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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 첫방송 감상평

취미|2018. 3. 22. 16:35

가수겸 배우 이지은(아이유)이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챙겨봤습니다. 시청 전에 포털사이트를 통해서 공개된 시놉시스를 확인했는데요. '아저씨 삼 형제와 한 여성이 서로를 통해 삶을 치료'하는 내용이 끌렸습니다. 좋아하는 배우, 관심있는 스토리였기에 긍정 마인드로 첫 방송을 어제 밤에 본방사수했는데 그 첫 느낌은요. '아직 모르겠다.'

 

나의아저씨포스터

 

쓸데없는 상상은 NO

 

첫 방송 기사에 달린 덧글을 보면 기분이 참 더러워집니다. '아재들 실제로 저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니까 상상하지마' 라는 덧글. 대체 무엇을 상상하고 쓴 덧글일까요? 한국인에게만 통용되는 그 '남자다운' 폭력성을 떠올렸겠죠. 4~50대 아재와 20대 힘들게 사는 여성의 야릇한 관계를 떠올렸나봅니다. 그래서 위에 포스터를 올려봅니다. '서로를 통해 삶을 치료하는 이야기' 입니다. 미투에 펜스룰을 들고 나오는 사회에서 저 말이 참 어렵게 들릴수는 있겠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랍니다. 다만 tvN 나의 아저씨는 첫 회 설정이 지나치게 과했죠.

 

인물들

 

첫 회만 보고 적은 인물들 이야기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홈페이지를 확인해보세요.

 

박상훈(박호산) : 22년간 했던 직장생활 퇴직 후 퇴직금을 날리고 가족과 따로 살게된 아저씨, 남의 결혼식과 장례식, 돌잔치에 열심히 얼굴 도장을 찍으며 '사회생활 잘하는 법'을 실천했지만 끈 떨어진 연이되자 그 동안 들인 봉투조차 거둬들일 수 없음에 개탄하는 평범한 중년.

 

박동훈(이선균) : 제일 재미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평범 이하의 아저씨, 튀지 않게 조용히 시간 때우듯 인생을 허비하는게 익숙한 40대의 중년, 그의 손에서 놀아나는건 퇴근 길 끌려가는 소주병 뿐, 그 곁에는 남편의 후배이자 회사 대표인 놈팽이와 바람이 난 마누라 뿐. 해서는 안되는 말이지만 왜 나는 그 마누라(이지아)가 이해가 될까? '중년이여 자기답게 살자'고 외치고 싶은 주인공 캐릭터.

 

박기훈(송새벽) : 직장생활 전무, 영화 감독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배짱이 아저씨, 그런데 첫 회에서 그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큰 형과 함께 노모에게 삼시세끼를 얻어먹는 한량같은 인생.

 

이지안(아이유) :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앳된 소녀, 낮에는 동훈의 직장에서 계약직 사원으로 전표 정리와 우편물 정리를 하고 퇴근 후에는 짬짬히 고급 식당에서 설겆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억척스러운 여성. 그런데 그녀의 모습에서 그 나이에 보이는 생기발랄함은 보이지 않는다. 세상에 치이고, 사람에게 데이고, 돈에 열이 받을만큼 받은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보통은 어느 좋은 날 사기 당해 전재산을 잃고 세상의 미아로 곤두박질친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모습이 그녀에게서 보인다.

 

사람에게 약은 사람이다.

 

내가 '나의 아저씨'를 통해서 꼭 확인하고 싶은 명제다.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것들을 누군가의 상상력과 재능을 통해서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 중년 3형제와 앳된 소녀가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지 기대가 된다. 실제로는 '사랑'이 될 수도 있지만 분위기상 '위로'로 그려질 가능성이 크다. 남자와 여자, 가진 자와 못 가진자의 대립 구도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모습을 잘 그려내기를 기대할 뿐이다. 이런 이야기가 판타지로 받아들여지는 현실이 많이 아쉬울 뿐이다.

 

이지안 캐릭터

 

첫 회에서 단 한 컷이었던 '개뻥이지?' 이 대사를 제외하고는 다 마음에 들었다. 본인의 상황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난 이상하게 아이유의 우울한 감성이 묻어난 곡들이 참 좋았다. 그게 '나의 아저씨' 첫 회에서도 잘 녹아나서 보는 맛이 있었다. 너무 여리여리하고 어려보여서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도 있는데 난 그 반대였다. 잘 어울리는것 같다. 초반 분위기가 아주 어두워서 걱정을 좀 했는데 기우였다. 2회도 기대감이 생긴다.

 

여기서 핵심

 

아이유가 연기하는 이지한 캐릭터는 박호산님이 연기한 박상훈 캐릭터보다 더 인생의 쓴 맛을 많이 봤을거에요. 22년을 직장생활하다 짤리고 나서야 그가 뱉어내는 인생의 쓴맛을 이미 이지안은 다 봤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회사 안에서도 말이 거의 없죠. 밖에서도 말을 꺼내지 않아요. 웃지도 않고 울지도 않아요. 왜?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까요. 사람들이 보여주는 '선량하고 싶어서 행하는 위선'에 진절머리가 난 모습이었어요. 전 첫 회를 보고 어쩌면 '이지안'이 저 삼형제에게 뭔가 의미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그런 장면을 상상하며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봐요.

 

나의아저씨포스터

 

첫 회의 강력한 포석은 바로 관계 만들기

 

배울만큼 배우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재미없는 인생 '박동훈', 그가 사무실에서 전표 정리를 하는 계약직 직원에게 인간적인 호기심을 갖기 위해서 첫 회에서 배치한 설정은 '배달실수로 자신에게 온 뇌물' 입니다. 이미 세상 끝까지 가봤던 이지안은 감독의 생각대로 낚아채기를 하고 이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서 감정을 가질겁니다. 그 감정은 여러가지겠죠. '좋다, 싫다, 궁금하다, 화가난다. 등등' 여기부터 시작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상대방에 대해서 감정을 가지는 것에서 시작되니까요. 그리고 '나의 아저씨'는 이지안에게는 화사한 일상을, 박동훈에게는 재미있는 일상을 느끼게 해줘야 합니다. 상대방의 존재가 그 일상을 만드는 열쇠가 되어야죠. 그게 제가 기대하는 '서로를 통해 치료하는 삶'의 이야기랍니다. 과연 이 드라마는 얼마나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펼칠까요? 기대가 되네요.

 

※ 이 작품이 남자와 여자, 이뤄진 삶을 사는 중년 남자와 아직 아무것도 갖춘게 없는 어린 여자의 모습보다 등장 인물들이 서로 기댈 언덕이 되는 존재로서 인생에 있어서 좋은 친구로 남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남자 여자는 너무 지겹잖아요. 돈으로 젊은 이성의 몸을 사고 그것으로 쾌락을 탐닉하고, 반항할 힘이 없는 이성을 권위로 찍어 눌러 유린하는건 너무 현실적이잖아요. 대인관계가 거의 없는 제 주위에도 불륜과 부정, 바람은 흔하다고요. 요즘 상황도 그러하니 이 드라마에서는 좀 판타지라도 '사람 대 사람'의 이야기를 봤으면 좋겠습니다.

 

* 일일 연속극인데 회가 거듭될때마다 글을 적을수는 없지요. 나의 아저씨에 기대하는 마음을 적었으니 나중에 종영을 하면 전체 감상평을 남겨볼게요. 전에는 1회, 2회 스틸컷 찍어서 줄거리 나열했는데 시간 지나니까 쓰레기가 되어버려요. 첫 회는 봤으니 마지막회를 보고 하고 싶은 말들을 블로그에 옮겨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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