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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소파 (가구)를 볼 때 유의해야 할 점

유용한정보|2018. 4. 30. 22:18

가구점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던 2년의 경험을 토대로 홈쇼핑 소파나 가구들을 볼 때 유의해야 할 점을 간략히 적어봅니다.

 

어제 저녁 시간에 식사를 하면서 TV를 봤는데 홈쇼핑에서 슈렁큰 가죽으로 만든 소파를 소개했습니다. 가격대는 저렴한 편이었고 홈쇼핑 특유의 장점인 장기 무이자가 가능해서 많은 분들이 주문을 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사실, 요즘 아파트 분양 및 입주가 봇물처럼 터지는 시기라서 TV 채널을 통해서 침대와 매트리스, 소파 등을 자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때 후회없는 선택을 하기 위해서 알아둬야 할 점을 몇 가지 짚어봅니다.

 

1. 소재에 대한 설명을 확인할 것

 

어제 제가 본 소파의 경우 슈렁큰 가죽?으로 만든 제품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제목에는 천연소가죽, 내용에 작은 글씨로는 천연면피가죽이라고 적었더군요. 그리고 소재에 대해서도 별다른 말이 없었습니다. 그냥 두껍다. 수축시켜서 만든 가죽이다 정도더군요. 사실 천연소가죽과 천연가죽은 단어의 쓰임새에 차이가 있습니다. 이탈리아 테너리 협회에서 정한 기준이 있죠. 내피와 외피(면피)를 나누는 기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혼용해서 방송을 하더군요. 정확히 어떤 제품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 가죽의 재질, 등급은 제품 원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나중에 깊게 다룰 일이 있겠지만 천연가죽도 등급별로 단가 차이가 엄청나죠. 이에 대한 정확한 안내없이 파는건 부적절해 보였습니다. 아쉬울뿐이죠. (매장에서 판매를 하는 분들도 선수급이 아니면 제대로 설명을 못하는데 홈쇼핑 쇼호스트가 얼마나 알까요. 그저 주문만 많이 받으면 되는 시스템인걸요.)

 

2. 브랜드를 신뢰하지 말아라.

 

사실 어느 가구 브랜드도 모든 제품을 직접 제작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일부 소규모 공방의 경우 가능하지만 대부분은 자체제작, 국내 직영 제작이라고 하면서 소파 공장에 외주를 줘서 제작합니다. 혹은 소파 공장 디자이너가 만든 제품을 단독 계약을해서 취급하는 경우도 많죠. 2 ~30대에게 유명한 감성 디자인 가구 브랜드도 디자인만 할 뿐 제작은 외주를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브랜드는 사실 의미가 없습니다. AS도 결국 그 공장에서 하는거지 브랜드에서 하는게 아닙니다.

 

※ 브랜드 중 S사에서 파는 소파가 있습니다. 매장 가격이 4인용 카우치 기준으로 490만원입니다. 제가 일했던 가구점에서 그 소파를 270만원에 팔았습니다. 그 제품의 원가(공장에서 소매점으로 들어오는 가격)는 190만원입니다. 동일 공장, 동일 디자인, 동일한 기술자가 제작하는 동일한 상품이었습니다. 단 한번도 그 제품을 소개할 때 S사에서 490에 파는 제품이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꾸준한 선택을 받는 제품이었습니다. 내구성, 디자인, 색상, 소재까지 흠잡을곳 없는 고급 소파였거든요.

 

3. 디자인을 꼭 확인하자.

 

소파 (가구) 공장에서는 홈쇼핑에서 주문받는 물량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일반 가구점(브랜드가 아닌 일반 가구 매장)에서 거래하는 공장은 대부분 고급 인력을 보유한 수제 작업장입니다. (브랜드화를 꿈꾸는 매장의 경우 중국산 저가 제품을 취급합니다. 그래야 브랜드화로 3배 이상의 마진 장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기술자 한 명이 만들수 있는 제품의 양은 정해져있습니다. 그래서 2번에서 말한 그 소파는 홈쇼핑에서 볼 수 없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홈쇼핑에서 다루는 소파는 기본 디자인의 기본 구조 제품으로 공장에서 찍어냅니다. 그래야 단가가 맞습니다. 더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 제가 일했던 가구점에서 가장 저렴한 라인에 들었던 제품의 디자인이 TV에서 소개되는 제품들입니다. 그 이상의 제품은 대량으로 주문을 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TV에서 가구를 살 때는 꼭 디자인을 확인하셔야 됩니다. 스튜디오에서 풀세팅을 해놓고 밝은 조명에 예쁘고 멋진 사람들이 나오는 그림만 보고 사면 후회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 투박한 디자인에 소파가 집 거실에 들어온다면 생각만해도 답답하네요. (저는 3인용 기다시 소파 사용중입니다. 머스터드 색상에 물푸레나무 프레임을 쓴 소파죠.)



