는 돈을 요구한다.

 

* 그마저도 하겠다는 사람이 많아서 스텝과 연락을 취하는것조차 힘들어 지인을 섭외해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 이 내용은 내가 대행사에서 근무할때 모 카페에 광고 진행을 의뢰하면서 겪은 일이다.

 

이용당하는 일반인들

 

맘카페의 장점은 초기에만 좀 신경써서 잘 키우면 회원수가 늘어난 뒤에는 회원들끼리 글 쓰고 싸우고 교류하면서 카페가 커진다는데 있다. 그런데 실제 이용자들은 자신의 행동이 무슨 결과로 이어지는지 모른다. 그게 정상이지.

 

엄마들카페를 활용한 광고 방식

 

앞서 말했던 입점과 이벤트 등은 운영자와 업체간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그런데 사실 카페를 통해서 이익을 보려는 사람들은 훨씬 많다. 그들은 굳이 운영자와 접촉하지않고 작업(?)을 통해서 회원들을 속여서 돈을 벌고 있다. 그 방식을 소개한다.

 

1. 지역 업체(식당, 카페 등)의 사장과 그 가족, 친척, 지인들을 동원한 좋은 여론 만들기

 

한국의 지역사회라는건 생각보다 정말 좁고 폐쇄적이다. 귀농, 귀촌을 하는 도시사람들에게 차라리 인종차별이 있는 나라에 이민가는게 더 낫다고 만류하는 이유다.

 

그렇다보니 자기 이름으로 만든 계정 3개, 여자만 가입할 수 있으니 가족 중 여자의 이름으로 가입한 계정들, 여자친구 혹은 친구의 와이프에게 얻은 계정들을 활용해서 자기 가게에 대해서 질문하게하고 좋은 내용을 답변으로 달리도록 조작한다. 반대로 경쟁업체에 대해서 묻는 글에는 나쁜 내용을 달아놓는다. (일반인들이기때문에 계정을 받아서 작업을 하기보다 보통 덧글을 달아달라고 부탁을 한다.)

 

실제사례

 

내가 전에 일했던 가게의 경쟁사가 카페에 입점을 했다. 그 카페의 정책은 업종당 2개의 제휴업체를 받는 것이었다. 하지만 경쟁사는 돈을 2~3배 지급하고 자신만 입점하기를 원했고 그 계약이 성사됐다.

 

이 상태에서 입점하지도 않은 우리 가게에 대해 묻는 글이 올라오고 좋은 덧글이 달리자 경쟁사는 지인 계정을 동원하여 불친절하다. 비싸다는 등의 이야기를 남기게된다.

 

원래 우리 가게가 품질이 좋은 제품을 선별해서 판매하다보니 도매가가 비싸서 단가가 높고, 사장님이 액면가를 올려놓고 팍팍 깍아주는 장사방식을 싫어해서 기름값 정도 빼줄 수 있는 가격을 책정해놨다. 그래서 손님이 아무리 깍아달라고 졸라도 그렇게 못했기에 비싸다는 불만은 가끔 올라왔었다. 처음에는 그냥 '서운해서 올렸나보다' 생각했는데 너무 노골적이라 결국 법으로 해결하려고 최후통첩을 했다.

 

그랬더니 비방글과 덧글이 싹 사라졌다. 그럴수밖에 없다. 친구 남편이 부탁해서 덧글을 달았는데 그 일로 경찰서가서 조사받고 검찰 출두하고 재판까지 가야된다면 누가 좋아하겠나?

 

2. 전문 대행사를 이용한 여론 조작

 

바이럴마케팅 업체들이 돈벌이로 많이 채택하는게 맘카페 광고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수 천, 수 만개의 계정을 갖고있고 그 중 여자계정이 반은 된다. 그것들을 미리 전국의 맘카페에 전부 가입을 시켜놓고 활동도 미리미리 해놔서 글을 쓰고 덧글을 달 수 있는 등급까지 올려놓는다.

 

그리고 전국을 돌면서 자영업자들에게 영업을 한다. 해당 지역 카페에 업체글이 올라오는지 모니터링해주고 올라오면 좋은 내용으로 덧글도 달아주고, 매 달 2회씩 질문을 의도적으로 올린 후 좋은 내용으로 덧글을 달아주겠다.

