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했어요.

일상|2021. 6. 25. 11:10

오늘 깔끔하게 주식 계좌를 모두 정리했습니다.

 

무엇인가를 배우고 그것이 마치 엄청난 스킬인것처럼 들떠서 전업 투자, 주식 투자 운운하며 몇 달을 허공에 붕 떠서 살았네요. 제 자신이 한심할 뿐입니다.

 

나이 마흔에 이렇게 사는데는 다 이유가 있었음을 깨닫고 다 팔고 현금으로 정리했습니다. 다음주 화요일이면 모두 계좌로 뺄 수 있겠네요. 10만원만 남겨두고 다 빼서 빚이나 갚아야겠습니다.

 

그 동안 제가 이 곳에 남긴 수 많은 헛소리들은 계속 유지할 생각입니다. 10년쯤 지나서 읽어보면 너무 창피해서 자다가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지르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서 다시는 주식 투자 같은건 하지 않겠죠.

 

정리를 하면서 오래 즐겼던 게임과 매체 확장을 위해 만들어뒀던 서브 계정도 같이 정리했습니다. 하나도 제대로 못 끌고 가면서 확장이라니 어불성설이지요. 나이 마흔에 자산 10억도 안되면서 게임이라니 한심할 뿐입니다. 남의 돈 먹겠다고 시간과 돈을 들여서 전쟁을 치르는 판에 유튜브 영상이나 보고 돈 벌겠다고 나대는 꼴이었다니 창피하군요.

 

이제 편하게 먹고 살 생각은 버리고 열심히 땀 흘려 일하며 밥이나 먹고 생명이나 연장해야겠습니다.

 

* 지옥에서 살았던 20년 동안 나를 지켜줬던 '책'에 기대서 다시 10년을 살아남아봐야겠습니다. 탈출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지옥에 입성했네요. 재미있는 인생입니다.

 

사족

 

내가 멍청하다는걸 알게되어 정리하고 떠나는거지 손해를 많이 봐서 도망가는건 아닙니다. 돈 빼서 빚 상환하면 거의 다 갚고 얼마 안 남아서 빚의 지옥은 아닙니다. 20년 넘게 유지했던 모든 취미를 다 끊어내면서 다시 지옥이 시작되는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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