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최저생계비 소식을 접하고 내 생활비를 계산해봤다.

일상|2018. 7. 22. 00:05

금융기관에서 절차상 필요한 2018년 최저생계비 통계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문득 궁금해지네요. 38세, 남성, 무직인 저의 1달 최저 생활비는 얼마일까? 그래서 계산을 해봤습니다.

 

먼저 제가 본 통계 자료부터 한번 올려보죠.

 

최저생계비는 한 달 동안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비용을 말하는데요. 가구원 수에 따라서 차등 적용되네요. 2018년에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중위 소득

 

1인가구 - 167만 2,150원

2인가구 - 284만 7,097원

3인가구 - 368만 3,150원

4인가구 - 451만 9,202원

5인가구 - 535만 5,254원

6인가구 - 619만 1,307원

 

제가 만약 정상적인 상황에서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공식적인 코스를 밟았다면 대략 세후 월 35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겠죠. (동종업계 경력 10년, 개인 사정이 전혀 없을때 기준) 그럼 결혼해서 아기를 한 명 낳고 살아도 되는 수준이네요. 제 개인적인 사정을 포함했을때 세후 월 250만원 정도의 월급을 기대할 수 있으니 저 통계에 따르면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려면 배우자도 맞벌이를 해야되는군요. 현재는 무직에 소득이 없으므로 PASS.

 

 

▲ 통계 외에 제 개인적인 사례는 집 안에서 일을 하는 경우입니다. 직장인이라면 + 요인이 더 많습니다.

 

 

2. 최저생계비

 

이 비용은 중위소득에 60%로 가정한답니다.

 

1인가구 - 100만 3,263원

2인가구 - 170만 8,258원

3인가구 - 220만 9,890원

4인가구 - 271만 1,521원

5인가구 - 321만 3,152원

6인가구 - 371만 4,784원

 

통계에서 잡힌 숫자만 보면 생각보다 할만하다고 생각되죠? 근데 저는 한번 빚더미에서 탈출해본 적이 있거든요. 그때 제가 계산한 방식대로 현재 제 상황에서 최저생계비를 계산해볼게요. (당시에 빚 상환을 목적으로 모든 문화 생활을 끊고 오직 돈을 벌어서 빚만 갚았습니다.)

 

빌라 구입자금대출 원리금 - 18만원

건물 관리비 - 4만원

공과금 (전기, 가스, 수도 월평균) - 10만원

국민건강보험 - 12만원

통신비 (TV+인터넷 + 핸드폰) - 8만원

담배값 - 12만원

식비 - 10만원

 

여기까지가 제가 현재 최저생계비로 지낸다면 들어가는 지출비용입니다. 74만원이죠. 저는 여기에서 카드값으로 30만원 정도를 더 생각합니다. 사람이니까요. 그럼 대략 100만원 정도가 나옵니다. 현 상황에서 백수인 제가 한 달을 무리없이 버텨내는데 들어가는 비용입니다.

 

1인가구 기준 통계로 봤을때 대충 맞는것같죠? 하지만 이건 생존비용입니다. 밖에도 안 나가고, 사람도 안 만나고 오로지 집 안에서 한 달을 버티기 모드로 살았을때 들어가는 비용입니다. (카드값 30만원을 따로 뺀 이유가 이것입니다. 숨 좀 쉬고 살아야지요.)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비용이 아니라는 말이죠.

 

* 담배값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유일한 낙입니다.

* 예전에 빚을 갚을때는 저 카드값 30은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 월세로 가정하더라도 비슷한 금액이 나옵니다.

(통신비, 국민건강보험료, 공과금 등에서 차이가 나니까요.)

 

솔직히 오늘 2018년 최저생계비 통계를 보면서 씁쓸했습니다. 실제로 제가 70만원으로 겪었던 한 달 살기는 삶이 아니라 생존이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카드값 30만원을 여유로 둔 것입니다. 고금리 빚에 치어서 아무것도 못했던 기억이 너무 싫었거든요.

 

하지만 제가 겪고있는 현재는 빚더미에 눌려서 아무것도 못하고 일만했던 30대 초반이 아닙니다. 내가 다닌 직장, 내 직업은 1금융권에서 취급도 안하기때문에 정상적인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없지만 10년 넘게 연체기록 하나없이 이용했던 신용카드들은 내게 큰 보험이 되고 있거든요. 모아놓은 돈이 있어서 내년 상반기까지 생활비는 마련된 상황이고, 보험도 있어서 2019년 12월까지는 걱정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대략 120, 130정도 쓰네요. (때마다 날아오는 재산세, 자동차세, 기름값, 본가에 들어갈때 장보는 비용 등등)

 

사실 저런 통계를 볼 때마다 백수가 되기로 선택한 내 자신에게 안도감을 느낍니다. 공식대로, 코스를 밟아서 직장인으로 살아가기에는 제가 처한 상황이 그리 평범하지 않거든요. 그 상황 덕분에 남들보다 낮은 몸값이 책정되는 경우가 많고 먹고 살기 위해서 그런 현실에 순응해야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30대까지죠. 그래서 마흔이 되기전에 내 일을 찾기 위해서 백수가 될 결심을 했답니다. 그리고 저런 통계를 볼 때마다 내 선택이 옳았구나 느낍니다. (생존형 디지털 노마드가 제 선택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 최저생계비는 가족이 늘어날수록 비현실적으로 바뀌네요. 1인가구라면 그래도 이야기가 되는데 아이가 있고 배우자가 있으면 저 생계비로는 몸과 마음 모두 상처를 많이 받겠는데요? 저는 가정을 이루는게 꿈인데 적어도 세후 월 소득이 400만원은 되어야 그 꿈을 꿀 수 있을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배우자가 사회생활을 계속 하고 싶어서 선택하는 맞벌이는 찬성하지만 생활비가 부족해서 하는건 싫어합니다. 엄마가 불행하면 가족이 불행해지거든요. 그래서 제가 3인 가정을 이룬다면 안정적으로 월 400 정도는 벌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런 통계에 대해서 별로 궁금했던 적이 없는데 의외로 찾는 분들이 많아서 한번 적어봤습니다. 더불어 무직, 백수인 한남의 최저생활비도 같이 적어봤어요. 도움은 안되겠지만 밑바닥 인생 구경하면서 위안이라도 삼아보세요.^^ 

 

※ 저는 이런 내용의 통계와 글을 10대 청소년이 많이 봐야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나이잖아요. 세상에 존재하는 수 많은 직업 중 적성과 비전을 생각하고 현실도 고려해서 미리부터 준비한다면 좋은 일자리가 없다며 아우성치는 20대가 줄어들테니까요. 그리고 항상 하는 말이지만 10대의 나이에 남들과 같은 코스로 취업 공식을 따라간다면 상위 10%에 들어야 사람답게 살 수 있습니다. 굳이 그렇게 치열하지 않아도 되는데 어릴때는 그것밖에는 방법이 안보이죠. 그게 안타까워요. 그래서 저는 이런 잡담을 10대가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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