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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버스사고 - 흔한 난폭운전의 결과물

일상|2018. 4. 6. 14:51

어제 울산버스사고 소식을 들었습니다. 마침 저도 엊그제 비슷한 일을 겪을뻔해서 이 글을 적게되네요. 현재 제가 본 블랙박스 영상은 총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피의자 차량의 후방 블랙박스 영상, 또 하나는 사고와 무관한 뒤 차에서 촬영된 전방 블랙박스 영상입니다. 이를 토대로 상황을 설명해보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초보운전입니다.)

 

3차로에 시내버스, 2차로에 K5 승용차가 비슷한 속도로 주행 중 2차로 승용차가 버스를 앞지르는 순간 3차로로 차선을 변경하면서 벌어진 참사입니다. 버스 운전기사는 그 상황에 위험을 느껴써 핸들을 틀면서 차로 오른쪽에 담장을 들이받았습니다. 사망 2명, 부상 30여명의 대참사입니다. 저도 비슷한 경우가 있어서 대충 상황이 이해가 됩니다. 피의자는 버스보다 빠른 속도로 앞지르기를 하면서 차선을 변경할 때 오른쪽 사이드미러를 확인하지 않았을겁니다. 자신이 밟은 속도와 버스가 기존에 가던 속도만 생각하고 그냥 차선을 변경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영상 속에서 확인할 수 있는 승용차의 모습에서 나쁜 생각이 들더군요. 차선 변경 후 사고 상황에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마치 사고를 내려고 작정한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혹시 합리적인 의심이 아닌 부정적인 상상이 맞지는 않길 바랄 뿐입니다. ( 3차로 주행 중 버스의 속도가 너무 느리고 시야를 가려서 답답한 나머지 홧김에 위협을 할 목적으로 그런 행동을 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_ 뒤 차에서 찍은 영상을 보면 버스 앞에 달리는 차가 화물차입니다. 굳이 잘 달리던 2차로에서 3차로로 들어갈 이유가 없는 상황이어서 의구심이 듭니다.

 

모든 것은 경찰 수사 결과에서 밝혀지겠지만 '실수' 운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영상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저건 '살인'입니다. 30여명에 대한 살인 미수, 2명에 대한 살인 행위였습니다. 변명하면 넘어가는 '고의성' 여부로 시간을 낭비하지말고 결과만 놓고 처분했으면 좋겠습니다. 고의성을 떠나서 저 상황은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난폭했습니다. 이에 대한 처절한 응징이 필요합니다.

 

울산버스사고는 도로 위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난폭운전의 결과이다.

 

전 초보운전 입니다. 뒷에 '초보운전'이라고 붙이고 다닙니다. 표시를 하면 일부 운전자는 더 난폭하게 굴지만 선량한 분들은 알아서 멀리 떨어져서 오거나 추월해서 지나가기 때문에 제가 편하자고 크고 잘 보이게 붙이고 다닙니다. 그런데 의외로 난폭한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사고를 당할뻔한 경우가 꽤 된답니다. 그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 차선 변경 깜빡이 무시 - 서울에서 서산으로 내려오는 고속도로였습니다. 전 3차로를 주행중이었는데 갓길에 화물차가 정차되어 있었습니다. 브레이크 등, 깜빡이 어느것 하나 불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 속도대로 주행을 하는데 갑자기 3차로로 들어오더군요. 다행히 제 뒤에 차가 없었고 옆 차로에도 가까이 붙은 차가 없어서 2차로로 차선을 변경해서 충돌은 피했습니다만 그 날 처음으로 감정을 실어서 경적을 울려봤습니다. (화물차 외에도 택시도 똑같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 무리한 차선변경 사례 - 울산버스사고와 거의 비슷한 상황입니다. 제가 2차로, 시내버스가 3차로인 상황이었습니다. 전 좌회전을 받아야하는 상황이라 2차로 주행중이었고 시내버스가 저와 비슷한 속도로 나란히 달리게 됐습니다. 그런데 제 뒤에 차주가 제 운전 모습이 불안했는지 제가 속도를 줄여서 버스를 앞에 두고 달리는 상황이 되니까 바로 3차로로 지르고 나와서 제 앞으로 차선을 변경하더군요. 문제는 버스와 저와의 거리가 그리 넉넉하지 않아서 결국 제가 도로 한복판에서 브레이크를 밟아야했습니다. 3차로에 버스 끝과 2차로의 제 차 앞이 끼어들기를 시도한 차량 길이와 비슷한데 거길 들어올 생각을 하더군요. 물론 깜빡이를 켜지 않은 상태로 들어왔습니다. 그래도 위험한 상황까지는 아니라서 경적은 울리지 않았지만 운전 할때마다 참 섬뜩합니다.

