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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상 및 근황(20190210)

일상|2019. 2. 10. 22:35

오늘도 달력에 X표를 긋는다. 그리고 오랜만에 내 일상을 블로그에 남긴다.

 

보통의 사람들은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지인에게 수다스럽게 할 말을 여기에 남기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 말이 누군가에게는 상처와 걱정이 되기때문에 마음을 내어놓을 수 없거든. 그래서 가끔 마음을 놓기 위해서 이 공간에 일상을 꺼내 놓는다.

 

어쩌면 내 나름대로의 힐링의 과정이지.

 

1. 과거로부터의 벌

 

작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육체적 벌을 받고있다. 과거의 내 삶이 현재의 내게 주는 고통이다. 이런적은 처음이라 당황스럽지만 스스로 채찍질을 당한다는 느낌으로 달게 받는 중이다.

 

신기한건 이게 사람을 만나면 좀 완화되더라. 그래서 못나고 나쁜 아우지만 꾸준히 찾아주는 형님들과의 인연을 복구할 생각이다. 그리고 그 인연을 더 이상 잃지 않으려고 노력할 생각이다.

 

내가 정신을 차리면 그 벌은 끝날거다.

 

2. 어쩌다보니 팬, 벤(BEN)

 

 

오래전에 퍼펙트싱어라는 프로그램에서 이선희의 인연을 부르며 리틀 이선희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가수 벤, 작년 말 어느날 문득 핸드폰을 보니 이 사람의 노래들이 가득하다. 모두 돈 내고 다운로드 받은 음악들이 모여있는 폴더에 있더라.

 

유튜브의 30곡 연속재생 같은 영상의 추출 음원이 아닌 이상 이 가수의 노래는 모두 내 핸드폰의 MP3 폴더에 있더라.

 

어쩌다보니 진짜로 팬이 되어버렸다.

 

팬이라고 콘서트를 가거나 방송을 챙겨보거나 하지는 않는다. 잠깐 인스타그램을 할 때 팔로잉을 한 적은 있지만 곧 시들해져서 지웠지. 난 누군가의 팬이 되는게 참 쉽지 않다. 금방 식어버리거든, 특히 화면으로만 만나는 연예인에 대해서는 정말 금방 식어버린다.

 

그래서 가수가 제일 오래간다. 성별도, 얼굴도, 외모도 필요가 없거든. 노래만 좋으면 되는거다. 벤은 내게 그런 가수다. 하루를 잘 버티고 잠자리에 누웠을때 틀어놓는 음악의 주인.

 

잘 알려지지 않은 곡들도 가끔 듣지만 내가 주로 듣는 노래는 '운명이라면'이다. 화유기에서 차승원과 김지수의 테마송인데 정말 좋다. 노래를 들을때면 고급스러운 공간에 홀로 앉아 선녀 그림을 바라보는 차승원의 얼굴이 떠오른다. 다 가졌는데 전혀 행복해보이지 않는 '천국에서 지옥을 사는 남자'의 모습. 그 외에 오 나의 귀신님 OST 인 STAY도 좋아한다.

 

최근에는 180도, 열애중 등을 듣고 있다.

 

3. 계획은 완벽, 실행은 개판.

 

글로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몸이 안 따라준다. 내 계획은 완벽했기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어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일'은 순항중이다.

 

다만 난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오히려 온라인게임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 내게 남은 시간은 올 해 뿐인데 자꾸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고 방탕해진다.

 

이제 시간도 많이 흘러서 마음이 아프지는 않아서 얼른 정신을 차려야겠다. 마음이 꽉 채워지면 부러울것 없는 시간일텐데 일단 스스로가 단단해질 필요가 있을것 같다.

 

당분간 연휴도 없고, 큰 행사도 없기에 내일부터는 마음을 좀 잡아봐야겠다. 아직 내 계획은 30%도 실행되지 않았다. 할 일은 산더미처럼 많다.

 

4. 마음 놓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참 무섭다. 이제 이게 집착일뿐이라는걸 알지만 어쨌든 시작은 호감이었고 사랑이었으니까 그렇게 부르는데 결국 터졌다.

