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VS SK이노베이션 K배터리에 대한 잡썰

재테크정보|2021. 3. 22. 11:24

요즘 2차전지 관련 혹은 전기차 배터리 관련해서 주가가 조정 수준을 넘어서 폭락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2월달에 예견된 일인데요. 당시 느꼈던 감정을 지금 남겨봅니다.

 

현재 국내 기업에서 관련 테마로 기대감을 받았던 종목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인데요. 이 두 회사는 법적 분쟁을 벌이며 자사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생산했습니다. 그로 인해서 기존 고객사들은 다른 가능성을 알아보게 되었고 K배터리 산업 자체의 위기를 초래했습니다.

 

사실 두 회사의 분쟁 소식을 들었을때 어이가 없었습니다. 신산업동력의 한 축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자국 기업끼리 분쟁이라니요? 외부에 경쟁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국 내에서만 치고 받고 싸우는건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미래 먹거리 산업 하나를 날려먹었다고 봅니다.

 

이 느낌을 고객사에서도 느끼지 않았을까?

 

인력을 빼가서 배터리를 자체 생산해도 대한민국의 법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고 막상 알아보니 기술도 별게 없었지요. 아웃소싱으로 수급할 목적으로 생각하기에는 가격이 만족스럽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자체생산을 계획하게 되고, 경쟁사인 중국의 CATL로 수요가 몰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거죠. 불안정한 시장으로 인식되는 사회주의 국가 회사보다 매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두 회사의 주식 가격에 반등은 있을지언정, 시장 상황의 변화나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되네요. 그럼 잡담을 좀 더 풀어보겠습니다.

 

상황과 현실

 

세계 1위 점유율로 포장된 LG화학의 일봉 차트입니다. 강조 표시를 보면 조정장 진입 전 마지막 불꽃 타이밍에 20% 이상 급등을 했습니다. 그 뒤 조정을 거치다가 바닥으로 내리 꼿히는 중이지요.

 

현재는 단기적으로 현대차의 배터리 자체생산, 폭스바겐의 발표 등이 그 영향인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LG화학은 더 끔직한 이슈가 있습니다. 바로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지요.

 

작년 말에 배터리 사업부를 LG에너지솔루션으로 100% 물적 분할하면서 약간의 진통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제가 기사를 통해서 듣기로는 상장하지 않고 지분 100%를 보유한 상태로 유지하겠다고 했었는데요. 저는 믿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주주들은 그럼 본 주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2021년 말에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이야기가 흘러 나오고 있지요.

 

실제로 미국이든, 한국이든 상장이 이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새로운 시장의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했다고 알려진 본주의 주가가 그 부분을 빼서 제 자리를 찾아가야 할 것입니다. 저도 궁금해서 찾아보니 긍정적으로 보더라도 40만원이고 부정적으로 보면 2~30만원대가 되더군요. 그럼 현재 주가 대비해서 반토막이지요.

 

대한민국 주식 시장의 경우 기업의 가치를 평가한다는 개념보다 기관과 외인이 대한민국 국민의 자금을 가져간다는 역할이 더 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상승은 있겠지만 그 이상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봅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마지막 불꽃 뒤에 2월달 분쟁 결과가 나오면서 최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중입니다. 솔직히 이 회사는 할 말이 없네요. 정말 재미있는 사실은 어떻게 결론이 나더라도 K 배터리에 대한 불확실성은 결코 해소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현재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는 최종 단계가 아니라 최초 단계거든요. 짧으면 몇 년 안에 새로운 시장이 진화할텐데 시작도 하기 전부터 제 살을 깍아먹는 기업들을 누가 믿나요? 기술력을 떠나서 경영 능력에 대한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도둑질로 돈을 번 부자가 기부를 한다고 그것이 옳은 일이 될 수는 없는거죠.)

 

고작 60년 역사를 가진 경제의 민낯

 

백수의 잡담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제 일기장이니까 적어봅니다.

 

시장은 구체화되고 유망한 산업들은 국가 단위로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왜 우리는 동네 구멍가게 운영하듯 변화를 대하는가? 다들 돈이나 모아서 나라가 무너지면 해외로 튈 생각 뿐인가?

 

▲ 이제 초입 단계인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서 K가 바라봐야 할 방향은 기업이 아니라 국가가 아닐까? CATL은 태생적 한계가 있고 일본은 기술적으로 경쟁 상대가 아닌데 왜 우리는 자국 기업끼리 불필요한 논란을 생산하는가? 이제 유럽까지 시장 진입을 선언한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참고로 유럽은 국가가 산업에 집중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유망한 미래 먹거리 하나로 국가 자체가 부강해질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가격, 경영, 시장, 기술의 경쟁력에서 그들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없다면 결국 아무도 진출하지 않은 다음 세대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더 많은 경쟁자들을 만들어 내게 될 것이다.

 

전성기도 되기 전에 시장에서 퇴출되면 어쩌란 말인가?

 

현재의 제품 유형은 크게 원통형, 파우치형, 각형이라고 한다. 이 중 국내 기업들은 원통형과 파우치형 제품을 만들며 CATL은 각형을 만든다고 알고 있는데 난 이 상황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기적인 위험은 될 수 있지만 아직 초입 단계인 시장 상황상 다음 세대를 준비하면 충분히 해볼만한 싸움이겠다.

 

* 현재 상태에서 각형에 대한 니즈가 늘어난다고 공장, 설비를 전환하는건 바보 짓이거든. 이미 개발 경쟁에 들어간 다음 형태를 먼저 선점하는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그것은 국가 단위 경쟁에 초점을 맞출 필요성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간과하고 국가가 무관심한 모습으로 일관한다면 결국 우리는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다.

 

사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기대감이 1도 없다. 시장이 바뀌든, 상황이 변하든 우리나라의 목표는 대통령 선거거든. 100년쯤 지나면 조선시대의 끝자락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싶다. (왕도, 귀족도, 백성도 남들 눈에는 그냥 다 거지였던 그 시절)

 

사족

 

내가 처음 시작했을때 전기차, 배터리 테마가 불꽃같이 피워올랐는데 개인적으로 세방전지가 참 탐이 났었지요. 주린이라서 너무 예뻐보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시간이 반 년도 지나지 않아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네요. 이 시장은 줄 때 먹고 나오는게 장땡이구나. 조정도 아니고 예정된 악재도 아니고 전대미문 팀킬로 바닥 보여주고 스스로 멸망하는 중이라니 재미있습니다.

 

* 오로지 뇌피셜로 두 회사 사이의 분쟁을 바라보던 주린이의 잡담이니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전대미문 팀킬. 밥 먹자고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배 바닥에 구멍낸 꼴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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