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 월급 250만원으로 3년만에 5천만원 만들기 글 보고 느낀점

재테크정보|2019. 9. 10. 20:04

방금 네이버 메인화면에서 사회초년생의 세후 월급 250만원을 운용해서 3년만에 5천만원 만들기를 주제로 한 정보성 글을 본 후 이 글을 적습니다.


글을 작성하는 이유는 '기가 차서' 입니다.


일단 원문에서는 직장인이라는 A씨가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과 상담한 내용을 담았는데요. 그 결과값을 그대로 실행하면 3년만에 5천만원을 모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상담 결과물 그래픽부터 보시죠.



▲ 사회초년생인데 세후 월 250 수령, 세전 280만원을 받는 직장인 A씨의 상담 결과입니다. 내일채움공제도 가입되어 있네요? 직장이 어딘지 정말 궁금합니다. 연봉 3천이 넘는 사람도 저걸 가입하는군요. 저 제도의 취지가 살만한 사람에게 국가 세금 몰아주기였나요? 현실성이 없죠.


참고로 위 표에서 소비성 지출에 주택청약 20만원이 누락되어있습니다.


어쨌든 전문가가 저렇게 진단을 했는데 비 전문가인 제가 너무 이해가 안되서 몇 가지 불만을 적어보겠습니다.


1. 은행도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내는데 왜 개인에게는 펀드를 하라고 하나요?


금융회사들 대부분 펀드나 주식으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문제인건지 투자를 하는 회사들의 능력이 부족한건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은 대규모 자금을 은행에 넣어놓고 이자를 받아서 수익을 방어하는 상태입니다. 특히 금융의 핵심인 은행은 주 수익원이 투자가 아닌 예대마진이지요.


전문가 그룹에서도 수익을 제대로 못 내서 예금 이자율과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내고 그걸로 성과급 잔치를 하면서 왜 상담을 할 때 적립식 펀드와 직접 투자를 언급하는거죠? 혹시 상담을 받는 사람이 생사여탈권을 휘두를 수 있는 사람이었다고해도 이렇게 상담했을까요? 묻고 싶네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면 처자식이 다 황천가는 상황에서 과연 부센터장이라는 분은 저런 결과지를 내밀 수 있었을까요?


※ 증시에 돈이 필요하죠? 국가의 이익, 경제 기조 유지를 위해서 특정 기업이나 산업을 보호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니까요. 그걸 모두 세금으로 해결하려니 힘들죠? 그래서 직장인들, 서민들 지갑에서 고통분담하자는거 아닌가요? 근데 그 부분을 고객에게 설명하셨는지 궁금하네요.


2. 개인형 IRP를 넣은건 무식한건가요? 탐욕스러운 건가요?


한국의 노후대책은 국민연금 + 퇴직연금 + 개인연금의 3단계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원론적으로 생각하면 IRP를 유지하는게 맞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다르잖아요?


현실적으로 국내 고용 시장에서 IRP를 가입 및 유지하면서 정상적으로 연애, 결혼, 출산, 육아, 교육, 노후대비까지 할 수 있나요? 대기업 직장인도 힘들겁니다. 특히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는 꿈 같은 이야기죠. 은행 PB센터 직원이라면 이 부분을 모르지 않을텐데요? 인터넷에 올라오는 기사만 몇 개 봐도 그냥 알 수 있는거 아닌가요?


금융 기업의 수익을 위해서 장기 상품을 언급하는걸로 보이는데 제가 봤을때 직장인 A씨에게는 전혀 도움이 안 될것 같군요.


* 솔직히 열심히 모아서 분양받고 집 값 뛰어서 그 차액을 버는게 더 크고 현실적이지 않나요?


아무리봐도 사회초년생 세후 월급 280에 내일채움공제 가입 조건 자체가 현실성은 없지만 그래도 읽어봤는데요. 결과가 너무 기가차서 이 글을 남깁니다. 정보가 아닌 광고글로 판단되네요.


제가 생각하는 목돈 모으는 방법을 지출계획표 기준으로 정리해봅니다.


1. 월세 저렴한 곳으로 이사하기


월 52만원? 돈 모을 생각이 있는건가요? 관리비 포함 42짜리로 옮기세요.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생활비를 좀 보태는것도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2. 교통비, 식비, 생활비, 주택청약은 유지


잘 살려고 일하는건데 너무 자린고비처럼 악착같이 살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다 중간에 포기하고 막 쓰게되요. 생활비 부분은 약간 여유있게 설정해서 삶에 여유를 좀 주는게 좋습니다. (1번에서 월세 10정도 줄였다면 생활비에 10만원 더해주세요.)