 

처음 누군가를 좋아했을때 '가슴이 찢어진다.', '심장이 저리다.'는 감정을 배웠다. 머리로 아는게 아니라 직접 체험한거지. 이번 감정에서는 '마음놓다.'가 무슨 의미인지 배우게 됐다.

 

어제 의미없는 하루를 마감하고 자리에 눕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

 

'마음을 놓아둘 곳이 없네'

 

그래서 그렇게 게임에 매달렸는데 시들해졌고 그 공백을 허전함이 가득 채웠을때 느꼈다. 이제 나이들어서 온라인게임으로는 커버가 안되는건가? 싶기도한데 덕분에 마음놓다의 의미를 알게됐다.

 

내가 이리 휘둘렸던 이유도 결국 욕심 때문이지. 단 한 사람에게만 마음을 놓고 싶었으니까. 보고싶다고 말도 못하고, 연락할 용기도 없으면서 욕심만 가득찼었지. 어쨌든 한글 공부를 또 하게 된다.

 

* 사전적 의미는 관심이 없다.

 

5. 신경쓰이는 마음은 일로 승화시킬 예정

 

몇 년이 지나가는데도 여전히 신경이 쓰인다. 그녀의 직업이 워낙 상반기에 바쁜 일이라서 요즘 더 생각이 난다. 의미없는 행동이지만 난 그 헛된 마음을 일로 환원할 생각이다.

 

내 일이 여러가지 정보를 정리해서 제공하는 일이니까 괜찮을것 같다.

 

* 내가 전혀 모르는 분야라 또 머리가 아플 예정이다.

 

5. 사각형의 지옥은 2019년까지만!

 

10대, 20대 초반 (군 제대 전까지)까지의 내 모습인 히키코모리까지는 아니지만 자의에 의해서 사각형 모니터 앞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사각형 집에서도 잘 안 나간다. 마음도 사각형 메모지에 남긴다.

 

내가 행복한 순간은 사람을 마주하고 말하는건데 사각형에 갇혀서 살고 있다.

 

이 지옥은 딱 올 해까지만 인정할 생각이다. 마흔이 되는 내년부터는 이 사각형에서 탈출해야지. 그럴려고 지금 일하는거다. 하나도 행복하지 않은데 그래도 힘은 난다. 이미 일은 궤도에 진입중이거든.

 

* 주변 사람들은 내가 경제적인 문제로 집에서 궁상을 떤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부모님조차 그렇다. 난 그냥 웃지. 근데 퇴직 후 지금까지 1년의 시간동안 경제적인 문제로 힘들었던 순간은 단 한번도 없었다. 다만 멍청해서 마음이 힘들었을뿐이지.

 

여기까지 최근 근황을 기록 삼아서 블로그에 남겨봤다. 사실... 벤 이야기 적으려고 쓴 글이다. 작년 말에 우연히 벤 노래가 핸드폰에 가득찬걸 보고 좀 놀랐거든. 그때그때 한 곡씩 받아놓다보니 거의 전곡을 다 받았더군. 그 기록을 위해서 이 긴 잡담을 남겨본다.

 

사족

 

이제 봄이다. 혹한의 추위와 폭설을 기대했던 겨울은 너무 밋밋하게 지나갔다. 눈 떠보니 입춘이 지나고 설이 지났다. 일해야지 다짐했던 시간들도 너무 어이없이 보내버렸다. 이제 정신 좀 차려야되는데 누구 말처럼 난 너무 게으른것 같다. 아니면 부지런해야할 이유를 아직도 못 찾는거겠지. 그 이유, 이제 타인에게서 찾지 말아야겠다. 욕심만 많아지고 몸은 게을러지네.

 

사족2

 

팔다리 멀쩡하고 말 안더듬으면 히키코모리 하지마라. 내가 한 20년 해봤는데 10대, 20대가 너무 아깝더라. 한번뿐인 인생인데 사랑하고 이별하고 연애하고 여행하면서 세상을 최대한 많이 겪어보면서 살아라. 나도 그렇게 살고 싶어서 오늘도 잡담을 핑계삼아 마음을 다독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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