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성교육 도서에 대한 법과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일상|2018. 6. 1. 13:34

방금 뉴스를 통해서 만화나 동화 형태로 출판되는 어린이 성교육 도서를 접했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한국인의 80% 이상은 제대로 된 성의식이 없는데 그 생각들을 여과없이 담았더군요. 출판물에 대한 정확한 검수를 할 수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본 어린이 성교육 도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여자의 옷차림에 문제가 있어서 치한을 만난다. 그러니 옷차림을 단정하게 해라.

2. 태어날때부터 남자는 여자보다 100배 정도 욕구가 강하고 충동적이니 가급적 밝고 넓은 곳으로 다녀라.

3. 여자는 가슴의 크기와 S 라인, 남자는 초콜릿 복근을 갖추는것이 더 우월한 것이다.

4.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사는것은 자연의 섭리이다.

 

보는 이에 따라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내용들입니다. 이미 수 차례에 걸쳐서 논란이 됐던 문제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아이들에게 가르칠 내용은 아닙니다. 위에 4가지 내용에서 가장 큰 문제는 4번입니다. 아직 자의식이 정확하게 자리잡지 않은 아이들에게 '상대성'을 배제하는 교육입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 도서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의견은 굳이 다루지 않는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스스로 가치관을 세우게 하는게 좋지요.

 

사실 위에 정리한 내용은 어른 중 대부분 갖고 있는 사고 방식입니다. 그리고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지겹게 충돌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저런 생각이 100% 틀렸다고 설득을 시킬 수 있는 문제도 아닙니다. 정답도 없고 정답을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생각이야 자유지만 범죄는 저지르지 않으면 됩니다. 그러면 피해자가 없으니 상관없죠. 하지만 일방적인 시각을 정답인것처럼 책에 담는건 매우 위험합니다. (설마 자기 자녀들에게 저렇게 가르치지는 않겠죠?) 제가 서두에 한국인의 80%는 제대로 된 성의식을 갖추지 못했다고 언급했는데 그 내용이 그대로 책 속에 담겨있는 것입니다.

 

올바른 성의식이 무엇인지 저도 잘 모르지만 적어도 몸매나 특정 신체 부위를 보고 사람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얇고 가벼운 옷차림이 성폭력을 정당화시키는 이유가 되는건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전 이성에 대해서 애정을 느끼는 사람이지만 성소수자를 배척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제 의사와 상관없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건 사양합니다.) 마지막으로 남자와 여자의 욕구 차이를 이유로 여자가 알아서 피하라는 말은 하지 못하겠습니다. 대체 저런 내용을 담은 만화를 왜 만드는 것일까요? 이해가 안됩니다. (설마 부모님 중 저런 어린이 성교육 도서를 구매해서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사람은 없겠죠?)



 

그리고 여자가 갖는 욕구의 크기를 남자보다 작다고 못박지 마세요. 그 자체가 서로 즐거운 관계를 가질 수 없게 방해하는 원인이 됩니다. 남자도 사람이고, 여자도 사람인데 왜 여자가 소극적인 자세로 갖도록 강요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동등한 관계에서 두 사람의 행위는 서로의 즐거움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왜 한 쪽은 말도 못하게 입을 막아버리려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사실 부부 사이조차 관계 횟수가 적거나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때문입니다. 나중에는 익숙해지고 재미가 없어지는데 그걸 해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거든)

 

아이들이 보는 도서에 언급하기 어려운 내용은 아예 다루지 않는게 좋습니다. 억지로 포장하거나 편향적인 시선을 담는것은 문제가 되기에 차차 알아가도록 여지를 주는게 더 낫습니다. 가령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부분입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우리 사회가 성에 대해서 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관대했으면 좋겠습니다. 돈으로는 다 할 수 있는데 그걸 불법으로 만들어서 억압하는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솔직히 필자는 임신이 동반되지 않는 관계, 폭력과 강요가 동반되지 않은 관계라면 건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랑과 관계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두 행위가 필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문란한 생활을 묵인하는 입장은 아닙니다. 다만, 인간으로 태어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을 때로는 신성시하고 때로는 죄악시하면서 옥죄는 것은 솔직하지 못한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한국은 이 문화에서 탈출하지 않는한 저출산 문제를 절대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몇 백년이 지나면 지구상에서 사라지겠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전제에서 '사회적' 이라는 단어에 몰두한 나머지 대전제인 '동물'을 무시한 대가는 멸족입니다.)

 

위에 몇 줄은 정상적인 성의식이 아니라 필자 개인의 가치관입니다. 이것이 보는 이에 따라서 옳고 그름으로 나뉠 수 있죠. 적어도 아이들이 보는 도서에는 이런 시시비비가 나눠지는 내용이 아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야됩니다. '보편성' 그게 교육 목적의 출판물이 가져야할 기본적인 가치입니다. 그리고 아직 어른들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의식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건 코메디입니다. 웃기지말고 어른들부터 제대로 배웁시다. (그래야 교육을 하던, 실천을 하던 할테니까요.) 

 

위와 같은 상황에서 만화와 동화로 제작된 출판물은 검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합니다. 즉 민감한 주제를 다뤘음에도 옳고 그른지 확인도 되지 않은채 불량식품으로 시중에 풀려버리는것입니다. 관계 부처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어린이 성교육 도서가 보편적인 가치를 담을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하고 규제와 검수를 하도록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됩니다.

 

* 적어도 그 전까지는 부모님들이 먼저 성에 대해서 건전한 가치관을 갖기 위해서 노력하세요. 그 뒤에 직접 아이들에게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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