3. 내일체움공제 유지


4. 비상금 통장


사람의 일은 모르는 것입니다. 자유롭게 입금과 출금이 가능한 계좌로 비상금 통장을 만들어야됩니다. 그리고 IRP에 들어가는 돈을 넣으면 됩니다. 통장 잔고가 월급의 3배가 되면 더 이상 넣지 않아도 됩니다. (혹은 500, 1000 등 자신만의 기준을 만드세요.)


* 2번에 생활비에서 돈이 남으면 무조건 비상금으로 넣으면 됩니다.


5. 1년만기 고금리 적금 가입


1금융보다 2금융쪽에 고금리 특판 상품이 자주 나오죠. 그런 정보를 찾아서 만기 1년짜리 적금을 가입하시는게 좋습니다. 어차피 이자소득세는 다 똑같거든요. 정기적금, 적립식 펀드, 직접투자 항목을 모두 이 특판에 올인합니다. 그럼 한 달에 71만5천원을 넣게 됩니다.


1년 후 모인 돈을 금리가 높은 곳이나 주거래은행(1금융)에 정기예금으로 묶어둡니다. 또 1년 동안 적금으로 목돈이 모이면 기존 정기예금 잔액에 합쳐서 다시 묶어두는걸 반복합니다.


그럼 세후 월급 250만원을 모두 다 써서 목돈 만들기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여기서 포인트는 급여 통장은 월급이 입금되기 전에 잔액이 0원 혹은 1000단위 이하여야됩니다. 그래야 지출관리를 수월하게 할 수 있어요. (내가 번 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확인하기 쉽죠.)


* 비상금에 더 이상 돈을 넣지 않는 상황이 되었는데 아직 목표한 목돈을 만들지 못했다면 적금의 액수를 더 늘리면 됩니다. 만약 충분하다면 취미든, 공부든 자신을 위해서 쓰세요.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잖아요. 목돈을 만드는 이유가 뭔가요? 그 돈을 굴려서 적금 이상의 수익을 내기 위해서 아닌가요? 그러니 여윳돈을 더 늘려도 됩니다. 삶의 질도 중요하니까요. (그래야 포기도 안합니다.)


목돈의 기준


여기서 가장 중요한 목돈의 기준은 최소 1억원 이상입니다. 제가 사회 초년생일때는 3천 만원이 종잣돈의 최소 기준이었고 그 뒤에 5천, 8천까지 갔는데 이제 1억입니다. 이 정도 규모의 돈을 굴려야 뭐라도 할 수 있습니다. (종잣돈이 너무 작으면 돈을 굴려도 수익이 제대로 나오지않고 투자를 하기에도 부담감이 커져서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아무런 의미가 없는거죠.)


그리고 가급적 종잣돈을 원하는 수준까지 모으는 동안 재테크에 대해서 공부를 하시기 바랍니다. 남에게 맡겨서 잘 되는 경우가 많이 없거든요. 주인이 일을 알아야 머슴을 제대로 부릴 수 있듯이 돈을 굴리는 일을 직접 하지는 않더라도 알고는 있어야만 잘 되는지, 잘못되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잘못하면 눈 뜬 장님이 되기 쉽상입니다.


연애에 대해서


돈 모을때 참 고민인게 연애입니다. 비상금 납입금에서 좀 빼고, 생활비에서 좀 빼서 월 30정도를 돌려도 유지되는 관계라면 괜찮다고 봅니다. 이게 부족해서 사랑하는 사람과 좋은 관계가 유지되지 않으면 상대가 자신과 안 맞는 겁니다. 종잣돈을 모을려고 이 짓을 하는 상황이면 일단 재벌, 연예인, 옛날부터 갑부는 아니잖아요? 불타오르는 연애는 서로 없을때, 사람이 좋아서 미치겠을때, 그런 20대 초반에 많이 하세요.


마지막으로 모르는데 돈 넣지 마세요. 세상에 전문가가 어딨어요?  돈 문제에서 만큼은 그런거 없습니다. 자기 자신만 믿는게 최선의 공격이자 방어입니다.


사족


이 글의 작성 이유는 솔직히 직접투자와 적립식펀드를 지출 항목에 넣은걸 보고 어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신들도 그 바닥에서 수익을 못내서 예대마진에 목숨을 걸고 남의 돈으로 대출해주고 이자놀이한 수익으로 성과급 잔치하면서 억대 연봉이라고 으스대는 사람들이 어디 고객의 돈을 증시에 들이부을려고 밑밥을 깔아대는건지...!


※ 십 년째 백수가 적는 글이라 신뢰성은 떨어지겠지만 재미로 봐주세요. 아마 PB센터 상담결과보다는 현실적으로 좀 더 도움이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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