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 마음 한 조각

일상|2018. 4. 16. 21:12

카카오톡 탈퇴

인스타그램 탈퇴

전화번호 삭제

그리고 깊은 한숨

 

나의 짝사랑은 언제나

뻔한 스토리에 뻔한 전개

 

 

하루가 지나고

카카오톡 설치

 

몇 시간이 흐른 뒤

번호들이 하나씩 저장된다.

 

타이밍 좋게 걸려온 전화,

잊혀졌던 지인의 톡 실수,

내 카톡이 지워진것도 모르는

전 직장 동료의 전화 등등

 

그렇게 다시 번호들이 채워진다.

 

덕분에

불륜녀의 이별 후유증을 들어줬고

해외에 있는 후배와 약속을 잡았고,

전 직장 동료와 농담을 나눴다.

 

다시는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겠다는

부모님과 약속을 지킨 덕분에

어떤 식으로든 다시 연락이 닿는다.

 

솔직히 이기심이다.

막상 다 지우고보니

심장이 없어진 느낌.

 

마치 칼날이 눈발처럼 흩날리는

눈보라 속에 혼자 남겨진듯

온 몸이 아프고 추웠다.

 

그렇게 오들오들 떨며

지난 밤을 보내고 눈 뜬 아침,

선잠에 숫자 10개가 떠오른다.

잊은줄 알았던 전화번호,

기억하는게 신기했다.

 

연락도 안 하는 사이지만

카카오톡을 다시 깔았더니

그 사람의 프로필 사진이 보인다.

일 년에 열 달은 기본 이미지지만,

그 프로필을 눈으로 확인한 순간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냥 이렇게'

내가 편하자고 또 못난 짓이다.

 

아무일 없이 시간만 지나간다.

 

몸만 크고 나이만 먹어갈 뿐,

아직 어린 마음때문에

못난 모습만 한 조각 추가한다.

 

이제 진짜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지.

이 이상은 그녀에게 '무례'다.

 

그냥 어플 한번 눌러서

이름표 한번 보는걸로 만족하자.

곧 완전히 흐려지겠지.

 

'예쁜 사랑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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