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창궐 실제 관람후기

취미|2018. 10. 25. 12:27

조선판 좀비물, 영화 창궐을 조조로 보고 쓰는 관람후기입니다.

 

첫 느낌은 물괴와 비슷한 분위기였는데 다 본 뒤에 느낌은 훨씬 잘 만들고 캐스팅이 잘 됐다고 생각되더군요. 오락영화에 뜬금없이 눈시울이 붉어진건 좀 어이없었네요.

 

실제 제 뒷자리 관객이 엔딩크레딧이 올라갈때 했던 말을 옮겨봅니다.

 

'재미있는데?'

 

 

영화 창궐을 직접 본 입장에서 지루하다는 평은 어느정도 사실입니다.

 

부산행처럼 빠른 전개가 아니고, 배경이되는 이야기를 담는 시간도 꽤 있습니다. 또한 현빈이 그 싸움에 끼어들게되는 1단계, 2단계, 3단계의 이유들도 모두 담고 있어요. 그걸 모두 담아내며 마지막 클라이막스까지 이끌어가기에 초중반에는 약간 지루한 감이 있습니다.

 

애초에 제가 이 작품을 보면서 '좀 지루한데 욕하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장면도 놓치지않고 본 느낌은 '안시성보다 훨씬 낫다'입니다. 일단 혜리, 설현으로 이어지는 아이돌 연기자가 없고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조연조차 제 역할을 다 했거든요. 소위 말하는 구멍이 없었습니다.

 

제 평점은 10점 만점에 8점을 주고 싶네요.

 

볼만했어요.

 

 

▲ 작품의 포스터 중 스토리와 제일 잘 어울리는 포스터입니다.

 

 

▲ 영화 창궐의 두 주인공, 현빈과 장동건 모습



남자배우 풍년 한국영화판

언제부였을까요? 현빈, 장동건은 제게 티켓파워를 갖게 만들었습니다. 마지막 승부, 연풍연가 등으로 기억되는 장동건은 30대가 훌쩍 넘은 시점부터 좋아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고, 현빈은 애매모호하게 계속 그의 작품이 마음에 드는 그런 배우가 됐습니다.

 

제가 이 작품을 기다렸던 이유도 결국 두 주연배우 때문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2시간을 보냈네요.

 

 

▲ tvn 드라마 도깨비때부터 눈에 들어왔던 조우진씨가 메인 조연입니다.

 

주연 외에 조연도 빛났던 영화 창궐

다른 관람객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저는 유독 이 작품의 조연에 눈길이 많이 갔습니다. 익숙한 배우들부터 처음보는 배우들까지 눈에 밟히고 곱씹게되더군요. 이 작품을 만족스럽게 본 이유 중 그들의 몫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선빈(덕희)

 

청나라에서 돌아온 왕자 이청(현빈)을 도와 야귀(좀비)를 처리하는 무리의 궁수입니다. 이 작품의 런닝타임 2시간동안 단 한 순간도 덕희가 여자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던게 너무 좋았습니다. 적당한 분량, 적당한 연기력이 극에 잘 녹아들었네요.

 

서지혜(소용)

 

데뷔때 모습부터 이상형이었던 배우로 극에서는 왕(김의성)을 모시는 후궁 소용으로 등장합니다. 왜 나와?라는 생각이었는데 꽤 강렬한 모습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사라집니다. 저와 같이 늙어가는 동년배 여배우의 40대 모습도 기대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한지은(경빈)

 

이청의 형으로 나오는 세자의 부인 경빈으로 나오는 배우입니다. 전 처음봤고 초반에는 왜 등장하는지 몰라서 불필요한 장면이 많다고 생각했었는데요. 극 진행에 잘 맞는 비주얼과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장면을 할애할만한 충분한 값어치가 있는 캐릭터를 그에 잘 맞는 배우가 맡았다고 생각합니다.

 



왜? 라는 질문에 대한 아쉬움

영화 창궐의 초중반부는 지루한 감이 있지만 재미있고, 영상미와 연출도 좋고 캐스팅도 성공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라는 질문이 있었던건 아쉬웠어요.

 

솔직히 부산행을 보면서 '저건 왜 저렇지?'라는 의문이 들지 않았는데 이 작품에서는 있었거든요.

 

1. 왜 김자준(장동건) 일행은 평온하게 밤을 보냈지?

2. 왜 김자준은 이성을 유지한채 불사신이됐지?

3. 왜 김자준의 욕망보다 박종사관의 충정이 약했지?

 

후반부의 장동건은 앞뒤가 맞지 않을정도로 강력했고 그에 대항하는 현빈 역시 지나치게 멋있었죠. 영화 창궐을 본 관객들의 입에서 '현빈 원맨쇼, 슈퍼히어로물'이라는 비아냥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랍니다.

 

하지만 난 왕자보다 병조판서의 설정이 많이 아쉬웠다고 생각해요. 상황에 대한 합당한 조치를 취했다면 아예 좀비가 되지 말았어야하는데 몸과 무공은 극단적으로 상향되고 이성은 병조판서의 것을 유지한다는 최종 설정은 지나치게 작위적이었죠.

 

만족스럽게 봤음에도 유일하게 들었던 아쉬움은 바로 하나의 작위적인 설정이었네요.

 

공조의 현빈이 못마땅하지 않았다면 아마 영화 창궐의 현빈도 볼만할거라고 생각되는데요. 주연배우 장씨는 일단 시대극에서 악역이 참 잘 어울리네. 관리의 모습보다 악귀의 모습이 더 잘 어울렸어요.

 

관람 후기를 남기면서 내가 항상 생각하는건 '다른 사람에게 보라고 권해도 좋은가?'인데 이 작품은 볼만해서 권해도 좋을것 같습니다. 주말에 시간 때우기로 선택하면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을테니까요.

 

사족

 

나중에 IPTV로 나오게되면 소장할 생각이다. 연회때 무대 중앙에서 벌어진 공연이 너무 인상적이었는데 스틸컷이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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