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에 해당하는 글 1

대진침대 매트리스 라돈 검출 소식에 대한 소감

일상|2018. 5. 4. 17:48

올 해 2월까지 대진침대를 취급하는 가구점에서 근무했다. 내 방에 매트리스도 대진 플래티넘 퀸 사이즈다. 근무했던 2년 동안 대진의 제품은 손님들에게 아주 잘 판매됐다. 그만두고 2개월, 어제 갑자기 후임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라돈 검출 뉴스를 접하고 그 동안의 배송사례를 정리해야되는데 방법을 묻는 전화였다. 사실 배송사례에서는 대진의 제품이 나갔다는 안내를 할 뿐 어떤 성분으로 만들었다는 소개를 한적이 없다. (음이온 방출을 장점이라고 소개한 적도 없다.) 그래서 제품 소개만 지우라고 말해주는 선으로 내가 할 일은 다 했다.

 

일단 라돈이 검출된 대진침대 모델부터 적는다.

 

네오 그린, 모젤, 벨라루체, 뉴 웨스턴

 

*벨라루체는 대진 브랜드 최상급 모델인데 이 무슨 날벼락인가?

 

이 사건을 보면서 씁쓸한 이유

 

매트리스라서 치명적이다.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때 '아이들 있는 집은 어떻게하냐?'라는 말부터 나왔다. 이번에 검출된 라돈은 폐암 사망자의 12%가 사망하는 원인으로 꼽히는 1급 발암물질이다. 또한 공기보다 무거워서 기체 상태에서 지면과 가까운 바닥에 위치한다.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또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침대 위에서 보내는데 8년 전 모델에서 라돈이 검출됐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무슨 짓을 하던 사람 몸에는 해가 없어야지. 그것도 잠자는 매트리스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면 어쩌자는건지 모르겠다.

 

대진침대 홈페이지의 폐쇄

 

직접 피해자와 잠재적 피해자가 봇물 쏟아지듯 나오는 시점에 판매처인 대진침대는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만 게시한채 폐쇄 조치를 했다. 구매자에 대한 전액 환불과 피해 여부를 가려서 피해보상 절차에 들어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지만 그래도 홈페이지 폐쇄는 안일하고 무례한 행동이라고 본다. 답 없다고 일단 전화기부터 꺼놓으면 어쩌자는건가?

 

창업자가 아니고 부를 세습받은 금수저라서 사업에 관심이 없는건 알고 있었지만 책임은 져야된다. 그게 기업이다. 브랜드 값을 얹어서 받는 대신에 일 처리를 확실히 해야된다. 그래서 두 배, 세 배 값을 주면서 사람들이 브랜드 딱지에 돈을 쓰는게 아닌가?

 

대학교에서 경영, 경제 관련해서 수업을 받으면 꼭 들어가는 사례가 타이레놀 부작용 사건이다. 이 때 그들이 어떤 선택을 했고 그 결과로 회사의 이미지가 더 좋아져서 나중에 더 잘 됐다는 내용이다. 다 배웠잖아. 좀 따라해라. 대진침대면 국내 1위 브랜드잖아.

 

지금 그대들의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그들의 불안을 잠재울수는 없지만 화풀이라도 할 수 있게 전면에 나서라. 사실 제품을 전량 회수하고, 환불 조치 후 피해 사실이 입증된 소비자에 대해서 별도로 보상 절차를 들어가는것 말고 대안은 없잖아.

 

칠보석이 아닌 희토류를 썼다.

 

한국 시장에서 유명한 일화가 있지. 국내 희토류 가공 업체가 세계 1위인데 적자로 망했다는 사례다. 유명한 대기업 님들의 단가 후려치기 때문에 24시간 공장 풀가동을 하는데도 적자가 쌓여서 망했다는 그 유명한 일화. 음이온 방출을 위해서 칠보석을 가공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희토류를 썼다니 정제가 잘 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와 계약하지 그랬나? 단가 후려치기에 정신없이 불량품만 내보내던 업체와 계약을 해버리면 어쩌나? 이제 그 책임을 오롯이 다 돈으로 져야 할 것이다. 정석대로 재료 검증 좀 잘 하지.



 

어린이의 목숨을 담보로 거래되는 경제

 

본사는 미리 알고 있던 눈치고, 관계부처에서도 알았겠지. 설마 제품 승인 받을때는 칠보석 음이온 재료로 하고 실제로 제품을 만들때는 발암물질이 나오는 희토류로 만든 음이온 재료를 썼을까? 그랬을 때 정말 관리, 감독에 책임이 있는 관계 부처에서는 이를 몰랐을까?

 

지금 라돈 검출 사건의 최대 맹점은 바로 8년 전에 시중에 나와서 국민에게 판매된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이다. 그 8년 동안 성분 표시에 대한 어떤 조치, 그 성분에 대한 안정성 검증에 대한 조치가 전혀 없었다는 말이지. 이게 경제를 위한 내부거래였던, 진짜 지금서야 발견하고 터트렸던 책임자들은 뼈 아프게 책임을 져야될거다. (이런걸 외통수라고 합니다. 상황이 어떻게 변해도 책임자가 짊어질 벌은 똑같은 상황)

 

내가 대진침대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해서 매트리스 소개 컨텐츠를 제작했었다. 당연히 벨라루체, 모젤, 뉴 웨스턴에 대한 소개글도 적었지. 그 때 음이온이 나오는 소재를 썼다는것 외에 희토류, 칠보석 등의 성분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안전하다. 기능성이 좋다. 특허를 받았다는 각종 증서들만 있었다. 이건 기업 문제일까? 관리, 감독 기관의 문제일까?

 

언제까지 시장의 소비심리 위축을 우려해서 문제가 되는 것들을 처리하지 않고 묵혀두기만 할건가? 가습기나 매트리스 같은건 아이들에게 너무 치명적이잖아.

 

 

이번에 대진침대 매트리스에 라돈이 검출된 사건은 충격적이다. 대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재화가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걸 관리하고 감독해야되는 기관은 왜 있는지 모르겠고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자사 제품에 대한 일말의 자부심을 갖고 있지도 않다. 만드는 사람부터가 양심이 없는 경제다. 대체 뭘 사고, 뭘 먹고, 뭘 소비해야되는가? 10년 가까이 지나서 발견하면 뭐하지? 내 아들, 내 딸은 그 침대 위에서 생활하다가 건강에 문제가 생겼는데? 언제까지 피해자만 평생 피해보고 살아야되냐?

 

진짜 답답하다. 쓰면 쓸수록 욕 밖에 안나오는 발암 매트리스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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