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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담은 솔직한 잡담

일상|2018. 3. 4. 20:58

1년이 넘는 짝사랑, 불안한 내 미래, 나이 차이, 남자로서 불편한 내 상황들이 적극적으로 다가서지 못하게 했다. 즐기지도 않는 SNS를 운영하며 내 마음을 남기고, 때로는 떼를 쓰고, 또 어떤 때에는 그 사람이 본다고 생각하고 내게 불리한 마음들을 가감없이 쏟아내고 지우기를 여러차례. 그렇게 내 짝사랑은 지나가고 있다. 수 많은 글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고 수 많은 노래를 듣고 되새기기를 반복한 끝에 이제 SNS에 남기던 수 많은 흔적들과 표현들을 멈추기로 했다. 만 자의 글보다 한 통의 전화가 필요한 순간을 여러번 놓치고 이제 그 글도 그만 적는다. 책상 한쪽 귀퉁이에 널부러진 수 많은 메모들은 어찌해야할까 고민중이지만 없애지는 못하겠지. 그렇게 30대의 짝사랑은 지나가고 있다.

 

내가꿈꾸는부부의모습

 

삭제 그리고 멈춤

 

카카오톡 프로필 메시지에 난리를 쳤던 1년, 페이스북 그리고 인스타그램까지 다양하게 그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었던 시간들이었다. 지금도 마음은 변화가 없지만 '한 통의 전화'나 '좋아한다'는 고백이 아니라면 더 이상 글자로, 곁에 머물려는 발버둥으로 짝사랑을 지속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삭제하고 멈추고 또 내버려둔다.

 

놓쳐도 어쩔 수 없다.

 

100번의 우연, 100번의 걱정 그리고 신경쓰임. 친구가 없는 내게 그 우연은 인연이었지만 그 사람의 상황은 모르기에 착각할 수는 없었다. 힘들어하는 모습, 아파하는 모습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속하는 모습 등을 지켜보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신경을 쏟았다. 이미 난 내 길을 가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어이없이 실패하지 않겠다 다짐했기에 이런 내 결심이 그 사람을 놓치는 계기가 된다해도 어쩔 수 없다.

 

어쩌면 나와 비슷한 마음을 가졌을 그에게 느꼈던 감정. 그 사람에게 어울리지 않는 행보를 지켜보며 부디 행복하기를 바랬다. 어떤 상황에서도 편을 들어야 직성이 풀리던 내 마음, 기분이 아무리 바닥으로 가라앉아도 그 사람이 말을 걸어주면 아무일 없던듯 풀려버렸던 순간들, 나는 지금도 그 사람이 자신의 가치에 자신을 갖고 당당하고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특별하고 좋은 사람이다.

 

지금의 내 상황에서 연인이 아닌 그 사람에게 몸과 마음을 쓸 여유는 없다. 자리를 잡아야되고, 내 인생도 탄탄하게 다질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바로 지금이다. 그래서 수 만번의 설렘과 수 천번의 걱정을 뒤로하고 '대화' 외에 모든 연결고리는 끊어냈다. 그 사람의 마음과는 관계없는 내 설렘이 지난 1년을 좌우했다면 이제 그 열쇠를 '인연'에 맡겨두려한다. 연이 닿는다면 대화를 하게되고, 만남을 갖게되고, 특별한 존재로 옆에 설 수 있겠지. '용기없는 변명'을 현실 뒤로 숨겨놓고 난 이제 '내 삶을 간다.'

