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해당하는 글 1

10대 청소년에게 전하는 실패자의 말

일상|2018. 3. 8. 11:35

저는 30대 후반의 겉보기에는 실패한 인생입니다. 제대로 된 밥벌이도, 안정된 직장도, 사랑도 연애도 결혼도 어느것 하나 이룬것 없는 실패자입니다. 하지만 전 저의 40대, 50대, 60대가 두렵지는 않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좀 더 일찍 '꿈'을 꾸기 위해서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다 하는 노력이 아니라 '제대로 된 노력'을 못했죠. 그래서 진로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실패한 사람으로서 글을 적습니다. 누구나 선망하는 성취를 이룬 자의 말이 아니라 의미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아직 사회에 나오지 않은 10대 청소년이 이 글을 본다면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실패했기에말할수있다

 

1. 현실적인 '꿈'을 찾아라.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는 진로 선택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누구나 다 걸어가는 길이지요. 그 길로 '나'를 찾을수는 없는겁니다. 기본 교육과정의 목적은 최소한의 소양 습득과 학업을 대하는 성실함 정도입니다. 그 과정을 성실히 이행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빨리 정하면 정할수록 좋으며 '가수', '연예인', '배우' 등의 누구나 선망하는 직업은 배제하는게 좋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권하는게 있습니다.

 

바로 '언어'에 관심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일본어',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등의 외국어를 1개만 정해서 취미로 배우고 익히기를 권합니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방식이 아니라 좋아서 하는 취미가 되면 어른이 되었을때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집니다. 언어는 단지 문자를 익히거나 회화를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그 언어를 사용하는 지역의 문화까지 배우는 것입니다. 이걸 학원이나 학교에서 배우는걸로 대신하려고 하지마세요. 자신의 시간을 스스로 선택해서 들여야 실제로 쓸만한 무기가 됩니다. 10대 때부터 학교 공부 외에 자신의 선택에 의해서 배우는게 있다면 20대때 한결 수월하게 선택할 수 있을겁니다.

 

※ 외국어 1개라는 말에 코웃음치는 분들이 계실겁니다. 요즘 다들 그 정도는 하는데? 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시죠. 그런데 한국에 외국어 능력 되는 취업 준비생 중 화가 난 외국인의 클레임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전 토익 점수, 토플 점수 따기를 하라는게 아닙니다. '언어'를 배워보라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유일하게 세계에서 한글을 사용하는 나라이면서 세계 경제에서 적지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입니다. 그래서 '언어'가 충분히 경쟁력이 될 수 있거든요. 

 

사회에는 눈에 보이는 직업 외에도 보이지 않는 직업들도 많습니다.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못하지만 꼭 필요한 일도 상당히 많습니다. 아직 10대 청소년이라면 우리가 잘 아는 사무직, 대기업, 공무원 같은 일 말고 다른 직업이 있는지 관심을 갖고 알아보는게 좋습니다. 그렇게 관심을 갖다보면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생기는 직업도 있을거에요. 그런 생각을 해보는게 제일 중요합니다..

 

2. 정답만 쫓으면 실패를 합니다.

 

제가 처음 사회에 들어설 때 50여개의 기업에 이력서를 냈습니다. 지방 4년제 사립대학교(소위 지잡대) 졸업, 개나 소나 다 졸업하는 경상계열, 의사소통에 어려움(말더듬), 토익 600점, 면허 없음. 스펙은 거의 최악이었습니다. 그런데 서류전형에서 탈락한 경우는 단 한번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제일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에서 탈락시키더군요. 그 외에 대부분의 중견, 대기업에 서류전형은 다 통과했습니다. 물론 말더듬으로 인해서 원하는 기업에 입사는 못했지만 제게도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어떻게 내가 대기업 최종면접까지 갈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되더군요. 인사도 거의 못했거든요. 다만, 전 제가 지원한 기업과 관련된 활동을 대학때부터 했습니다. 시험이나 과제보다 더 우선순위에 두고 활동했고 그 내용이 저를 최종면접까지 올려주더군요. (물론 최종면접에서 같이 앉은 사람들 학벌은 다 SKY 였네요.)

 

대부분의 취업 준비생들은 정답을 쫓습니다. 학벌, 스펙, 외모 등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이려고 애를 씁니다. 그런데 죽어라 준비한 그 스펙을 준비한 사람들은 십 만명이 넘습니다. 저도 사람을 뽑아봤지만 스펙에 대한 신뢰도는 형편없습니다. '쟤는 공부만 했네' 매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스펙 위주로 대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현실이 '헬조선'인겁니다. 어릴때부터 12년 동안 미친듯이 공부해서 유명한 대학교에 진학하고, 또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학점을 받고, 해외에 장기 체류하며 유학도 다니고, 토익, 토플 등 다양한 자격증도 상위 등급으로 다 따놨습니다. 그런데 취업이 안됩니다. 왜? 그런 사람들이 널려있거든요. 그래서 성공하는 사람보다 실패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그들은 남들이 시켜서 한 '공부'만 잘했을뿐 사람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게 하나도 없거든요.

