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침대 라돈 매트리스 관련 원자력안전위원회 중간발표를 보며 느낀 점

일상|2018. 5. 14. 17:28

오늘 오전에 전에 일했던 가구점의 직원이 카톡을 하나 보내줬다. '라돈 매트리스에 대해 과장해서 보도한 SBS는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라는 늬앙스의 기사였다. 받아서 읽고 난 뒤에 원자력안전위원회 공식 블로그를 방문해서 중간발표 내용을 확인했다. 그 뒤 느낌은 지인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어설프다.' 였다. 난 돈을 받고 글을 적지 않으며 설사 그렇다고해도 거짓말을 올리지는 않는다. 그럼 이제 내 느낌을 가감없이 적어 올린다.

 

원안위 중간발표내용

 

https://blog.naver.com/prnssc/221272358020

 

일단 측정의 대상이 되는 매트리스 모델이 늘어났다.

 

네오그린헬스, 뉴웨스턴, 모젤, 벨라루체, 그린헬스1, 그린헬스2, 파워플러스포켓, 파워트윈플러스, 파워그린슬리퍼

 

완제품, 판매사, 제조사, 파우더 공급사 등 총 7회에 걸쳐서 조사한 내용의 중간발표 결과는 사실 좀 실망스러웠다. 블로그의 덧글에도 나와있지만 어설펐다. 좀 많이 아쉬운 결과였다. 간략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방사능이 검출은 되지만 연간 최대 외부피폭선량이 가공제품 안전기준보다 낮다.

2. 연간 최대 내부피폭선량도 가공제품 안전기준보다 낮다.

3. 제품과의 이격거리가 멀어질수록 수치가 낮아져 실내공기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4. 향후 신체 밀착 제품에 대한 모자나이트 사용을 제한하도록 정책을 변경하겠다.

5. 천연방사성물질 성분 함유 표시를 의무화하겠다.

 

※ 사족으로 라돈과 토론의 방출시 비닐로 밀봉을 하게되면 외부로 유출이 거의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종이로 밀봉할 경우 50% 정도 방사능 물질 방출량이 줄어든다고 하네요. 일전에 제 글에서 어떤 분이 걱정하셔서 비닐로 밀봉해서 다른데 두는게 낫겠다고 했는데 원안위 블로그에서 같은 내용의 대처법이 있었습니다. 이제라도 불안하시면 비닐로 포장해서 따로 두는게 좋을것 같네요.



 

중간발표 내용에 대한 내 생각

 

측정 방법이나 결과값은 문제가 없으나 기본적으로 시료의 선택이 잘못됐다.

 

문제가 발생한 제품의 경우 현재 생산되는 제품이 아닌 2008년 ~ 2014년 제품에 집중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완제품 시료는 2016년 제작된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또한 공장에서 바로 나온 완제품이 아닌 현재 사용중인 소비자들의 제품도 포함해야되는데 이 부분은 왜 제외됐는가? 설마 출고 시점을 기준으로 제조사의 책임을 한정하려는 것이 아닌가?

 

제조사의 책임을 소비자가 사용중에 발생하는 것에까지 물리는 것은 다소 과격한 감이 있다. 하지만 매트리스의 경우 신체와 접촉된 상태로 장시간 사용되는 것으로 제품 개발 당시에 충분한 확인이 필요함에도 그렇지 못해서 사용기간에 따라 문제 발생 소지가 있는것은 제조사의 책임으로 물어도 할 말이 없다고 본다. (왜 제품 개발 시점에서 10만회 테스트, 20만회 테스트를 하는지 상기했으면 좋겠다.)

 

실내공기질에 영향이 미비하다는 결과에 대한 추가 보강이 필요하다.

 

제품에서 2CM 떨어진 위치에서 측정한 값보다 50CM 떨어진 지점에서 측정한 값이 현저하게 낮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실내공기질에 미치는 영향이 낮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한정된 공간에 분포한 기체의 양이 어떻게 되는지 말해주면 좋겠다. (표 말고 알기 쉽게 결과값을 알려줘라.) 라돈이나 토론이 2CM 떨어진 거리에서 다량 검출됐다가 즉시 소멸하는게 아니라 남아있는다면 50CM 떨어진 거리에서 농도는 낮더라도 총량은 같은게 아닌가? 이게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결과가 필요하다. (소주잔에 소금 한 스푼을 넣는것과 맥주잔에 소금 한 스푼을 넣게되면 농도는 다르지만 소금의 양이 같다. 그걸 마셨을때 사람이 먹는 소금의 양은 같은데 그게 문제가 없다는건 이상한 논리가 아닐까? 농도가 짙어져도 환기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면 그에 대한 안내도 해야되는게 아닐까?)

 

중간발표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자.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의미하는건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들에게 안정을 주는 것'이다. 그럼 당사자가 이해하기 쉽고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으려고 노력해야되지 않을까? 왜 사람이 아니라 숫자 놀이 하기에 급급한지 모르겠다. 그래서 어설프게 보였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민간 단체인가?

 

나 또한 주변에 이 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말에도 고개를 끄덕이는 경우가 많다. 내 일이기도 했으니까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번에 원안위에서 발표한 중간결과는 많이 아쉬웠다. 그 값이 맞다고 하더라도 그 값을 왜 세상에 내놓아야되는지 모르는것처럼 보였다. 최종 결과 발표때는 좀 더 실제 사용자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결과값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적어도 실제 사용되고 있는 제품, 문제가 의심되는 제품은 시료에 포함시켰어야지.)

 

이번에 중간발표가 정확하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납득할 수 있는 시료 채택이 필요할 것 같다. 또한 결과값을 일반 사용자가 알아듣기 쉽게 알리려는 노력도 필요할 것 같다. 단지 측정하고 보고하는게 '일'이 아니잖아.

 

※ 그리고 이번 기회에 제작이 아닌 수입 유통하는 기업들 제품도 전수조사하자. 제작에 관여하지 않고 그냥 도매로 떼다가 한국 시장에 파는 그 브랜드들도 확인해보자. 내가 매트리스 소개 글을 많이 작성하면서 각 제조사 홈페이지를 참고하는데 성분 표시된 경우를 본 적이 없거든. 과연 진짜 상태는 어떨지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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