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에 해당하는 글 1

북미회담 취소 소식을 접하고 적는 글

일상|2018. 5. 25. 09:43

대한민국의 2018년 봄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던 북한, 한국, 미국의 화해 분위기가 냉각됐습니다. 평소 뉴스를 시청하지 않는데 포털 사이트에 기사로 떠서 읽어봤네요. '회담에 대한 북한의 고압적인 자세에 트럼프가 북미회담을 무기한 연장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몇 가지만 적어볼까 합니다.

 

1. 중국의 시진핑과 북한의 고리가 더 강하다.

 

솔직히 이번 일의 결정적인 이유는 중국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가까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였던 중국이 북한의 김정은을 잘 다뤘다고 보여지네요. 작년 말부터 소원했던 두 나라 사이에 다시 공생 관계가 정착된 것입니다. (사실상 대북제제에 대해 중국의 G2로서 활약하기를 바랬던 상황이라 북한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없었던 중국을 몰아세운 결과입니다. 그만큼 그들에게 북한의 비정상적인 체제는 아주 중요한 도구라는 뜻이겠죠.) 이번 핑크빛 분위기 덕분에 중국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더 이상 미국은 필요가 없어졌겠죠. 북한이 회담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 무리한 행보를 보여줄 수 있는 든든한 보험이 됩니다.

 

* 중국이 위기감을 느끼기 전에 북한은 세계적 미아였다면 화해 분위기를 통해서 두 나라를 다시 교류하게 만들면서 북한에게 다시 든든한 우군을 만들어준것이죠. 이제부터는 예전과 똑같은 북한의 모습을 볼 수 있을겁니다.

 

2. 국내 기업들은 김칫국 좀 마시지 마라.

 

화해 분위기를 타면서 건설업을 대표하는 국내 기업들이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그들에게 북한과의 화해 모드는 이미 포화상태가 된 국내 시장, 착취와 유린으로 낮아진 시장의 소비력으로 망가진 대한민국을 넘어서 북한으로 진출해 시장을 넓힐 수 있는 기회였겠죠. 그런데 이윤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하면서 왜 그리 순진한 척을 하는건가요? 제가 김정은이어도 화해 모드라도 중국과 더 어울릴겁니다. 시장도 중국과 다이렉트로 연결해서 그들이 진출하게하겠죠. 체제는 유지하면서 시장을 자본 위주로 편성하려면 자유진영의 진입보다 중국의 진입이 더 나으니까요. 우리가 적화통일을 하기 전에는 그런 기대는 현실성이 없습니다.

 

* 세계화 시대가 열렸다고 배운지가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시장을 넓힐 생각을 하세요. 언제까지 국민들의 지갑만 털어서 기업 소유주 가문의 배만 채울 생각입니까? 국가라는 뒷배가 이제 슬슬 없어질 때가 됐습니다. 아직 독재국가에서 세운 경제 논리가 적용되고 있지만 수 십년을 거쳐서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있기 때문에 곧 그 뒷배가 사라질거에요. 그때가 되면 단지 법 집행을 제대로 하는것만으로 국내 기업의 절반은 무너집니다. 그 전에 알아서 좀 살 궁리를 하세요. 제가 북한이라면 다른 곳은 몰라도 한국의 기업은 절대로 자국 땅에 들어오지 못하게 할겁니다. 동족을 이용해서 개인의 이윤을 추구하는데 특화된 민족이거든요. (이미 벤처와 중소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는 구조로 바뀌어서 세계 시장을 무대로 활동해야 할 경제가 아직도 5공화국 시절의 행보만 하고 있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요?)

 

3. 이번 해프닝으로 알 수 있는건 일본의 현실이다.

 

이번 일로 인해서 아무것도 얻지 못한건 아닙니다.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한국, 북한이 당사자로 걸려있던 한반도 문제에서 러시아와 일본이 공식적으로 당사자에서 빠진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일을 기회로 의도적이고 명시적으로 두 나라에 대한 내정 간섭을 배척해야됩니다. 일단 급하게 서두르지말고 자칭 당사자들의 숫자를 줄여나가는게 먼저라는 생각이 드네요.

