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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 _ 인고의 착각을 기억하자

일상|2018. 2. 18. 15:34

삶의 지혜 _ 인고의 착각을 기억하자

 

오늘 아침에 뉴스 기사를 보다가 울컥해서 덧글을 남겼습니다. 보통 온라인에 덧글로 의견을 남기는 성격이 아니지만 꼭 할 말이 있어서 남기게 됐네요. 그 기사의 내용은 2030 세대 무직자 중 일부는 '그냥 놀았음' 상태로 그들을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그들의 말을 가만히 들어보면 구조적인 문제에 의해 일을 하는것보다 하지 않는게 더 낫기때문에 취직보다 '무직'을 택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네티즌의 의견은 '배가 불렀네', '부모 잘 만나서 놀고 먹는구나', '정신상태가 썩었다' 등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보다 못해서 덧글을 남겼으나 비공감만 수두룩하게 받았네요.

 

그 덧글 중 하나가 참 가슴아프게 만들어 이 글을 적게되었습니다. 덧글 내용은 '나도 아침부터 밤까지 열심히 사는데 너무 힘들다. 저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놀고 먹는 것들은 정신상태가 썩었다.' 저도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평생 직장', '열심히 살기'를 했었습니다. 회사가 크면 내 생활도 나아지겠지? 내가 속한 곳이 잘되면 내 인생도 좋아지겠지? 라는 생각으로 오전 7시에 가장 먼저 출근해서 새벽 1~2시에 가장 늦게 퇴근했습니다. 처음 몇 년은 성공적이었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정말 열심히 살면 잘 살게된다고 생각하나요? 그래서 저 인터뷰 속 주인공들이 한심하고 바보같아 보이나요? 전 오히려 아직 20대인 그들이 부럽기만 합니다. 전 마흔이 다 되어 내 일을 찾았는데 그들은 서른도 되기전에 자기의 일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요. '열심히'는 정답이 아닙니다. 더불어 '똑똑한'도 정답이 아닙니다.

 

이런책장너무멋져

 

인고의 착각을 아시나요?

 

'참고 견뎌 열심히 살면 반드시 그 보상을 받을 것이다.' 이런 믿음을 바로 인고의 착각 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저 생각이 틀린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보상이 자기가 원하는 것이 아닐수도 있습니다. 적나라하게 말하면 한 달동안 쉬지도 않고 미친듯이 일했는데 '자네가 없으면 회사가 돌아가지를 않네. 고생했어' 이 말 한마디가 보상일지도 모릅니다. 그걸 원하시나요? 진심도 담겨있지 않은 말 한마디? 만약 자신이 저 말을 들었다면 당신은 '도구'입니다. 값 싸고, 말 잘 듣고, 내가 돈 버는데 유용한 '도구'. 젊었을때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반드시 '열심히 살았는데 난 왜 이렇지?' 하는 순간이 옵니다. '열심히'만 살아서 그렇다는걸 모르는게 안타까운 순간이죠.

 

인고의 착각을 극단적인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두 사람이 각기 다른 장소에서 땅을 파고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동일한 장비를 갖고 100미터 깊이로 땅을 파내려갔고 한 명은 바위를 만났으며, 한 명은 황금을 만났습니다. 바위를 만난 사람은 밖으로 나와 쌀밥에 고깃국을 먹었고, 황금을 만난 사람은 그걸 팔아 건물을 샀습니다. 둘 중 누가 더 열심히 살았습니까? 둘 다 열심히 했습니다. 다만 위치를 잘못 선택했기 때문에 동일한 시간을 동일한 노동을 하고도 결과가 다른 것입니다. 이게 바로 인고의 착각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얻기 위해서 어디를 파내려 갈 것인가?'를 '열심히' 전에 고민해야 됩니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이 '열심히'만 강요하는 분위기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에 합당한 보상이 따르지 않는 맹목적인 '열심히'를 강요하는 사회. 자신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적'임을 인지하고 있죠. 그래서 그저그런 직장에 취직하기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것을 택하게 됩니다. 그들은 정신상태가 썩은게 아닙니다. '열심히' 전에 한 가지 물음표를 더 던졌을 뿐입니다. '무엇을' 이라는 물음표죠. 그리고 사실 우리나라에는 이 물음표에 제대로 대답을 할 수 있는 직장이 별로 없습니다. 제가 아침에 본 기사는 바로 그것을 꼬집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예전에 먹고 살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던 세대가 아닙니다. 이제 직장도 근로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됩니다. 계약서에 명시된 근로시간을 지키고, 그들이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일이 없도록 일에 대한 충분한 보수를 지불하는 일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겠죠. 이 기초적인 보장만 해줘도 해고 당하지 않기 위해서 알아서 열심히 일을 하겠죠. 이제 우리나라의 일꾼들은 인고의 착각에 빠져 귀중한 자신의 젊은 날을 희생하지 않습니다. '무작정 열심히만 한다고 잘 살게 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사실을 자신들의 부모님 세대의 인생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아르바이트 경험으로도 쉽게 알 수 있는 세상이니까요.

 

쉽게 생각해봐요. 1년에 수 십, 수 백억의 연봉을 받아가는 회장님들은 무슨 일을 하시나요? 10 살도 되기전에 수 십억원대의 건물과 주식을 갖고 있는 어린 아이들은 무슨 일을 했나요? 그들은 '열심히' 살았나요? 아닙니다. '잘' 살았습니다. 이 두 단어의 차이를 기억해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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