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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급기밀 _ 꼭 봐야한다고?

취미|2018. 3. 13. 15:37

2018년 1월에 개봉했던 영화 1급 기밀을 이제서야 봤습니다. 보면서 든 생각은 '망했겠다' 입니다. 이미 여러차례 동류의 작품들이 망했죠. 왜? 씁쓸한 현실을 외면하는게 관객이거든요. 진실을 알아야한다? 글쎄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 쟁쟁한 대작들과 같은 시기에 개봉했던 이유도 있겠지만 아마 우리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스크린에서 밀려버린 이유도 분명히 있을겁니다. 이 작품이 VOD로 이렇게 빨리 나온데는 앞뒤가 꼭 맞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니까요. 그건 스스로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1급기밀스틸컷1

 

영화 이야기

 

이 작품의 모티브는 방산비리 입니다. 1997년, 2004년, 2009년에 있었던 의혹과 내부 고발의 결과를 보고 (문제 제기를 한 사람들이 모두 불이익을 받았죠.) 만들기 시작했답니다. 8년의 제작기간 끝에 스크린에 오를 수 있었던 작품입니다. 왜? 라는 고민은 스스로 해보시고요.

 

짧은 기간에 공군 전투기가 연달아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공식 발표는 시계 불안, 악천후, 조종사의 컨디션 난조 등을 이유로 밝히게 되죠. 이 시기에 야전(전투 목적의 군 활동을 하는 부대)에서 중령 생활을 하던 박대익(김상경)은 서울에 항공부품구매과 과장으로 발령을 받습니다. 그를 끌어준 것은 학교 동기인 선호(최귀화).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는 전투기 부품에 의혹을 제기하는 조종사와 만나게되고 뒤이어 기기 결함으로 그 조종사는 추락해서 사경을 헤메게 됩니다. 그리고 군수본부는 그 일을 개인 과실로 포장하여 마무리합니다. 야전에서 군인으로 자랑스럽게 복무하던 박대익은 혼란에 빠지고 급기야 언론에 이 일을 제보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군수본부장의 압력에 밀려서 모든 일을 수포로 돌아가고 관련된 사람들은 전출이나 좌천이 되며 일은 난관에 봉착하죠. 결국 끝까지 가기로 한 박대익은 퇴역 군인의 자부심에 불을 지펴서 증거를 확보하고 부장의 설레발을 부추겨서 그 증거에 신뢰성을 부여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결말은 해피엔딩.

 

영화의 숨은 이야기

 

극 중 결함이 있는 부품의 제공처는 에어스타, 무려 460배의 차액을 챙기며 한국의 군부 전투기에 이미 단종된 부품을 공급합니다. 아마 460배의 차액 중 160배는 자기 회사가 먹고 300배에 해당하는 막대한 자금은 공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자들에게 뿌리겠죠. 그리고 그 돈은 관련된 사람들을 중심으로 위, 아래로 골고루 퍼져나갈것입니다. 파일럿의 목숨? 신경을 쓸 리가 없습니다. 만약 그 파일럿이 자신들의 목줄을 잡고 있는 주인의 아들이라면 달랐겠지만 그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있는 자들의 자식들은 이미 국외에서 안전하게 살고 있지요. 아니 적어도 군인은 아니겠죠. 가진것도 없는, 힘 없는 사람 목숨이야 그들이 신경을 쓸 일이 없습니다. 덕분에 내부 고발자가 생겨도 정, 재계를 비롯해 언론, 여의도, 군부 전체의 권력자들까지 싸그리 다 돈 먹은 사람들이라 문제가 커지지 않습니다. 이미 현실 속에서도 여러번 증명이 된 사안이지요.  

 

내가 부장이었다면?