 

4. 정말 궁금한 세계의 의중

 

개인적으로 인간은 누구나 탐욕스럽고 이기적입니다. 국가는 그 본능을 가장 크고 잔인하게 실현하는 공동체죠. 그런 상황에서 미국이 세계적으로 대국이 된 이유는 '자국 국민의 피해에 대해서 전쟁도 불사하는 태도' 때문입니다. 자국에서는 거지라도 타국에서 국민을 건드리면 작살을 내야만 한다는 미국주의가 팽배합니다. 이게 진짜 국가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탐욕스럽기에 공동체를 만들어서 자기 편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지켜야 할 자와 무너뜨려야 할 자를 구분하고 탐욕을 제한합니다. 그래서 자국의 법은 제대로 집행되도록 노력합니다. 기득권도 국민이지만 착취를 당하는 쪽도 국민이니까요. (우리나라는 아닙니다. 고려죠. 귀족의 나라랍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정말로 북한의 핵 포기를 바랬을까요? 그 행동이 진짜라면 이미 한국을 속국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한국의 정치가 그들의 이익을 방해하지 못할 정도로 무능력하기때문에 북한과 화해무드를 탄거죠. (사드, 주한미군 등에 대해서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겠지) 그게 아니라면 아마 중국의 행동을 보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번에 북미회담 취소를 통해서 후자는 확인이 됐죠. 중국은 아직 북한을 버릴 수 없습니다. 중국과 미국의 대리전을 치룰 샌드백을 아직 갖고 가야되는 상황이라는거죠. 그 전쟁터는 한반도가 될 것입니다.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다음 세계대전의 전쟁터는 한반도입니다. 그런데 중국은 본토에서 싸우고 싶지는 않을겁니다. (미국이 성장한 가장 큰 이유는 본토에서 타국과 전쟁을 한 적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자국 내에서의 전쟁은 승패를 떠나서 국가의 몰락을 의미하니까요. 이런 이유로 미국은 이번 회담의 성패는 관심이 없을 수 있습니다. 아직 중국은 북한을 버릴 수 없을 정도로 허약하니까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보호무역을 펼쳐서 자국민의 이익을 우선시하겠죠. 말이 G2지 위협이 안된다고 판단해도 될 상황을 확인했으니까요.

 

이번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알 수 없으나 한가지는 분명합니다. 지금 북한과 남한의 통일이나 화해모드를 바라는 사람은 당사자뿐 아니라 타인 중에서도 없다.

 

* 인간이기 때문에 강자를 중심으로 군락을 이루고 패싸움을 하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데 경제라는 놈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도구로만 이용되고 버려졌네요. 그 도구가 너무 헤프면 강자 중 누구도 갖고 싶어하지 않을텐데요. 국내에서 약자 잡아먹기는 이제 그만하고 진짜 정치와 외교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강자가 아니라면 버릴 수 없는 유용한 도구가 되어야됩니다. 이제 그렇게 되려고 노력해야됩니다. (다른 국가가 느린 속도지만 성장하고 있잖아요. 조만간 우리보다 더 높은 소비력을 가진 큰 시장들이 많이 나올겁니다. 그럼 시장이 아니라 차기 전쟁터로 전락하겠죠.)

 

* 현재 상황에서 유용한 도구라는건 강력한 소비력을 갖춘 시장이 되는 것입니다. 강자들도 쉽게 그 땅에서 전쟁을 할 수 없죠. 왜냐하면 자국의 밥줄이 끊어지니까요. 그걸 위해서는 공개적으로 적을 수 없는 수준의 강력한 통치가 필요합니다. 이기적인 인간이 살기 위해서 본능을 억제해야되니까요. 힘도 없으면서 책임 지지 않는 자유만 내세우는건 멍청한겁니다. (스마트한 전체주의 + 공정한 시장경제 + 책임지는 자유주의를 잘 고민해볼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10년 정도 늦은 감은 있네요.)

 

 

이제 북미회담은 결과조차 궁금하지 않은 헤프닝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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