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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올바른 독서 방법을 알아보자.

일상|2018. 5. 30. 10:02

책을 읽는 행위를 독서라고 부릅니다. 이 행위는 취미로 할 수도 있고 논술 고사를 대비해서 학생들이 공부로서 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적는 글은 학생들에게 있어서 도움이 되는 올바른 독서 방법입니다. (취미로 즐긴다면 그 대상이 만화책이든, 웹툰이든, 고전 소설이든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그냥 자기 시간에 책을 읽으면 되는거죠.)

 

1. 책을 선택하는 순간부터 독서의 시작이다.

 

보통 어린 아이가 있는 부부의 집에 방문하면 수 십에서 수 백권의 아동용 도서를 볼 수 있습니다. 보기 쉬운 그림책부터 간단한 동화, 위인전이 주를 이룹니다. 아이가 글을 모를때는 그림책을 보게 하거나 부모님이 간단한 동화를 읽어주면 아이에게 도움이 됩니다.

 

* 동화를 읽어주는게 아이의 지식을 키워준다고 착각하지마세요. 아이와 부모님이 같은 공간에 앉아서 서로 시간과 경험을 공유하는것 자체가 아이의 인생에 아주 큰 도움이 될 뿐입니다. 이 단계는 독서가 아니라 아이의 인생을 결정할 가장 밑바닥 추억을 깔아주는 단계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한글을 알고 스스로 읽고 쓰게되면 읽을 책을 골라주는 것부터 독서의 시작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이의 지적 능력과 인지 능력을 통해서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는 시간 동안에 읽어낼 수 있는 책들을 권하는게 좋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위인전이 좋고 중학교때는 외국의 유명한 일반 소설, 고등학교때는 고전 소설이 좋습니다. 또 출판사에 따라서 번역의 질이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도 챙겨야됩니다.

 

* 번역의 질이 중요한 이유는 아이가 독서를 통해서 이야기를 배우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번역을 담당한 사람은 원문을 자국어로 바꿀때 작가의 의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대중적으로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는 단어를 사용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번역가에게는 외국어보다 자국어 능력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번역이 잘 된 책은 아이에게 국어, 한국어, 문법 공부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좋은 교재가 됩니다.

 

* 수학 공식을 외우듯이 A=B 라고 암기하는게 아닙니다. 어떤 문장의 한 단어를 봤을때 그것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정도입니다. 어색하다는 것은 그 단어가 맞춤법에 맞지 않거나 띄어쓰기에 맞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 외국이든, 내국이든 책이라고 모두 다 양질의 컨텐츠는 아닙니다. 실제로 책과 관련된 파워블로그를 운영할 때 한 달에 많게는 십 여권의 신간을 일방적으로 받았습니다. 대부분 자기계발서와 일반 소설이었죠. 그렇게 일방적으로 받은 책을 읽고 후기를 올린 경험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그런 책들은 대부분 읽을 가치가 없는 잡서였습니다. 실제로 매 해 쏟아지는 서적 중 읽는 이에게 도움이 되는 책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저도 책만큼은 작가와 출판사를 봅니다.)

 

그리고 아이가 어릴때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주세요. 어린 아이들은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한 때 유용했던 도서가 짐이 될 수 있습니다. 또 그만큼 어릴때는 책을 읽는 행위 자체보다 읽기까지 부모님이나 친구들과 함께하는 과정이 더 유익하기때문에 아이 손을 잡고 도서관을 찾는게 훨씬 좋습니다. (도서관에는 사서가 있습니다. 좋은 사서를 만나면 부모님과 아이 모두에게 아주 좋은 선생님이 될거에요.)



 

2. 독서는 읽는것에서 끝나는게 아니다.

 

어릴때는 책을 읽고 난 뒤에 아이에게 느낌을 묻는게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모른다. 불쌍하다. 재미있다. 등 단답형으로 대답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연한겁니다. 그래도 읽고 난 뒤에 어떤 생각이 드는지 직접 답하게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중학생 정도의 나이가 된 아이들은 부모님과 얼굴을 마주보고 자기 생각을 말하는게 귀찮은 일입니다. 또 생각을 정리하지 않고 입 밖으로 나오는대로 뱉어내기 때문에 아이의 지적 OR 인지 능력에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독후감을 쓰도록 권유해야됩니다. 한 줄도 좋고, 반 쪽도 좋고, 한 장도 좋습니다. 독후감의 분량이 아니라 아이의 솔직한 느낌을 적어내도록 유도하는게 핵심입니다.

 

성인이 되면 자기가 읽고 쓴 내용을 토대로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기회가 생깁니다. 바로 '독서모임' 같은 것입니다. 이 때는 전체적인 느낌을 말하는 단계가 아니라 책 속의 한 가지 상황이나 캐릭터에 대한 주제를 정해서 그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합니다. 가령 예를들면 파울로 코엘료의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에서 병원의 치료는 무엇을 위한 것이었나? 같은 주제로 책을 읽은 사람들끼리 대화를 하는 것이다. 사실상 이것이 독서를 제대로 하는 가장 완전한 방법이다.

 

책은 읽고 난 뒤에 기억에서 잊혀진다. 독후감을 적어도 잊혀져 다시금 찾아보게 만드는게 바로 책이다. 그래서 한 번 읽은 책이 개인이 가진 지식이 양을 늘려주지 않는다. 다만 책을 읽고 쓰고 말하면서 사고력과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기여를 할 뿐이다.

