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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일자리대책] 청년내일채움공제 3년형 출시 소식을 접한 느낌

일상|2018. 5. 29. 15:31

점심 식사를 하면서 뉴스를 보다가 자막으로 조그맣게 나오는 소식이 눈에 들어왔다. '청년 3년간 600만원 적립하면 3천만원으로 돌려준다.' 이 한 줄의 소식을 보면서 담배 생각이 났다. 내가 30대 초반에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빚더미에 올라서 생과 사를 고민할 때가 생각나더라. 소비를 완전히 줄이고 식사도 줄여가면서 빚 갚는데 최선을 다했지만 너무 힘들었다. 그 때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관공서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을때 돌아온 대답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청년은 29세 이하입니다. 지원 대상이 아니에요.'

 

청년일자리대책이 통과되면서 청년내일채움공제 3년형이 출시된 것은 해당하는 사람에게 상당히 도움이 되는 정책이다.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고 누군가의 1년치 월급을 얻는거잖아. 가만히 있으니 정말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긴 하는구나 생각된다. 이미 난 서른 여덟 그래도 세상이 바뀌니 누군가는 혜택을 보는구나.

 

그래도 한번 묻고 싶다.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언론 보도에서 청년에 대한 정확한 정의도 같이 공표하는게 어떨까? 뉴스는 저렇게 나오는데 정작 필요한 사람은 자격이 안되서 도움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정말 자신있는 정책이면 혜택을 받는 개인에 대한 기준을 가장 먼저 공표해야되는게 아닐까?

 

위 정책에 해당되는 청년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다음부터는 피해자인 기업들의 기준과 함께 수혜자인 청년들의 기준도 같이 좀 공표했으면 좋겠다.

 

물론 난 이미 장년의 끄트머리에서 중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있다. 그래서 현 정부의 청년일자리정책에 직접 수혜자는 아니다. 대한민국의 정부 정책 기조 유지율로 볼 때 내 자녀가 혜택을 볼 일도 없다. 길어야 5년아닌가? (사실상 5년 이내에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는데 국가의 정책이 5년 시한부라는건 치욕스러운 일이다.) 다만 걱정되는 마음에 이번 정책 결정에 대해서 한 마디만 따로 적어본다.



 

돈으로 지원하는건 미봉책에 불과하다.

 

지금 당장 혜택을 보는 사람에게는 가뭄에 단비같은 좋은 정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첫 직장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중소기업인 첫 직장에서 고생을 하더라도 높은 연봉의 이직, 좋은 환경의 직장으로 이직을 하거나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 갱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과연 29세 이하의 청년들에게 중소기업 중 그런 직장이 몇 개나 될까? 돈으로 지원해서 지금 당장 각종 통계 수치를 높일수는 있지만 잘못하면 그 수혜자들의 인생을 망치는 정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5년짜리 정부, 5년짜리 정책이지만 100년짜리 정책을 고민해라.

 

청년일자리대책의 대전제는 산업구조의 개편과 생산된 가치의 극대화다. 1명이 1시간 동안 일을하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가 10이 되는 산업들 위주로 국내 주요 산업을 재편하고 육성해야된다. 국민 한 사람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어지는 라이프 사이클에 정부의 큰 그림이 관여해야만 이룰 수 있는 아주 큰 전제다. 이것이 없으면 지금 하는 모든 정책은 포퓰리즘에 지나지 않는다. 좋은 대학을 나온 수재들이 모여 있으니 구체적인 그림은 직접 그리길 바란다.

 

* '관광 한국' 을 꺼내들지는 마라. 너무 창피하거든.

 

※ 위 내용은 올바른 정책과 행정을 통해서 현재 중소기업의 구인난, 청년의 구직난이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든 원인을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 쓴 글입니다. 원인과 결과는 명확한데 그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상황이지요. 그래서 다소 과격한 방법으로 빠른 시간 안에 국가 경제의 구조를 바꿔야된다고 썼습니다. (중소기업의 생산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일단 능력이 부족한 기업의 퇴출이 필요한데 그걸 강제로 집행하는건 현재의 체제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보통 한 가지 일을 하면서 직장생활을 하면 이직을 할 수 있는 타이밍에 한계가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일반 직장인 기준으로 35세가 한계점인데요. 20대 중반의 사회 초년생에게 약 10년이 주어집니다. 그 중 첫 3년을 청년내일채움공제의 도움으로 종잣돈 마련의 기회로 쓸 수 있죠. 그럼 남은 7년 동안 3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직을 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여서 노후까지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됩니다. 정책이 좋고 3천만원을 쥐어준다고 무턱대고 취업부터 하면 남은 7년과 그 뒤에 50년을 방황할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정책과 상관없이 첫 직장에 대한 고민은 충분히 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로 예전에는 이런 일이 발생하면 전쟁을해서 인구 수를 줄이거나 영토 확장으로 기회를 늘렸습니다. 민주적인 방법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 어쨌든 현재 청년들은 좋겠다. 그래도 첫 직장은 신중하게 선택해라. 젊을때는 인건비가 싸서 너도나도 다 부르는데 조금만 나이들고 연봉 올라가도 안 쓴다. 그게 현실이다. 아무 일이나 하면 정말 나중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자영업으로 다 내몰리는거야. 애매한 직장이라면 차라리 아르바이트가 나을수도 있다. 아무리 그렇다고해도 청년내일채움공제 3년형은 정말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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