 

아마 박대익 친구 선호를 깠을겁니다. 바지로 데려왔기에 설명없이 복종만 시킬거였으면 비겁하고 나약한 놈을 데려와야지 왜 저리 자부심 강한 군인을 데려다 앉혔나요? 이미 바지인걸 다 알기에 항공부품구매과 직원들도 이야기 안해주던데요. 바지는 충성심, 자부심, 자존심, 능력 다 필요 없어요. 비겁하고 폭력에 나약하면서도 지킬게 많은 놈이 제일 좋습니다. 어느 조직이던 '멍청한 고문관'들한테 일시키는 곳은 없습니다. 멍청한 애들은 착취용이지 바지용이 아니랍니다. 그런 의미로 제가 군수본부장이었다면 아마 그 대령부터 작살을 내놨을거에요.

 

어쨌든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1급기밀을 통해서 사람들은 그걸 알 수 있었고 분노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관객들은 '기분 좋자고 돈 쓰는 영화 관람에서 불편한 진실'은 마주하고 싶지 않죠. 그래서 외면했습니다. 이게 당연한겁니다.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습니다.

 

관객들의 외면이 당연한 이유

 

앞으로 영화를 만들려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라고 적어봅니다. 인간은 결코 정의롭거나 공정할 수 없습니다. 이 세상 자체가 불편부당하기에 유지되고 발전했습니다. 개인 자격으로 이 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이런 영화를 보면 기분이 나쁘죠. 그래서 외면받는 겁니다. '너 나쁜놈이야'라고 말하는 영화를 누가 좋아하겠어요.

 

너무 멀리간다 싶죠. 그럼 영화 속 이야기에서 벗어나서 현실의 이야기를 해보죠. 오래전부터 문제 제기가 됐던 소방공무원들의 비품 문제만 제대로 파볼까요? 어디부터 썩어서 어디까지 문제인지 확인해보면 투표권이 있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까지 문제가 있다고 결론이 납니다. 가까운 예로 2018년 예산안 통과될때 여의도에서 통과가 안됐죠. 왜? SOC 예산이 대폭 삭감되고 소방/안전/치안 관련한 예산이 증가했거든요. 최근 몇 년 사이에 끊임없이 발생하는 재난사고로 그 필요성이 높아진 부문에 대한 예산을 대폭 편성했는데 까였습니다. 왜? 2018년에 지방선거가 있잖아요. 선출직 공무원인 여의도 분들에게 SOC 예산 편성은 자기들 밥줄입니다. 그걸 안 준다니까 반대한거죠. 통과됐을때 그 상황은 완전히 역전이 된 상태였습니다. 예산 편성을 많이 해봐야 티도 안나고 선거에서 좋은 소리가 나올리가 없는 소방/안전/치안 부분은 대폭 삭감하고 SOC를 올렸죠. 영화 1급기밀의 현실판 최신버전 모습입니다. 이게 현실이고 그래서 외면이 당연한겁니다.

 

분노했다면 제대로 투표합시다.

 

민주주의가 무서운 이유는 다수결 원칙에 의해서 의사결정이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1인 1표를 행사할 수 있는 투표를 하는 국가입니다. 대통령의 1표, 1000조의 재산을 가진 부자의 1표, 나의 1표가 모두 똑같은 1표입니다. 그리고 이 무시무시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게 바로 선거입니다. 투표를 하는 행위가 권리 행사가 아니라 제대로 하는게 권리 행사입니다. 지역에 마을회관 지어줬다고 찍어주지말고 '더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줄 사람을 찍어주는 시민의식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됩니다.

 

이 영화가 아쉬운 이유

 

시작 후 첫 5분이 참 지루했습니다. 애초에 재미있게 만들어서 돈 벌려는 목적이 아니었다고 봅니다. 제게는 재미있었던 작품이지만 이미 모른척 눈감고 나 살기 바빴는데 굳이 불편한 진실을 확인하는 일이 모두에게 재미있었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져봅니다. 거기에 대해서 화를 내거나 질책할 생각도 없습니다. 그저 '투표'나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만 남겨봅니다. 아마 이 작품은 부모님과 같이 보는 일은 없을겁니다. 재미없어 하실거에요. 하루하루 노동력을 팔아서 생계를 이어가시는데 저런 이야기를 보면 기분만 나쁘죠.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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