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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역사저널 그날' 챙겨보는 프로그램

취미|2018. 5. 29. 16:43

제가 즐겨보는 역사 프로그램을 하나 소개합니다. KBS 1TV에서 일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영하는 역사저널 그날인데요. 방영 초기부터 꾸준히 잘 보다가 근대로 넘어오면서 멀어진 프로그램입니다. 작년 말에 새단장을 하고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전부터 다시 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본 시리즈는 초창기에 임진왜란 이야기였습니다. 당시에 영화 '명량'의 흥행과 맞물려서 인기가 있는 주제였기에 본 방송을 기다렸던 기억이 있네요.

 

 

역사라는게 승자의 기록이고 해석한 이들의 견해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 이 특성 때문에 욕도 많이 먹는 프로그램이지만 적어도 역사에 문외한인 이들에게는 쉽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역사 강의라고 생각한다.

 

* KBS 대하사극을 보면서 고증 문제를 언급하는 사람들도 결국 다른 사람의 연구 결과와 견해를 자기 생각인양 포장하는것에 불과하다. 역사학자가 자기 이름을 걸고 그렇게 행동하면 학계에서 매장당하고 밥줄이 끊길테니까 전문가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역사저널 그날에 출연하는 패널 중에는 아나운서, 영화 제작자, 변호사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직업의 종류에 상관없이 그저 일반인이다. 변호사는 법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뿐 그 외의 영역은 일반인과 같고, 영화 제작자도 그 환경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잘 아는 분야가 있고 그 외에 분야는 문외한에 가까운 지식 수준을 보유한다.) 그래서 일반인 패널의 시선을 통해서 좀 더 궁금한 부분을 전문가(역사학자, 고등학교 교사, 해당 주제에 대한 연구자)들에게 묻고 답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점이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본 영상 중 가장 기억에 남는건 조선시대의 '이조전랑'에 대한 설명이었다. 꽤 많은 양의 책을 봤음에도 처음 듣는 설명이었다.

 

* 이조전랑은 당시 언론을 담당한 언관의 인사를 관장하며 자신의 후임을 자신이 직접 정하는 핵심 요직이다.

 

이 이조전랑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어쩌면 2018년보다 조선시대의 정치가 더 발전하지 않았나 싶다. 언관의 인사권을 쥔 이조전랑이 자신의 후임을 직접 지정한다는 발상은 충격 그 자체다. 적어도 초대 부임자가 곧고 청렴하며 소신이 바른 사람이라면 후임도 그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자리가 갖는 권위는 품계가 높은 고관대작의 탄핵을 조절할 수 있는 자리다. 그래서 외부 압력에서도 소극적 방어가 아니라 적극적인 공격이 가능하다. 이는 흑과 백 양쪽에도 속하지 않았으면서 올바른 사고력을 지닌 이가 이조전랑의 자리에 앉을 경우 부정부패를 척결시킬 수 있는 아주 좋은 방식이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 법치국가에서도 기대할 수 없는 모습을 신분사회, 계급사회인 조선시대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은 참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역사저널 그날 같은 프로그램을 볼 때는 비판적인 사고를 가져야된다. 모두 다 받아들이는게 아니라 가려서 받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편향된 지식이라도 역사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되며 그 정보를 자신의 생각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현재 지식을 배우는 것은 중, 고등학교이며 그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전환하는 과정은 대학교에서 이루어진다. 모든 과정은 주입식으로 배우는게 아니라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지능과 학습능력이 정비례 한다는 것입니다. 지능은 그저 측정된 값일 뿐 그 사람의 학습능력을 표시하는 수치가 아닙니다. 그저 수우미양가를 나눠야만 직성이 풀리는 문화의 부산물일 뿐이죠.)

 

혹시 역사에 대해서 배우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으면 역사저널 그날을 첫 회부터 하나씩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과거의 이야기라서 예전 방영분이라도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3년전에 방송한 임진왜란 이야기를 지금 본다고해서 달라지는 내용이 없으니 편하게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인터넷보다 책을 보세요. 저 같은 아마추어들이 자기 생각이랍시고 적어놓는 글이 99.99999999999999999999999% 입니다. 실제 전문가는 인터넷에 전문적인 글을 올릴 시간이 없어요.

 

어쨌든 이번 주 일요일에는 임진왜란 2편이 방송된다고 합니다. 그것도 기대가 되네요. 선조에 대한 새로운 면이 보여진 1편을 본 뒤여서 임진왜란 2편은 어떤 내용일지 기대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역사저널 그날도 부활했으니 KBS 1TV에서 주말에 방영하던 대하사극도 부활시켰으면 좋겠습니다. 고증 논란이 부담되고 수익성이 신경쓰이겠지만 공영방송이니 감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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