 

원래의 내 모습

 

설렘에 빠져 수 많은 실수로 행복한 비명을 질렀던 지난 1년의 기억은 잊는다. 나를 잘 아는 지인이 내게 '형의 의지로 못하는건 오직 금연뿐이다.' 라는 평가를 내린다. 사람을 믿지않고 사람에게 기대지 않으며 나를 쓸 줄 모르는 사람의 곁에 머물지 않는다. 이해관계로 접근하면 다루기 쉬운 '나'지만 인간적인 친분으로 엮으려고하면 다루기가 어려운 '나'다. 군대를 제대한 23살 이후로 내가 실패한 것은 단 한번, 이성에 대한 설렘으로 상황 판단을 못하면서 비전있는 사업을 망했을 때 뿐이다. 그 외에는 모두 내 의지대로, 내 생각대로 모두 이루었다. 일 밖에 모르고, 냉정하고, 차갑고, 인정머리 없지만 내 사람에게는 한없이 지게되는 '인정의 노예'다. 난 여전히 '힘들다' 혹은 '힘들어?' 를 뱉을 수 있는 내 사람을 찾지만 구걸하지는 않는다. 마음을 찍어누르는건 일상이니까. 나이를 먹은만큼 더 성숙해졌기에 실패를 딛고 일어난 지금 다시 꿈을 꾼다.

 

내 삶의 기준이자 가치관

 

23살 이전의 난 자기 주장이 없는 순한 멍청이였다. 그래서 부모님의 걱정이 매우 컸다.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까?' 개인적인 불편함도 있었기에 그 걱정은 꽤 오랫동안 이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제 걱정이 없다'는 말씀을 하기 시작했다. 월급 88만원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놈이 2억을 날려먹는걸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기 시작하셨다. 이제 적어도 혼자 사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순한 멍청이일때부터 내 앞에서 보여준 수 많은 사람과의 관계가 보여준 결말을 다 봤다. 100명 중 단 2명, 2%의 진심에 기대서 세상을 아름답게 살아갈 생각은 버린지 오래다. 다만 난 내 지갑에서 의미없이 돈이 나가지 않는다면 상대방에게 그 2%의 진심이 되고자 노력을 할 뿐이다. 이게 현재 내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자 가치관이다. 덕분에 이제 내게 '결혼'에 대한 종용은 없다. 구색맞추기로 여자를 억지로 끼워넣을만큼 내 생은 그리 넉넉하지 않다. '믿음'이 없는 관계는 내게는 독과 같다는걸 이제 부모님도 알고 계시거든.

 

첨부된 이미지

 

난 비혼주의가 아니기에 결혼과 연애를 꿈꾸지만 결혼을 위한 연애는 꿈꾸지 않는다. 그런 내게 이상적인 연인의 모습은 나와 비슷한 일을하며 한 공간에서 서로 수 많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다. 많은 수의 친구들보다 내게 의미가 있는 한 명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기에 난 그런 동화같은 연애를 꿈꾼다. 아직 마흔이 안된 총각이기에 적어도 마흔이 될때까지는 이 꿈을 꿀 것이다. 그래서 작업실 이미지로 저 사진을 올려봤다. 서로의 부모님과 가족, 나와 나의 반려 그리고 일이 내게 의미가 되는 존재들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꿈. 물론 모태솔로에 연애를 해 본적도 없는 '대화의 무능아'가 꾸기에는 상당히 큰 꿈이지만 당분간 난 이 꿈을 계속 꿀 예정이다.

 

그렇게 난 바보같고 불리한 이야기를 남기며 '일'의 꿈과 '삶'의 꿈, 두 개의 바램을 품고 살아가려한다. (불리한 이야기가 내게 진짜 불리한 상황으로 닥쳐오려면 내 시선의 끝에 사람이 있어야 된다. 즉 내용은 불리하지만 현실에서 그렇게 작용할 일은 거의 없다. 내게 '의미있는 사람'이 내 앞에 서려면 '마음이 통제 불능 상태'여야 될테니까. 그냥 한번은 이 공간에 적어놓고 싶었다. '보고싶다. 그대' _ 이렇게 답답한 속을 달래본다.(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이 글의 진위여부는 '지금'이 아닌 '2년 뒤'에 확인해보자. 나의 근자감이었는지 아니면 확신이었는지 혹은 거짓이었는지. 마흔이 되는 해 1월 1일에 따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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