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찬성과 에반

일상|2018. 1. 24. 19:54

김애란 작가의 '바깥은 여름' 속 두번째 단편 '노찬성과 에반'

느긋하게 읽고 음미하며 잠들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지금 난 '케나 AA'를 내리고 있다.
심장이 쩌릿하다.

 

찬성이 에반에게 말했다.
죽는게 나을만큼 아프면 내게 알려달라고 그러면 형이 꼭 도와주겠다고.
에반은 잠이 든 찬성의 뺨을 핥는 것으로 '못 참겠다'고 했다.
하지만 찬성은 알지 못했다.

 

결국,
에반은 걷기도 힘든 몸을 이끌고 고속도로까지 나와서
달리는 차를 기다려 그 앞으로 뛰어들었고
마대자루에 담긴채 버려졌다.

 

찬성은 버려진 에반을 모른척 지나쳐야했다.
그렇게 둘의 '위로'는 '용서' 조차 입에 담지 못한 채 끝났다.

난 에반이 찬성의 뺨을 핥았을 때
에반의 목소리가 들렸다.


'찬성아 이제 그만 날 보내줘'


어린 아이가 알아차리기에는 어려운 작은 절규.

심장이 쩌릿하다.


왜 이런 느낌이 드는지 잘 모르겠다.
짧은 단편 하나를 읽었을뿐인데.
쉽게 잠들기 어렵게됐다.

 

할머니도 이해가되고,
찬성이도 이해가되고,
에반도 이해가되는데.


이 기분은 대체 뭘까?

 

찬성의 행동과 선택에 대해 주절거리고 싶지는 않다.
그건 너무 편해서 이해할 수 있는 답이 아닐것 같다.

잠자리에서 천천히 생각해봐야지.

 


김애란 작가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작가의 고민이 만들어낸 길이 잘 든 짧은 글,
단편이 주는 여운은 꽤 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