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에 해당하는 글 1

  1. 영화 '악녀'2018.01.24

영화 '악녀'

취미|2018. 1. 24. 20:20

제목을 '숙희'로 했다면 좋았을것을!

 

악녀 속 김옥빈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하지만 이 글의 프롤로그를 장식할만큼 '악'의 느낌은 없었다. 모든게 흐리멍텅. 조은지, 김서형이라는 걸크러쉬 느낌이 팍팍 풍기는 배우들을 제대로 쓰지도 못했다. 이 작품이 했던 가장 큰 실수는 회상을 통해서 이야기를 맞추는 전개 방식이 아닐까 싶다. 나열이었다면 좀 더 몰입감을 높여서 김옥빈의 액션이 빛났을텐데 라는 아쉬움. 반전이라고 던진, 숙희의 발악을 이해시키려는 수 많은 이야기들은 전혀 와 닿지 않았다. '그래서 뭐?' 모든 반전은 상상하지 못했다고해도 전혀 놀랍지 않았던게 이 작품의 가장 큰 실수가 아니었을까? 이럴거면 제목을 악녀가 아니라 숙희로 하지.

 

 

 

여전사 '숙희'

 

FPS 게임의 1인칭 시점을 보는 듯한 초반 액션씬은 신선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로 FPS 게임을 해 본 사람으로서는 피식 웃음만 나온게 사실이다. 특히 칼을 빼 들때의 그 현란한 손동작과 착장 순간의 느낌은 게임 그대로. 숙희의 전신이 화면에 등장하고 나서야 뭔가 액션같이 보인건 나 뿐이었나? 신선함과 놀라움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그 발상이 기대 이상의 평가를 받고, 드라마로서의 이야기가 '불쌍한 숙희'를 투영했다는데 작품성을 인정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게는 여전사 숙희 모습 외에는 너무 지루한 드라마였다. 평범한 일상에 대한 간절함이 '여자 숙희'에게서도 '여전사 숙희'에게서도 보이지 않았다. 그럼 그 드라마는 너무 무의미하지 않을까? 그래서 지루했던 중반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 뒤에 그 평범한 행복에 대한 간절함이 좀 더 잘 보이도록 그려졌다면 감동도 기대해 볼 수 있었을텐데 라는 아쉬움. 오로지 모성과 복수에 기댄 숙희의 액션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빛난것도, 아쉬운것도 숙희다.

 

액션이 빛났고, 열연이 빛났고 한 동안 뜸했던 김옥빈의 화려한 귀환이 반가웠던건 인정한다. 하지만 그만큼 이야기가 녹아들지 못한 숙희의 캐릭터가 아쉽고 그것이 유일한 장점이자 오점이었다는데 목소리를 보태고 싶다. 차라리 드라마에 치중해서 관객에게 감동을 주던지, 화려한 여전사로서의 김옥빈을 보여주는 액션으로 범벅을 했다면 좀 더 좋았을것 같다.

 

한국 영화에서 항상 불편한건 이 부분이다. 장르를 섞어야 직성이 풀린다. 러브라인이 꼭 있어야되고, 드라마가 있어야만 작품성이 있다고 믿는것인지...... 스릴러면 스릴러, 액션이면 액션 하나로 밀어서 배우들이라도 박수를 받는 작품으로 승부를 보는건 어떨까 싶다. 마땅히 볼 영화를 정해놓고 극장을 찾은게 아니라 평점을 보고 선택했는데 드라마도, 감동도, 액션도 '아저씨'와는 전혀 비교가 안 된다. 누가 동급이래? 누가 여자판 아저씨래? 그냥 김옥빈을 다시 볼 수 있는 그럴듯한 영화 한 편.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