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은성기계에 해당하는 글 1

쭈꾸미 양망기 엔진 바꾼 에피소드 (충남 서산)

일상|2022. 10. 9. 10:32

이번 주 수, 목 2일 동안 아버지가 사용하던 쭈꾸미 양망기 엔진을 바꾼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구글이나 네이버, 다음 등의 포털 사이트에서 제대로 된 정보나 유용한 이야기가 없어서 제 경험담을 남기니 누군가에는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사건의 배경

 

아버지는 7년 전에 동네에서 이사를 가는 집의 배에 붙어있던 쭈꾸미 양망기와 엔진을 구매해서 사용했습니다. 이후 엔진이 노화되어 사용이 어려워지자 동일한 제품으로 하나 더 구매했는데요. 전에 사용하던 제품과 최근에 시중에 풀린 제품에 나사 구멍이 달라서 애를 먹었습니다. 양망기(일명 로라)와 엔진을 연결하는 부품의 구멍과 엔진에 뚤려있는 구멍이 달라서 연결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는데요.

 

아버지도 직접 신품을 구매해서 설치했던게 아니고, 저도 기계에 대해서는 아는게 하나도 없어서 간단한 문제를 2일에 걸쳐서 해결해야 했습니다.

 

사건만 보면 연결부인 스테인리스 재질의 부품에 구멍을 뚤어서 신품 엔진과 구품 양망기를 연결하는 작업이었는데요. 스테인리스 재질 혹은 철판에 구멍을 내는 작업을 어디서 하는지 몰라서 낭패를 볼 뻔 했습니다. 특히 서산의 경우 철공소는 많지만 대부분 재료나 부품을 판매하거나 간단한 수리를 하는 곳이 대부분이라 어려웠는데요.

 

문제를 해결한 뒤에 돌아보면 너무 간단한 일을 몰라서 어렵게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건 내용

 

▲ 문제의 엔진과 양망기의 모습입니다. 엔진과 유압호스화 양망기 연결부가 맞지 않아서 고생을 했네요.

 

* 저와 아버지 모두 같은 제품이니 구멍이 똑같겠지라고 생각해서 그냥 사들고 집에 갔다가 낭패를 볼 뻔 했습니다.

 

▲ 엔진의 이름은 미쯔비시 gt600 입니다. 지금도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서산 시내의 한 공구점에서 팔더군요. 냉큼 사와서 맞춰봤는데 구멍이 안 맞아서 적잖게 당황했습니다.

 

※ 한번 겪어보고서야 안 이야기지만 보통 양망기와 엔진을 새로 맞출때 세팅을 완전히 새로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세팅 업자들까지 있다네요. 그걸 모르고 기성품을 사와서 대체하면 될거라고 생각했던게 문제였네요.

 

▲ 문제의 연결 부위 부품은 거치대와 유압호스 연결 부품 사이에 있는 스테인리스 였습니다. 나사 구멍을 다시 뚤어야되는 상황이었지요.

 

▲ 엔진과 부품의 연결 부분, 부품과 유압호스 연결 부분 모두 사진을 찍어가서 맞췄네요.

 

▲ 처음에는 엔진을 구매한 공구상 옆에 총포사에서 나사 구멍 크기에 맞게 새로 스테인리스 부품에 구멍을 뚫었습니다. 4개 뚫는데 2만원 드렸네요. 그런데 쉬울줄 알았던 구멍 뚤기는 생각보다 어려웠고 위험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유압호스 연결부 구멍도 새로 뚤어야했는데 두께가 더 두꺼워서 이 곳에서는 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 충남 서산에 두꺼운 철판에 타공을 해주는 업체를 찾게 됐습니다.

 

※ 이럴때 쓰라고 있는게 맘카페라 바로 어머니 아이디로 접속해서 물어봤는데요. 두 곳이 나왔습니다.

 

▲ 태안여고 쪽에 있다는 은성기계를 가장 먼저 소개받았는데요. 10cm 두께의 철판에 타공을 받아본 적이 있다는 답변을 받고 1차 목적지로 잡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뒤이어서 충남 서산 시내에도 철판에 타공을 해주는 곳이 있다고해서 그곳부터 들르기로 했지요.

 

▲ 그곳은 바로 서산 터미널 근처에 있는 대휘철공소입니다. 나중에 아버지에게 들으니 전에 굴 농사를 지을때 조새를 벼리려고 자주 찾았던 집이라고 합니다. 단순히 대장간이라고 생각해서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네요. 어쨌든 서산 대휘철공소에서 큰 구멍 2개, 작은 구멍 1개를 추가로 만들고 5만원을 드리고 나왔습니다.

 

여기에서 구멍을 못 뚫으면 태안에 가고, 거기도 가게가 없어졌거나 이전되어 못 찾으면 안산이나 시흥까지 갈 생각이었는데요. 비교적 쉽게 해결되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사건이 마무리된 후

 

사실 일을 다 치르고 나서 드는 생각은 경험의 부재가 너무 컸다는 것입니다. 경험이 있었으면 쭈꾸미 양망기 엔진을 교체할때 발생한 문제를 쉽고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었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마음을 썼네요.

 

당시에 기존에 쓰던 엔진, 새로 산 엔진, 연결 부품까지 모두 가지고 시내에 나온 상황이라 나사가 안 맞는것을 확인하고 바로 대휘철공소에 갔다면 길어봐야 1시간 안에 끝나는 일이었지요.

 

몰라서 몸이 고생한다는게 이런거구나 느꼈습니다.

 

이 글은 혹시라도 충남 서산 지역에서 철판에 타공을 할 일이 있는 분들이 어디서 뚤어야되는지 찾아볼때 도움이 되라고 적어봅니다.

 

▲ 어쨌든 구멍을 다 내고나서 아버지는 마음 편하게 쉬면서 영화 헌트를 보고, 대산에 대흥각에서 식사를 하시고 집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하루를 더 쉬었지요. 지금은 열심히 할 때인데 쉰 것이 참 마음이 안 좋네요.

 

* 그 와중에 마음이 쫓겨서인지, 경제적으로 힘들어서인지 로또를 3장이나 샀는데 하나도 안 되네요. 쩝. 

 

사족

 

사실 전 사무직이라 제가 오랫동안 일한 분야에서는 딱 보면 척인데 기계는 문외한이라 그냥 까막눈이네요. 다 큰 아들이 부모님에게 큰 도움이 못 되어 미안하기만 하네요.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둘 다 너무 시간을 많이 낭비해서 아깝기만 합니다. 2일 동안 이리저리 다니느라 주행거리만 350km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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