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 시청 후기 (feat. 스포일러 약간)

취미|2022. 9. 19. 11:36

2022년 9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을 시청한 뒤 후기를 남깁니다. 참고로 영화가 아니라 6부작 드라마라서 스포일러를 대거 포함하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6부 끝까지 다 본 입장에서 스포일러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지만 추리하기 좋아하고 예측하는 재미를 크게 느끼는 분들은 일단 보시기 바랍니다. 배우들 연기, 각본 다 괜찮습니다.

 

사실, 수리남을 보면서 익숙한 캐릭터들에 당황을 했습니다. 왜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황정민의 캐릭터가 너무 많이 소모된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었는데요. 그 이유를 윤종빈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찾아냈습니다. 바로 '공작', 제가 8점 이상(실제로 9점)을 준 몇 안되는 작품 중 하나죠.

 

* 범죄와의전쟁, 군도, 공작 등의 라인을 봤을때 윤종빈 감독이 좋아하고 잘 하는 분야가 이 부분이 아닐까 싶네요.

 

물론, 프로 불편러답게 아쉬운 점은 있었습니다. 그럼 스틸컷 몇 장을 보면서 작품을 본 후기를 남겨보겠습니다.

 

▲ 수리남이라는 제목은 남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인구 59만 명의 작은 나라의 이름입니다. 극의 배경이 되는 지명인데요. 지금은 넷플릭스에서 송출하다보니 해당 국가에서 제목에 대해서 문제를 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그런데 후기를 쓰려고 콜롬비아와 수리남의 위치를 확인해보니 꽤 거리가 있네요.

 

어쨌든 이 작품은 콜롬비아산 약을 수리남에 있는 사람이 사서 유럽으로 파는데 한국인이라 국정원이 개입해 범죄자를 잡기 위해 작전을 펼치는 이야기입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DEA, 미국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가 핵심 주제로 떠오르죠. 또한, 칼리 카르텔과 약의 취급상들 사이의 관계도 주요 소재로 사용됩니다.

 

솔직히 작품 자체는 볼만했지만 약을 잘 모르던 사람들도 관련 내용을 어렴풋이 알 수 있게되는것 같아서 좀 씁쓸했습니다. 그래도 재미와 설득력을 모두 갖춘 6부작 드라마라서 보기에 좋았습니다. 1편을 보니 6편까지 논스톱으로 다 보게 되더군요.

 

* 2편에 초반에 다소 민망한 장면은 나오지만 요즘 그 화면보다 더 적나라한 장면을 아프리카TV에서 쉽게 볼 수 있어서 그다지 신경이 쓰이지는 않았습니다.

 

아쉬운 부분 몇 가지

 

▲ 극에서 민간인 조력자로 등장하는 강인구 캐릭터를 연기한 하정우씨 입니다. 극 전체를 관통하는 큰 역할을 담당했는데요. 수리남의 대부로 군림하는 전요환(황정민)을 궁지로 몰아붙일때 어색한 감이 있었습니다. 상황은 설득력이 있는데 강인구의 캐릭터가 그 설득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해야될까요? 보면서도 계속 어째 불안불안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네요.

 

▲ 황정민씨, 연기 잘 하죠. 누가 그걸 모릅니까? 근데 왜 자꾸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 들까요? 누구의 잘못인지 따질 필요가 없지만 배우로서 윤종빈 감독과 잠시 거리를 두는게 맞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이 부분에 대한 감상은 못했다. 그래서 마이너스다. 라는 말이 아닙니다. 재미있었는데 배우가 소모하는 이미지가 이제 느껴지기 시작해서 아쉽다는 소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 수리남은 그나마 탄탄해서 볼만했지만 스토리가 조금만 삐걱대는 작품을 만나면 연기력으로답이 나오지 않을테니까요.

 

▲ 언제나 주연같은 조연의 비중을 갖는 변기태(조우진)와 쌍벽을 이뤘던 장첸님입니다. 전 조우진씨와 장첸만 보이더군요. 그나마 제일 신선한 비주얼과 캐릭터였습니다.

 

▲국정원 요원으로 전요환을 3년째 쫓고 있는 최창호 역의 박해수님입니다. 제가 이 배우를 처음 본 것이 육룡이 나르샤에서 이지란 장군 역이었을텐데요. 그 뒤로 계속 눈에 들어오더군요. 이 작품에서도 나름 빛을 발휘했는데 약했어요. 강인구 캐릭터와 같은 느낌이랄까요?

 

이렇게 배역마다 다 아쉽다고 말하면서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이 재미있다고 꼭 보라고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 작품은 캐릭터보다 스토리의 설득력이 더 강력한 힘을 갖기 때문이지요. 가뜩이나 연기 잘 하는 배우들 모아놓고 만들었으니 개인 한 사람의 아쉬움이 대세를 거스를 정도는 아니지요. (제가 느낀 아쉬움이 극 전체의 느낌을 바꿀만큼 큰 것도 아니었고요.)

 

사실 최근에 개봉한 많은 영화들을 보면서 스토리가 너무 아쉽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이 작품을 보면서 그 아쉬움이 다 사그라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본 것 같습니다.

 

사족

 

전요환 패거리 중 집사라는 어린 친구가 계속 강인구에게 엉기는데요. 보면서 한번 붙어라 싶었는데 확 던져버리네요. 너무 속 시원했습니다. 왕국 프로젝트를 본 뒤에 한번 붙지 싶었는데 한 컷으로 끝나서 아쉬웠지만 끝까지 참았으면 홧병 날 뻔 했네요.

 

* 근데 집사 피지컬이나 목소리는 정말 남자로서 부러웠네요. 다음 생에서나 기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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