 

물론 1년치 광고비를 받아가고 처음 3달은 잘 해주다가 어느 순간부터 관리를 안해주는 사기의 일종인데 이런 방식으로 커뮤니티에 침투해서 광고를 하는 경우가 있다. 

 

* 이 경우 글쓴이, 덧글을 쓴 사람의 지난 활동내역을보면 대충 광고인지 아닌지 감을 잡을 수 있다. 그들이 관리하는 계정만 수 천개, 관리하는 카페만 수 백개라서 정말 일반인처럼 활동할수는 없거든. 질문의 내용이나 디테일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3. 일반인의 지인 가게 홍보

 

이건 전문적인 스킬이나 지식이 없이 아는 사람이 가게를 오픈했을때 사진까지 찍어서 홍보하는 경우다. 그런데 회원들도 광고는 또 질색하기때문에 어설픈 방식에는 가혹한 철퇴를 내린다.

 

실제로 내가 아는 사람이 잘 아는 사장님의 가게를 홍보한다고 글을 올렸는데 덧글이 다 조롱이더라. '너무 티나요', '여기 너무 비싸던데요?' 등등.  난 귀엽게 봤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회원들에게 어설픈 광고쟁이는 욕하기 딱 좋은 케이스였던거지.

 

* 실제로 이런 식의 진행을 할 경우 최소한 처음 덧글 2개는 좋은 내용으로 자기가 직접 달아야된다. 사람의 경험이 다 똑같을수는 없기에 100명이 다 안좋다고해도 처음 2명이 좋다고하면 또 사람 마음이 가게되거든.

 

엄마들카페의 진짜 민낯

 

그럼 왜 광고를 하기 위해서 돈을 써가면서 엄마들이 모인 커뮤니티에 진입하려고할까? 광고대행사 시절에 담당자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3가지다.

 

첫째, 실제로 돈을 쓰는 주체인 엄마들이 모여있다.

둘째, 카페만 쳐다보는 엄마들 대부분은 비판적인 사고를 하지 못한다.

셋째, 카페에 광고하고 싶은 지역 업체 대부분은 온라인 환경에 무지하다.

 

즉, 잘 속는 소비자와 잘 속는 광고주가 공존하는 돈 먹기 쉬운 곳이라는 이야기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

 

간단하다. 관련자에게 책임을 물으면 된다.

 

즉, 김포맘카페 보육교사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모든 회원을 살인방조, 살인교사로 구속하고 그에 맞는 처벌을 하면된다. 덧글을 달았던 사람, 그 글을 추천한 사람, 그 글을 퍼나른 사람, 글의 작성자, 글을 방치한 카페 운영자 모두 책임을 지게하면 되는거다.

 

만약 의도적으로 글을 쓴 광고에 의한 사건이라면 대부분 계정의 주인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일테니 그 계정으로 광고한 업체를 조사하면 된다.

 

또한 카페 내에서 비난 여론이 일어나서 가게를 접어야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폐업비용도 그 비난에 참여한 카페 회원에게 부담시키면 된다. 사장님들은 일단 폐업하시고 고소를 진행하고, 그 내용을 언론사에 알리면 되는거지. 그들이 했던 비난이 내가 생계를 포기해야될 정도의 것이었는지 그들이 말한 문제가 정말로 문제이기는했는지 따져보는 문화가 필요하다.

 

사실상 맘카페를 통해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서 피해자만있고 가해자는 없는 현실'때문이거든

 

지자체와 관공서는 무능력의 극치

 

▲ 모 지역카페에 업무제휴를 맺은 시청과 경찰서다.

 

사실 시청, 경찰서와 엄마들카페가 제휴를 맺어서 뭘 도울까? 현실성이 없다. 그럼에도 왜 맺었을까? 카페에서는 공신력을 확보하는 측면이 강하다. 국가의 기관에서도 인정한 지역 대표카페라는 뜻을 담게되는거지.

