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에 해당하는 글 1

썰전 266회를 본 후에 느낀점 정리

취미|2018. 4. 25. 00:52

오늘 치킨을 시키면서 지난 주 방송했던 썰전 266회를 시청했습니다. 보면서 느낀점은 같은 말이라도 얼마나 세련되게 할 수 있느냐에 대한 자책이었습니다. 이에 썰전 266회를 보고 난 후에 제 생각을 짧게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개헌 문제 (나경원 의원 참석 분량)

 

개헌은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닌 가치관의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선과 악의 구분은 필요하지 않다. 다만 지난 주 썰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나경원 의원의 논리가 더 공감이 갔다. 평소 많은 생각에서 공감됐던 유시민씨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감정조절에 실패한 느낌이 강했다. 개인적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개헌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지만 준비가 많이 부족한것 같다. 결국 가장 좋은 기회를 놓쳐버렸다.

 

아마 이 문제는 집권한 자와 집권하지 못한 자 사이의 협의가 전제되지 않는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이념과 사상의 대립이 기반이 되는 정치 권력간에 담합만이 남을 일이다. 결국 또 부정부패만 남는다.

 

댓글 조작 문제

 

내게는 익숙한 일상인 댓글 조작 문제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봤다. 개인의 선거 활동, 댓글 활동은 합법이라는 말에서 피식 웃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모든 여론 조작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 수사권이 없는 상태에서 매크로를 사용했다는 증거를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떤 조작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문제를 다루는데 계정의 진위여부는 언급하지 않더라. 그게 핵심인데 분란을 키우는데 집중하는 모습이 보기 민망했다.

 

번외로 드루킹의 일본 침몰에 대한 예언을 들었을때 웃었습니다. 오사카 총영사 후보로 추천된 사람이 면접에서 자신이 그 자리에 가야되는 이유가 드루킹의 예언 때문이라고 말했다는 대목에서는 씁쓸했습니다. 차라리 자본을 키우기 위해서 드루킹을 믿어주는 '척'했던 자본주의자들이었다면 좋았을텐데. 진짜 믿었구나 싶었네요. 씁쓸했습니다.

 

다산신도시 갑질 문제

 

내가 했던 말과 유시민의 말이 동일한 내용이다. 이 일은 아파트 측이 자신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서 비용을 지불할 의지만 가지면 끝나는 일이다. 그 생각이 없이 자신들의 편의만 고집했기에 불거진 해프닝이다. 이 해프닝에 씁쓸함을 선물한것이 바로 지방자치단체의 실버택배 타협안이었다. 특정 아파트 단지 입주자가 부담해야되는 비용을 왜 세금으로 해결하려고 했는지 강도높은 조사와 공정한 수사로 밝혀야한다.

 

답을 말해주면 대한민국의 미성숙이 원인이다. 고질적인 폐해. 문제가 발생하면 얼마나 잘 해결했느냐를 보는게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 불이익을 주고 평가하기에 바쁜 관행이 문제다. 덕분에 다양한 사회 문제에서 피해자의 인권은 짖밟히고 가해자의 죄는 처벌받지 않는다. 이러한 관행이 결국 지방자치단체가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세금을 사용하려는 범죄를 시행하도록 부추겼다. (결국 여론에 밀려 실버택배 결정은 철회)

 

삼성증권 유령주식 문제

 

이 문제는 두 가지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첫번째, 주식은 비트코인과 같다는 사실을 증명한 사건이다. 시총보다 더 많은 양의 주식을 팔아치워도 감지가 안되는 시스템은 이미 주식과 증권에 대한 신뢰 자체를 무너뜨렸다.