 

대기업이든 공무원이든 신입사원이 들어가서 하게 되는 일들이 엄청나게 전문적일까요? 사회생활 해보신분들은 다 아실겁니다. 배울 자세만 되어있으면 고졸이어도 상관없습니다. 하다보면 다 하고 그 중에 잘하는 애들은 스펙 화려한 애들보다 훨씬 능력이 뛰어납니다. 취업하려고 쌓는 그 미친 스펙이 실제 업무에서는 쓸모가 없습니다. 기업들이 스펙을 요구하는건 '성실함'을 보는 것이고 또 '학습능력'을 평가하는 겁니다. 일을 가르치면 잘 하겠다?에 대한 가늠. 이런 일자리가 널렸습니다. 남들과 같은 길, 같은 노력으로는 취업도 쉽지 않은 상황이고 그렇게 한 취업이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준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세상에는 수 만가지의 직업이 있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 백개의 직업을 보고 돌진합니다. 그러니 경쟁은 치열해지고 쓸데없는 스펙 쌓기에 청춘을 낭비합니다.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으면 많을수록 경쟁은 없고 일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직업을 가질 수 있습니다. 10대에 진로를 고민하고 20대에는 경험을 쌓으세요. SKY 경상계열에 스펙이 화려한 지원자보다 SKY 경상계열에 유럽 3개월 배낭여행 다녀온 지원자가 훨씬 매력적입니다. 하는 일은 비슷한데 혼자 뭔가를 해 본 사람이 더 믿음직하겠죠. (전문직종 제외) _ 남들이 다 가는 정답을 쫓는게 좋을지는 한번 생각해봐야됩니다.



 

3. 학습과 공부는 구분하자.

 

보통 고등학교까지는 정형화된 지식을 학습하는 과정입니다. 선생님도 학생도 그 수준에서 가르치고 익힙니다. 단지 지식을 익히는게 우리의 기본 교육 과정입니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하는 교육이니까요. 하지만 대학교는 다릅니다. 같은 지식을 배우더라도 가르치는 이(교수)의 가치관도 함께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때부터는 지식을 자신의 생각으로 받아들여야하는 '공부'하는 과정입니다. 이 차이를 꼭 기억하셔야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헛수고'를 할 수도 있습니다. _ 교수의 가르침에 정면으로 반박한 적이 없다면 대학교를 다닌게 아닙니다. 그냥 학습만 한거죠. 그런 사람은 회사에서도 시키는 일만 하다가 끝나죠. 그런 사람을 비싼 돈 주고 정규직으로 쓸 이유가 없습니다. 비정규직으로 최저임금만 주면서 써도 되거든요.

 

4. 실패는 필연입니다.

 

실패를 하지 않는 인생은 없습니다. 언제 어떻게 실패하느냐,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문제일 뿐입니다. 10대때부터 생각을 하고 뜻을 세워 자신의 시간을 쏟아보세요. 10대, 20대 무수히 실패를 할 것입니다. 그 실패를 통해서 남들은 갖지못한 경험을 갖게 되겠죠. 그 경험은 언제고 반드시 자산이 됩니다.

 

20대, 10대, 어느 나이든 시작하기에 좋은 때입니다. 과거에 어떻게 살았던지 상관없이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해도 될 시기죠. 가급적이면 10대때, 늦더라도 20대때 자신의 진로를 고민해보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세상이 정해준 정답만을 향해서 달리는 개미는 되지 않을테니까요. 제 욕심 같아서는 10대때부터 준비하는 청소년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헬조선' 이라는 단어는 사라질테니까요. 세상을 바꾸기는 힘들지만 개인의 선택에 의해서 세상을 편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요즘 학원 뺑뺑이 도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라죠? 참 대단합니다. 무슨 자신감으로 '군계일학'이 되려는 걸까요? 그들의 청춘이 아깝고 시간이 아까울 뿐입니다. 청춘에는 '학습' 말고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좁은 문' 하나만 바라보고 달리기에는 너무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냥 아침에 뉴스 하나를 보고 생각난게 있어서 끄적거려봤습니다.

 

※ 만약 제가 현재의 경험을 그대로 갖고 10년만 젊다면 집, 차를 모두 날려먹어도 해볼만할것 같습니다. 20대가 그런 의미입니다. 아무것도 없어도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시기. 10대때부터 조금씩 준비를 해둬야 20대를 온전히 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20대는 찬란해야됩니다. 무모해도 멋져보이는 시기니까요. 지나고나니 그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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