 

그럼 이 카페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시청과 경찰서도 책임을 져야하는게 아닐까? 과연 제휴를 추진한 공무원들은 그 부분까지 생각하고 했을까? 아무리 사회생활을 전혀 하지않고 시험봐서 공무를 보는 사람들이라지만 세상물정이 그리 어두워서야 어디에 쓰나?

 

시청과 경찰서가 민간 사기업과 업무제휴를 맺는 일은 아주 큰 일이다. 국가의 기관이 기업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아도 그 기업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신뢰성과 안정감을 주거든. 그 책임도 이제 물어야 할 때다. 

 

* 이 일을 10년정도 했지만 이 작은 소도시의 지역카페에서 저런 업무제휴가 성사된것을 봤을때의 그 당혹스러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한 나라의 행정기관이 저렇게 무능력하구나. 경찰서까지 들어간걸 보니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네. 이러니 누가 법을 지키려고하나? 이용해서 남의 등이나 치려고하지.

 

마지막 말

 

나도 서울에서 오랫동안 살다가 시골로 내려왔다. 정말 내 고향이지만 아는게 하나도 없다. 어느 식당이 좋은지, 어느 가게가 좋은지 모른다. 4년차인 지금은 식당 4곳 정도는 알고있다. 부모님의 단골집인데 최소 30년은 시장의 좁은 골목에서 장사를 한 가게들이다. 대부분 알바를 안 쓰고 혼자 운영하기때문에 소문이 나는게 더 싫단다. 단골만으로도 식사를 못할 정도로 식당은 미어터진다.

 

재미있는 사실은 맘카페에서 이 식당들에 대한 글을 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카페 회원들 중 자영업자들의 이해관계와 충돌하지않기때문에 아무도 입에 올리지 않는거다.

 

맞다.

 

엄마들 카페에 올라오는 수 많은 글 중 대부분은 가게들의 밥그릇 싸움이다. 맛집이라거나 서비스가 좋다거나 물건이 좋아서 올라오는게 아니라 장사 좀 잘해서 돈 벌려고 올리는 글이라는 이야기지.

 

한번 잘 생각해봐라.

 

내가 내 돈내고 깔끔한 식당에서 맛있는 식사를 했을때 그 가게를 홍보하기 위해서 카페에 글을 쓴 적이 있나? 아마 거의 없을걸? 내가 원하는 서비스를 받지 못해서 (할인이나 공짜 뭐 이런 서비스) 기분이 상한 나머지 그 가게를 험담하는 글을 쓴 적은 있어도 내 돈 내고 먹은 음식이 맛있다며 칭찬하는 글을 쓴 적은 거의 없을거다. 그게 사람의 생리니까.

 

위에 3줄만 잘 기억하고 맘카페에 글들을 다시보면 광고가 얼마나 많은지 보일거다.

 

사족 1

 

내가 중간에 적은 귀여운 광고 사례의 글 작성자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넌 니가 돈내고 뷔페를 간 다음에 그리 많은 사진과 정성스러운 글을 적어서 홍보해주니? 사진없이 글만 짧게 적거나 기껏해야 사진 한 장이겠지. 사장님이 보기 좋은 글을 쓰지말고 카페 회원들이 실제 후기라고 느낄만한 글을 써라. 아무리 돈 받고 써 주는 글이라지만 사장님 기분만 맞춰주고 정작 효과가 없으면 어떻게하냐?'

 

사족 2

 

제휴업체가 다 좋은 곳일까?에 대한 짧은 사례를 올려본다.

 

경쟁사가 입점비 3배를 내고 동종업계 카테고리를 독식했을때 난 그냥 웃었다. 왜? 그 경쟁사는 가구를 취급하는데 창고가 없었거든. 결국 손님들이 늘어나자 다음날 배송할 가구를 눈오는데 밖에 쌓아뒀더라. 한 겨울에 눈 맞고 찬바람 다 맞은 그 가구를 어느 소비자는 집에 놓고 쓰고있겠지?

 

맘카페에서 제휴업체라는건 돈을 낸 업체일뿐 품질이나 서비스와는 관계가 전혀 없다. 이에 대해서 카페 운영자는 전혀 보상이나 책임을 지지도 않지. 말 그대로 무법천지다.

 

※ 난 남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생각은 없다. 다만 현실은 알고 살아가라고 잡담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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