 

* 무서운 깜빡이 사례 - 제 차가 2차로 상대방 차가 3차로를 나란히 달리고 있었습니다. 승용차 운전자인 제가 옆 차에 깜빡이를 볼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옆 차가 깜빡이를 켠 것을 제 앞으로 차선 변경할 때 봤습니다. 3차로 앞 차, 제 앞에 가던 차 등 끼어들기를 하기에는 공간이 충분하지 않았는데 고속 주행중에 그대로 머리를 밀고 진입하려고 하더군요. 마침 제 뒤에 차가 멀리 떨어져서 오고 있어서 살짝 속도를 줄였던 기억이 납니다. 내가 나쁜 마음을 먹고 못 본척 브레이크를 안 밟았으면 그 차는 저와 추돌하고 뒤에서 오던 화물차와 추돌해서 운전자는 사망했겠죠. (화물차와 충돌해본 경험이 있는데 승용차는 그냥 종잇장 구겨지듯 되더군요.)

 

제가 직접 겪은 일만 따져봐도 꽤 많습니다. 고작 반 년 사이에 겪은 일이니까요. 우리나라에는 아우토반이 없는데 왜 그리 난리들인지 모르겠습니다. 제 운전 행태가 불안불안해서 뒤 차가 상향등을 깜빡이는건 이해가 됩니다. 미안하지요. 하지만 욕지거리 뱉으려고 옆에 나란히 붙여놓고 제 얼굴을 보고 왜 그냥 가나요? 하시지? 여자나 노인이면 욕하려고 붙었겠죠? 위협하고 화내려고 운전하지는 맙시다. 자신의 운전 실력을 과신하고 남을 깔아뭉개려는 마음을 좀 다스리면서 운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울산버스사고와 같은 일의 피의자가 당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볼까요? 이 사고의 K5 운전자는 운이 엄청 좋은겁니다. 어쨌든 자기는 다치지 않았잖아요. 하지만 대부분의 교통사고는 쌍방이 모두 다치거나 죽습니다. 화를 내려다가 목숨까지 잃어서야 되겠습니까? 대신 이번 사례는 종신 노역형을 받아야죠. 죽을때까지 감옥에서 육체노동하면서 죄값을 치러야합니다. 그래야 법이 제대로 된 것입니다.

 

자신의 운전 실력을 과신하고 자신의 젊음과 법의 방패를 믿고 난폭운전을 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해봐야 말싸움이니 욕 잘하는 사람이 이기는거고,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사례가 많다보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고 보편적으로 묵인되는 사회 상황이 '난폭운전'을 더 부추기는 꼴입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와도 목소리 크면 다 되니까 무섭지가 않은겁니다. 참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대책 마련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이번 울산버스사고는 수 많은 난폭운전자 중 한 명이 아주 희박한 확률에 걸려서 언론에 집중된 사례일뿐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이런 사고는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 전에 확실한 대책을 세워야됩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촬영 장비가 나날이 하이엔드 급으로 좋아지는데 왜 아직도 사각지대를 두는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족족 다 잡아서 징벌적 벌금을 부과해야됩니다. 속도위반 1번에 100만원, 사고 유발시 부상 1명당 5년, 사망 1명당 20년, 벌금 10억, 신호위반 1번에 500만원, 상업용 차량 운전자 법규 위반시 운전면허 20년간 취득 금지, 법규 위반자 고발하면 포상금 100만원, 난폭운전 면허취소, 취소 후 무면허 운전 적발시 종신형, 공소시효 100년 등으로 자기 돈 아깝고 자기 인생 아까우면 아예 위반을 못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억울한 피해자들이 그나마 적게 발생합니다. (생계형 운전자 보장하라는 말 하지맙시다. 자기 생계는 중요하고 남의 목숨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굳이 인간의 입으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가 조금 과격할 수는 있겠지만 울산버스사고 승객들은 대체 무슨 잘못을해서 피해를 입었나요? 그들의 상황보다 가해자의 상황을 보전해주는데 급급한게 씁쓸해서 강하게 적어봤습니다.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흘렀지만 참사의 결과에 대해서 분노만 하지말고 이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결국 자본주의 법치국가에서 채택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징벌적 & 철저한 배상제도' 겠죠. 남의 일이라고 분노하고 화내는데서 끝내지말고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분들이 앞장서서 실효성 있는 논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은 실패하거나 자기보다 못난 사람의 말은 무시하는 동물이니까 잘 나가는 사람이 이런 일에 팔을 걷어붙이는게 현실적이겠죠.)

 

이미 벌어진 사고, 공권력에서 처리중이고 결과는 익히 예상하는대로 나올 것입니다. 다친 사람, 죽은 사람만 억울하겠죠. 언제나 그랬으니까. 저도 영상을 보자마자 입에서 욕이 나오던데 실제로 피해를 본 분들은 얼마나 마음이 상했을까? 그저 일반인인 저는 그런 걱정만 할 뿐입니다. 다만, 이번 기회를 빌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대책이나 논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가해자는 처벌 제대로 받았으면 좋겠고 해당 가해자 차의 보험사는 지급거절해서 가해자가 오롯이 자기 힘으로 모든걸 배상했으면 좋겠습니다. 자본주의 사회니까 결국 구금 외에 '돈'으로 책임을 지우는게 제일 확실하겠죠. 남의 일이지만 이번 울산버스사고 만큼은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까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더불어 저도 정상적인 운전 습관을 길러야겠네요. (분노하지말고, 화내지말고, 열받지 않고 운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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