 

4. 홈쇼핑 소파는 꼭 크기를 확인하자.

 

TV만 보고 선택하기때문에 가장 문제의 소지가 많은 부분입니다. 분명 소파를 소개할 때 가로, 세로, 높이, 깊이를 알 수 있는 내용을 안내를 할텐데요. 그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서 소파를 설치할 공간과 비교해보기 바랍니다. 요즘 25평형 아파트의 경우에도 거실 소파 자리가 3M는 나오기때문에 (빌라는 안나올 수 있어요. 저희 집이 소파자리 2180 나오니까요.) 4인용까지는 충분히 설치 가능합니다.

 

하지만 가로 길이 외에도 일반 좌석의 깊이, 카우치 부분의 깊이도 감안하셔야됩니다. 거실 공간을 차지하는 부분이라서 자칫 좁아보일 수 있거든요. 그래서 꼭 가로,  세로, 높이, 깊이를 확인해서 줄자로 거실에서 직접 대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후회할 확률이 줄어듭니다.

 

5. 소파의 구조를 검색해보자.

 

일부 홈쇼핑 소파를 구매한 뒤에 문제가 생겼을때 내부를 확인하고 불만을 표시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원래 소파의 구조가 그렇습니다. 값비싼 고급 소파라면 좋은 스프링과 보조 볼 스프링에 골드 스펀지에 폼까지 갖추고 원목에 준하는 수준의 프레임을 사용하겠지만 100만원대의 저가형 제품이라면 그런 내장재를 쓸 이유가 없습니다. 단가가 안 맞으니까요. 자신이 지불한 가격에 맞는 서비스만 기대하세요.

 

6. 소파는 앉아보고 사는겁니다.

 

제가 일했던 가구점에는 50개의 소파가 있었습니다. 가공가죽부터 아닐린가죽까지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으로 제작된 제품들이었죠. 그 중 제가 앉았을때 제 몸에 편했던 착석감을 보인 소파는 단 3개. 그 외에는 허리가 뜨거나 좌방석 높이가 낮아 불편했었지요. 가구 중 매트리스와 소파만큼은 꼭 체험을 해보고 사야되는 이유입니다. 이게 웃긴게 사람마다 체형이 다르고 편안함을 느끼는 기준이 다르기때문에 가격이 저렴하다고 꼭 불편한것도 아니고, 가격이 수 천만원이라도 무조건 편한게 아닙니다. 가구를 선택하는건 발품을 파는거라죠. 솔직히 홈쇼핑이나 인터넷에서 소파와 매트리스만큼은 구매하지 않는걸 권합니다.

 

홈쇼핑 소파는 함부로 사는게 아닙니다. 아파트의 경우 현관에서 바로 보이는게 거실에 있는 소파입니다. 이 가구에 따라서 집 안에 분위기가 결정됩니다. 가끔 집을 잘 꾸미는 분들을 보면 식탁, 거실장, 소파 등의 디자인과 색감을 잘 맞춘걸 볼 수 있습니다. 가구를 선택할때는 이런 고민들이 필요합니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거실과 주방이 한 공간으로 이어져있기때문에 소파와 식탁, 거실장만 잘 맞춰도 별다른 인테리어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니 장기 무이자 할부가 탐나더라도 집 안 분위기를 결정하는 소파만큼은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내츄럴한 원목 식탁에, 원목 거실장이 있는 거실에 다크 브라운의 투박한 4인용 카우치 소파가 있다면 얼마나 우스꽝스러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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