 

두번째, 직업 윤리의 부재, 도덕적 해이 문제다. 일을 하는 근로자가 그 일에 대해서 가져야하는 윤리의식이 없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할 말이 많다. 한국은 세계 11위 경제 대국이다. 하지만 시스템이나 윤리의식, 법 체계, 처벌 규정은 봉건사회의 기득권층 보호를 위해서 마련된 법에 머물러있다. 그마저도 관리와 감독을 하지 못한다. 결국 경제규모를 갖췄으면서 불법과 합법의 경계에서 편법이라는 이유로 돈으로 인권을 유린할 수 있는 지구상에 유일한 국가가 되었다. 솔직히 왜 외국 자본이 우리나라에 들어온다고 생각하는가? 법이 정의 구현보다 범죄를 저지른 자본의 편에 서있기 때문이다. (법문은 현대적이나 집행은 봉건적인 사회 시스템이 해외 자본을 국내로 유입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다.) 

 

드라마 송곳에 이런 상황이 나온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한국의 대형마트 직원이 본사에서 파견된 관리자에게 '우리도 프랑스 직원들과 동일한 대우를 해달라'고 요구했을때 관리자가 웃으며 이렇게 대답한다. '여긴 한국이잖아. 그렇게 할 필요가 없어' 난 이 대사가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느꼈다. 삼성증권 유령주식 문제는 내가 가진 평소 생각을 다시 한번 끄집어냈다.

 

한국은 아직 대화와 타협에 미숙한 나라다.

 

어떤 다큐멘터리에서 비효율의 극치를 본 적이 있다. 마을 옆에 도로를 하나 건설하는데 사람들끼리 의견 일치가 안 되는 상황이다. 한 쪽은 도로를 놓는 일이 마을 경제발전에 이익이라서 찬성하는 쪽, 다른 한 쪽은 마을을 둘러싼 숲을 훼손한다며 반대했다. 이 두 집단은 10여년을 이 문제로 대화를 했고 결국 한참 뒤에야 마을을 통과하지 않고 옆으로 지나쳐가는 선에서 도로가 건설되는 것에 합의했다. 이는 선택의 타이밍이 생명인 요즘 세상에 비효율적인 사례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런 비효율을 견디는 경험이 필요하다.

 

그 비효율을 회피할때마다 부정한 방법들이 동원된 끝에 우리나라는 대화와 타협을 할 줄 모르는 국가가 되어버렸다. 다른 부분은 논외로 하더라도 정치에서만큼은, 민생법안이 아닌 이념의 대립에서는 이런 비효율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걸 국민도, 정치인도 용납하지 못하기때문에 우리는 항상 선과 악은 고사하고 최선과 차선도 없는 최악만을 선택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합리적인 비효율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성숙하고 국가가 발전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 수 있다. 언제까지 빠르게 결정하고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고 반발은 권력으로 눌러버리거나 세금으로 때우는 방식의 국가 운영으로 버틸수는 없잖은가? 모든 존재의 수에서 100% 일반 국민만 손해보는 장사를 언제까지 계속 해야만 하는가? 그대들도 국민 아니었던가?

 

생각을 마무리하며 남기는 글

 

전체의 안정을 위해서 일부의 부정부패를 건드릴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쨌든 인간은 돈을 벌어서 밥을 먹고 살아야되는 동물이니까요. 그래서 많은 문제들은 원인과 결과, 해결책까지 알면서도 고쳐지지 않습니다. 특히 대화와 타협을 위한 비효율을 경험한 적이 없는 사회에서는 더 심하지요. 이해합니다. 그래도 이제는 그 비효율을 감내할 용기를 가져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 많은 인권유린과 부정부패를 통해서 빠르게 성장한 대한민국. 이제는 성장의 속도를 조절하려는 국민적 공감과 의지가 필요한 때입니다. 장담컨데 우리가 앓고 있는 거의 모든 사회 문제가 해결될 것입니다. 모든 문제의 뿌리는 하나니까요.

 

마지막으로 썰전 266회에서 유시민이 했던 명언을 남겨봅니다.

 

이기주의를 욕하는 것은 자본주의를 폐지하자는 것과 같다. 다만, 어떠한 일이 내게 손해를 끼치더라도 그 일이 부당한 방법이 아니라면 나는 그 일에 대해서 반대할 권리가 없다. 권리가 없는 이의 말에 시간낭비하지 말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