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윤식당2 시청후기 : 연예인보다 외국인의 삶에 모습에 집중하다.

취미|2018. 2. 1. 22:02

TVN 윤식당2 시청후기 : 연예인보다 외국인의 삶에 모습에 집중하다.

 

작년 시즌 1 때는 시청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없을 때 재방송으로 언뜻언뜻 지나간 정도. 그렇게 시즌 2도 관심 밖이었는데 지난 주 금요일에 본 방송을 보고 금요일 오후 9시 50분, 17번 채널을 기다리고 있네요. 정유미 팬이고 이서진의 그 나름의 개성을 좋아하는 시청자로서 이번에는 완주를 할 것 같습니다. 배우 정유미를 보는것보다 더 재미있는 요소가 있거든요. 적어도 이번 시청은 팬심에 의한 선택은 아닐것 같네요. 그럼 간략히 시청 후기를 적어볼게요.

 

 

 

이번에 윤식당 시즌2는 스페인 가라치코에서 음식점을 열고 전문가가 아닌 연예인이 상점 운영을 하면서 벌어지는 소소한 에피소드를 담았네요. 이 때문에 시청자들은 '위생' 문제에 큰 우려를 표하는데 시청자로서 제 의견은 조금 달라요. 그럼 시작해볼까요?

 

 

 

 

이번에 자리를 잡은 곳은 스페인의 한 휴양지, 세계 여러 나라에서 휴식을 취하러 오는 관광지에요. 놀러 오는 유명한 관광지에서 어떤 음식을 먹어도 이상할게 없다는 사실, 이게 이번에 식당을 운영할 곳으로 가라치코가 선정된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생소한 음식에 쉽게 다가설 수 있는 환경이라는거죠. 만약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윤식당을 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지금과 같은 재미는 없었을거에요. 기획 단계부터 참 많은 고민을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재미'가 무엇인지 알고있는 제작진(대표 나영석PD)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자 다음은 '위생' 문제에 대한 제 생각을 말해볼게요. 윤식당2를 보면서 느낀건 전문 식당을 운영하는게 아니라 '한국의 집밥'을 외국인에게 소개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김치전, 비빔밥, 갈비, 호떡 등 메인 요리보다는 집에서 가끔 쉽게 해 먹는 음식을 대접한다는 느낌. '식당'을 운영한다는 컨셉에 '위생'은 중요한 문제일수도 있지만 '집밥'을 만드는데 '위생'을 입에 담는것도 참 어울리지 않죠. 돈을 벌기 위해서 저렇게 식당을 내고 장사를 한다면 장소와 컨셉, 메뉴가 다 똑같아도 위생에 신경을 쓰는게 맞을거에요. 하지만, 방송이라는 특수성과 '집밥'이라는 익숙함을 고려했을 때 위생모를 쓰고 여느 식당의 주방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도 충분히 고려가 됐을거라고 믿어요. 예능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제작진 나름대로 충분한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굳이 너무 민감하게 꼬집고 싶지는 않네요. (제가 엄마가 해 준 된장찌개 하나면 밥을 다섯 그릇은 그냥 먹어치워요. 그런데 엄마 머리가 치렁치렁하다고 더럽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아마 윤식당2는 서비스와 방송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고 그만큼 위생 문제에서는 방송 외적으로 충분히 신경 쓰지 않았을까 싶네요. 

 

 

 

 

하지만 제가 이 프로그램에 재미를 느낀건 손님들의 모습과 대화 때문이었어요. 3개월된 아이를 데리고 휴가를 온 젊은 부부가 식사를 하면서 나눈 대화가 지금도 기억에 남아요. "아이를 낳은지 3개월 됐으니까 우리도 3개월짜리 부모다." 아내의 이 말에 고개를 자연스럽게 끄덕이는 남편, 그 외에 자막으로 번역되서 내게 전달되는 외국인 손님들의 대화 내용과 몸짓, 표정들이 인상 깊었어요. 우리나라도 충분히 잘 사는 나라인데 왜 저런 모습을 할 수 없을까? 저 젊은 부부보다 훨씬 부유한 사람들이 많은데 왜 다른 세상을 보는 것 같을까? 라는 생각도 해봤네요. 방송이어서, 휴양지의 특별함 덕분에 더 여유로워 보였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저도 '그들'처럼 늙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네요.

 

윤식당2에 대한 후기를 적는 이유는 그런 의미에요. 윤여정, 정유미, 박서준, 이서진이 만들어내는 에피소드보다, 유럽의 화려한 휴양지의 이국적인 정취보다 제 마음을 잡고, 제 기억에 남았던 TVN 윤식당2의 의미는 바로 '내가 사는 삶의 모습과 다른 그들의 삶'에 대한 긍정적인 느낌. 그 이유로 제 블로그에 이런 글을 남겨봐요. (젊은 부부 옆 테이블에서 아이가 먹을 호떡이 나왔을때 엄마, 아빠가 몇 조각 뺏어먹던 그 그림은 지금도 선하네요. 진짜 소소한 행복이라는게 뭔지 어렴풋이 알던 그 어려운 숙제를 살짝 구경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재방송이라도 좋으니 한번쯤 이 프로그램을 시청해봤으면 좋겠어요. 연예인 얼굴이 아니라 나와 다른 모습의 삶을 보는 재미를 느껴보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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