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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샐러드 5초만에 손절한 사연

일상|2019. 4. 9. 20:27

요즘 가계부어플, 자산관리앱으로 전방위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크샐러드에 대한 잡담을 적어본다. 공식 홈페이지 접속 후 딱 5초만에 손절한 이야기인데 객관적인 내용이 아닌 필자 개인이 갖고있는 금융 관련 가치관에 의한 결정이니 오해는 없기를 바란다.

 

* 그래서 재테크 정보 카테고리가 아닌 일상에 적어본다.

 

처음 이 서비스에 관심을 갖게된건 TV CF 때문이다. 처음 봤을때부터 머릿속에 콕 박힐정도로 잘 만들었더라. '무슨 서비스지?' 라는 호기심을 자극해 한번쯤 녹색창에 찾아보고 싶을 정도였으니 꽤 성공적인 마케팅이었지.

 

* 유튜브 대세라는 요즘 5초 스킵도 아까운 영상이 넘치는 상황에서도 가끔 눈길을 사로잡아 15초, 20초짜리를 다 보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처음 호기심에 찾아간 공식 홈페이지에서 5초만에 손절한 이유는 간단하다.

 

 

뱅샐 첫 화면에 보였던 화면에서 내가 소신껏 판단할 수 있는 정보인 다이렉트손해보험사 순위를 클릭해봤다.

 

▲ 다음 화면에서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각 회사들의 순위를 1위부터 주루룩 나열한 컨텐츠를 확인했다. 그 순간 난 바로 손절을 결정했다.

 

필자의 가치관

 

보험은 상품의 특성, 회사와 개인간의 계약이라는 점, 같은 상품이라도 보장내용 구성에 따라서 가입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극과 극이라는 점 등의 이유로 순위를 매겨서는 안되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뉴스 기사 몇 개만 봐도 나열할 수 있는 점유율 순위'를 에디터 컨텐츠로 올릴수는 없는거다.

 

개인적인 소신이기에 저 컨텐츠를 보자마자 난 크샐러드에 대한 흥미를 완전히 잃었다.

 

사족

 

오래전에 꽤 좋아했던 평론가가 있었다. 그의 말은 다 옳게 들렸고, 그의 행동은 모두 멋있게 보였다. 어느날 내가 소신을 갖고있고 책임을 질 수 있는 분야에 대해 그 사람이 방송에서 한 말을 들었다. 내가 모르는 분야에 대한 그의 평가는 꽤나 멋있었지만 내가 아는 분야에 대한 그의 생각은 '아마추어'를 넘어서 '프레임 전쟁에 휘둘리는 어린 양'의 그것과 같았다.

 

아 저 사람은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애구나.

 

나의 손절 이유는 단순한 '험담'이 아니라 그런 사연을 갖고 있다.

 

※ 꽤 오래전에 녹색창에서 밥을 먹고 살 때 했던 말이 있다.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정보만큼은 외부 매체와의 이해관계에 따라 수급하지말고 IT 대기업인 그들이 스스로 생산해야한다." 이 말을 지금의 크샐러드에게도 똑같이 해주고 싶다.

 

수익을 기대하는 부분과 정보를 제공하는 부분을 독립시켜서 소비자가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 활동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주라는 이야기다.

 

무슨 이야기인가?

 

뱅샐의 수익구조 : 제휴라는 이름의 B to B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하며 시간을 낭비한다. 왜? 시청자가 직접 돈을 지불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그 돈은 배너 및 영상 광고를 제작해 송출하는 광고주가 지불한다.

 

이처럼 소비자가 직접 값을 지불하지 않는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공짜'라는 착각을 선물하고 회사에는 '저렴한 DB'를 안겨주는 형태다.

 

뱅샐에게 어플을 다운로드 받아서 사용하는 사람이 고객일까? 카드사, 은행, 보험회사가 고객일까?

 

 

▲ 사용자에게 수 많은 카드 중 혜택이 좋은 상품을 선별해서 알려준다면 '신청하기' 버튼은 없어야되는게 아닐까?

 

핀테크 기업이 수익을 얻는 방법은 제휴를 통해 대금 지불자를 안정적인 대기업으로 한정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그 현실에서 돈이 되기에 투자회사가 몇 백억의 자금을 쏟아붓는다. 이제 그 현실은 대세다.

 

현실적인 비즈니스 모델인 점을 감안할때 이런 방식의 운영을 욕할수는 없다.

 

다만, 어플 사용자에게 정보와 광고는 분리 제공함으로써 신뢰를 지키려는 시도는 해야한다. 최소한 정보를 가장한 광고를 통해 지출관리 앱에서 불필요한 추가 지출을 유도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위에 붉은 글씨는 그런 뜻이다.

 

 

▲ 공식 홈페이지 랜딩페이지의 메뉴바 1

 

 

▲ 랜딩 페이지의 메뉴바 2

 

뱅샐이 가계부어플을 넘어 자산관리에 유용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라면 제휴를 통한 수익과 함께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들도 위와같은 형태로 계속 채워야한다.

 

여기까지가 손절한 사연이고 이 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1. 왜 한 곳에 모아놓지?

 

나만 알고있어야되는 정보라서 안드로이드 폰으로 쓰는것도 신경쓰이는데 그걸 왜 모아놓고 관리하지?

 

2. 직접해야만 습관이 된다.

 

공인인증서 갱신, 타행 인증서 등록 및 갱신, 매월 카드값, 공과금 지출 내역 확인, 월말에 수도세까지 다 나간 다음에 한 달 정산하면서 수입, 지출 확인하기 등등.

 

직접 눈과 손을 쓰고 내 몸이 수고해야 습관이 되는건데 그걸 왜 편하게 하려고 할까?

 

3. 신용도 확인이 중요한가?

 

1등급일때도 4대보험 미가입, 영세한 직장 규모 등의 이유로 1금융권 대출이 거절되었다. 30대 초반이었나? 그때부터 난 신용등급을 신경쓰지 않는다. 그냥 6등급 밑으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된다. 연체만 없어도 3등급 밑으로 떨어지지 않던데 왜 굳이 그걸 확인해야되는지 모르겠다.

 

4. 연금액 확인

 

우리나라의 연금 체계는 공적 + 민간 + 퇴직이 모두 갖춰졌을때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다. 뱅샐에서 확인 가능한 액수는 공적에 대한 부분 뿐이다. 이 자체로는 그저 유희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제대로 관리할 생각이라면 자신의 노후는 자신이 직접 수고를 들여서 준비해라.

 

* 아마 준비하다보면 현실적인 한계에 힘이 많이 들겠지만 그래도 해야된다.

 

여기까지 크샐러드에 대한 아재의 개인적인 생각이었습니다.

 

사족

 

서른 아홉, 한번도 내가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아재라고 생각한 적 없는데 최근 좀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남에게 내 생각이 옳다고 강요하지는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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