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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은 첫째, 제사는 둘째 (feat. jtbc 사건반장)

일상|2022. 5. 27. 21:06

어머니가 같이 지내신 이후로 오후 6시만되면 jtbc 사건반장을 봅니다. 어머니 말로는 요즘은 6시 내고향보다 더 재미있다고 하시네요. 그렇게 몇 번 같이 보니 이제 저도 기다리는 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주 화가나는 사연을 보고 한 마디만 적어볼까 합니다.

 

제목은 '상속은 첫째, 제사는 둘째, 이혼 사유가 되나?' 였습니다.

 

솔직히 요즘 제 주변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살짝 화가 나더군요.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한 것이 죄인가? 신랑은 뭐 하는 놈팽이길래 저걸 방치하나? 결혼할때 처가에 100억 정도 주고 아내를 구입한건가? 왜 자기 집 제사를 남의 집 귀한 딸에게 시키는가? 아들이 벼슬이야? 저 따위 집구석에 무슨 미련이 남아서 해결책을 찾나? 이혼이 답이다.

 

구체적인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시어머니가 살던 큰 집을 팔고 작은 집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그 차액을 모두 큰 아들 내외에게 상속했다고 합니다. 큰 아들은 그 돈을 받아서 아파트를 구입했고 아버지가 모시던 제사를 받아서 하게 된 상황입니다. 그런데 큰 아들 내외가 별거를 하게되고 이혼이 예상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러자 시어머니는 둘째 아들 내외에게 제사를 가져가서 모시라고 한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서 둘째 며느리가 고민을 토로한 내용입니다.

 

원래 사연에는 큰 며느리에 대한 편애, 제사 음식을 대부분 둘째 며느리가 했다는 내용 등은 빠졌습니다. 곁가지에 불과하고 논점을 흐리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적은 사연만 갖고도 얼마나 부당한 상황인지 알 수 있잖아요?

 

개인적인 제 생각을 남겨봅니다.

 

1. 상속 받았으면 별거 중이던 이혼하던 큰 아들이 지내야된다. 돈돈돈 한다고 욕하지 마라. 첫째 며느리는 시집 올 때 지참금으로 수 억원 현금 다발로 들고와서 시댁에 드렸나? 둘째 며느리가 무슨 죄가 있어서 남의 집 제사를 맡아야되나?

 

2. 둘째 아들은 어디가 모자른가? 자기 식구가 피해를 당하는데 눈 뜨고 구경만 하고 있네. 배우자? 보호자? 가장? 사람 구실도 못 하는 놈이다. 하루 빨리 헤어지고 편하게 사는게 낫다.

 

* 사람이 완벽하게 다른 삶을 살아온 타인을 배우자로 얻어 가정을 이루는 이유는 보호받기 위해서다. 위로받기 위해서다.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 편이 되어줄 동지를 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저 둘째 아들이라는 사람은 배우자에 대해서 어떤 위로나 보호도 하지 못하고 있다. 배우자가 제 역할을 못 하는데 굳이 혼인 관계를 유지하며 타인의 허례허식에 혹사당할 이유가 없다.

 

* 남의 집 귀한 자식인 며느리만 감당하는 제사는 명백한 노동 착취이며 인권 유린이다.

 

3. 이혼은 자신의 삶을 보호할 최소한의 권리다.

 

주변 지인 중에서 쓰레기 같은 인간을 만나 꾸역꾸역 살다가 한계에 다다른 경우를 본 적이 있다. 겉은 멀쩡한데 속은 소시오패스에 준하는 남자를 만나서 보호받지 못하고, 위로받지 못한채 살아오다가 이혼을 생각하고 있다. 이제서야 이혼 생각을 하는 그 지인을 보면서 씁쓸했다. 아이 때문에, 정 때문에 자기 인생을 낭비한 것이다. 인간이 덜 됐으면 그냥 미련없이 돌아서라.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 가끔 아주 짦은 시간 연극을 할 뿐이다.

 

* 일가를 이룬 가장이 자신의 배우자를 자신과 동일한 인격체로 대하지 못하면 혼인 관계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 타인과 만나 가정을 이루면 자녀보다 배우자에게 더 신경을 써야한다. 그리고 부부가 같이 자녀에게 신경을 써야한다. 그런데 그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는 상태로 부부가 되어 가정을 이루는 경우가 너무 많다.

 

4. 우리는 한번쯤 생각해봐야 된다.

 

며느리를 자기 자식과 동일한 인격체로 봤을때 남의 집 제사 음식을 맡아 하는 것이 정상인가? 염전 노예를 수 십년간 부려먹은 사람들과 다를게 뭔가? 여자 아이들을 납치해서 나잇값 못하는 어른들에게 팔아먹는 사람들과 다를게 뭔가? 다를거 없다.

 

그리고 시댁과 처가는 부부의 일에 관여할 어떤 권리도 갖지 못한다. 그런데 때로는 남자가, 때로는 여자가 덜 떨어져서 권리가 없는 사람들이 부부 사이에 들어오는걸 허용한다. 저 둘째 아들이 그런 케이스다. 덜 떨어진거지.

 

가족의 범위는 성년이 되기 전의 형제, 자매와 부모다. 이것이 자녀가 일가를 이루어 나가면 형제, 자매는 범위에서 빠지는게 맞다. 각기 다른 가정의 일원으로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가족의 범위가 확장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고 아예 빠지는 것이다. 즉, 남자와 여자 각자의 부모님과 배우자, 자녀가 각자의 가족이 되는 것이다. 부모님을 각자의 외적 가족으로 놓고 배우자와 자녀만 교집합이 되는거지. 이 생각을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 가족의 범위에 대한 생각은 내 개인 의견이다.

 

위에 말을 한 마디로 풀면 간단하다. 시어머니가 둘째가 제사를 가져가라고 했을때 둘째 아들이 딱 부러지게 거절 의사를 밝히라는 말이다. 형이고 나발이고 상속 받아가서 재산 불렸으면 끝까지 책임지라고 하면 되는거다. 왜 나의 배우자를, 남의 집 딸을 자기 집 노비마냥 부리나? 무식하고 야만적인 행태다.

 

* 그래서 내가 둘째 아들을 두고 화를 내는 것이다. 자기 가족도 지키지 못하는 것이 어디 취직해서 월급 받고 먹고 사나봐? 그 회사도 어지간하다. 하긴 요즘 압박면접이랍시고 소시오패스만 뽑는 회사도 널렸더라.

 

사족

 

가끔 명절때마다 고부 갈등, 명절 후유증 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본다. 남자가 혹은 여자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결과다. 아직 인권에 대해 정의되지 않은 미성숙한 사회라서 이해는 되지만 해마다 반복되는데 최소한의 논의와 교육도 이루어지지 않는건 이해되지 않는다. 대부분 피해자가 여자라서 그런가? 이 사회는 아직도 여자가 상대적 약자가 되는 그런 야만적인 수준인가?

 

나는 거지라서 사실 이런 기사와는 관련이 없다. 살면서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할 리가 없으니까 이런 이야기를 겪을 일이 없다. 하지만 가끔 뉴스나 기사에서 나올때마다 했던 생각이기에 적어본다.

 

'왜 남의 집 딸이 며느리가 되면 노예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

 

'왜 남자들은 결혼 전에는 개 망나니처럼 살아놓고 결혼하면 남의 인생으로 효도를 하려고 하나?'

 

추신 - 전 남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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