 

우리나라에 다독을 하는 분들은 일주일에 2~3권의 책을 읽고 보통은 일 년에 2~3권의 책을 읽는다. 취향의 차이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다독을 권하지는 않는다. 사색이 결여된 독서는 그냥 글자를 읽어 내려가는 능력을 키울 뿐이다. 오롯이 생생한 기억력에 의지한 읽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한 권을 읽더라도 읽고 - 생각하고 - 쓰고 - 말하기하는 과정까지 완료되는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 이런 이유로 저는 부부가 모두 맞벌이로 직장 생활을 하는 현실이 달갑지 않습니다. 부모가 돈을 벌어다주면 아이는 하루종일 학교에서 학원까지 뺑뺑이를 돌아다닌 끝에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서 부모님과 만납니다. 집에 있는 부모님도 지치기는 마찬가지라 서로 간 주고 받아야되는 관심이 '일'이 되는 경우가 수 없이 많거든요. 부모도, 자식도 참 불행한 삶입니다. 남자, 여자를 떠나서 한 명은 가정에서 아이를 따뜻하게 맞아줄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하지 않을까요? 적어도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그래야된다고 생각합니다.

 

* 느낌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이 대전제를 무시하고 아이에게, 독자에게 정답을 강요하면 안됩니다.

 

3. 즐길거리가 많아진 사회에 대한 단상

 

요즘 독서는 불필요한 시간낭비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튜브, TV, 인터넷이라는 즐걸거리가 하루 24시간을 즐겁게 해주거든요. 심한 경우에 연인 사이에 커피 한 잔을 놓고 마주앉아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것을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뭔가 씁쓸합니다. 정작 사회에 나가고 직장생활을 하면 객관적인 정보보다 갑을관계에서 나누는 대화가 일을 하는데 더 중요한데 왜 다들 정보와 가십거리에 집중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관계와 대화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사고력과 논리, 독립적인 가치관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 제가 학생일 때 들었던 말 중 하나는 바이어와 만날 때 기본으로 갖춰야되는것이 상대방의 나라와 문화, 역사에 대한 지식이었습니다. 업무에 관련된 대화에 앞서서 서로 신뢰를 높이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드는데 사적인 대화만한게 없으니까요. 또 은연 중 뱉어내는 단어가 외국에서는 금기시되거나 욕으로 사용되는 은어일수도 있거든요. 

 

아마 지금도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서 대화의 기술은 매우 중요한 덕목일 것입니다. 아직도 독서라는 이름의 행위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4. 자기계발서는 가급적 읽지마라.

 

굳이 고전 문학을 힘들게 읽으라고 강요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자기계발서는 피하세요. 그걸 보느니 인터넷에서 간략하게 적어놓은 단문의 글들을 보세요. 자기계발서는 독자가 뼈대만 취하면 되는 책입니다. 그 뼈대에 분량을 채우기 위해서 살을 붙인 책을 힘들게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뼈대를 받아들이고 실천을 하는게 가장 좋습니다. (책을 읽었다고 인생이 바뀌는건 아닙니다.)

 

자기계발서는 도서라고 칭하기보다는 설명문으로 생각하는게 낫습니다. A는 B다. 그러니 C하고 싶으면 A와 B를 모두 다 잡아라. 는 식의 글은 책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걸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거기까지 생각을 진전시키지 않았거나 실천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 저는 약 10년간 마케팅과 관련된 일을 했습니다. 누군가의 회사를 성공시키는데 일조했고, 또 경쟁사를 무너뜨리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상업적인 목적으로 접근하는 인맥들이 생겼습니다. 전 그들에게 A=B다 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에 A=B라고 정의할 수 있는 문제는 오직 더하기, 빼기, 나누기, 곱하기 밖에 없으니까요. 전체의 판을 못 보고 덤벼들면 당장은 돈을 벌 수 있지만 지속성이 없어서 장기적으로 인생이 망가집니다. 자기계발서는 딱 그런 책입니다. 독자가 생각할 기회를 박탈하는 책은 책이 아닙니다.



 

저를 비롯해 많은 분들은 '소설'을 권합니다. 처음에 닥치는대로 소설을 읽다보면 자신의 생각이나 가치관에 잘 맞는 글을 쓰는 작가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그들의 펜이 되는 것입니다. 소설의 내용이 아니라 작가의 이름만 봐도 후회할 일이 거의 없으니까요. 소설은 내 가치관에 맞는 생각을 가진 작가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놓은 가상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주제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그 자체로 이미 양서로서의 자격을 갖춥니다.

 

반성

 

중, 고등학교, 대학교때까지는 선호하는 분야가 명확해서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아마 사회 초년생때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읽은 책에 대한 감상문을 올렸죠. 그런데 지금은 일 년에 3권의 책도 읽지 않습니다. 온라인게임을 비롯해 즐길거리가 많아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점점 한계를 느낍니다. 21살 때 글 쓰던 방식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발전이 없고 점점 퇴보하는 느낌입니다. 지금 적고있는 이 잡담이 20대 초반에는 잘 쓴 글이었는데 지금은 그저 헛소리에 불과합니다. 나이가 먹으면 성숙해져야되는데 점점 철이 없어진다고 할까요? 취미로 남긴 온라인게임의 플레이 시간을 줄이고 하루에 다만 몇 분이라도 책을 다시 읽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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