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앤소울 유저의 개인적인 잡담

취미|2018. 5. 28. 13:43

10년 후 모습이 궁금한 블레이드앤소울

 

2003년 초 오픈베타를 한 나이트온라인을 시작했습니다. 200 vs 200 루나쟁, 8 vs 8 국쟁, 24시간 전장 등 육성 RPG 위주였던 국내 MMORPG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게임입니다. 오픈 초기 동시 접속자 1만명 달성으로 당시 기준으로 계정비를 받고 게임을 출시할 수 있는 조건도 갖췄습니다. 하지만 부분유료화를 선택했고 16년째 서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엠게임이 대작 위주의 개발보다 10개 중 1~3개만 성공하면 돈을 버는 중박 위주의 개발을 하다보니 아쉬운 상황이지만 여전히 쟁을 즐기는 유저들은 나이트온라인을 하고 있습니다. (캐릭터까지 봉인해서 사고 팔 수 있기때문에 복귀할 때 캐릭터 + 아이템 + 캐쉬템등 적어도 100장은 들이고 오로지 쟁만 뛰고 있습니다. 인던, 닥사, 육성은 없어진지 오래죠.)

 

16년된 나이트온라인에는 나름대로 추억이 많습니다. 현거래가 활발하지 않던 시절에 낮에는 1팀(비 전투 클랜원)이 트롤 닥사를 하며 영혼의 물약을 모으고, 밤에는 2팀이 로나크랜드에서 적군과 미친듯이 전투를 즐겼습니다. 사람이 줄어들고 서버 통합과 함께 신서버가 나왔을때는 타칭 폐인 8명이 모여서 2달간 사설 작업장을 돌렸죠. 유니크 몬스터 젠 시간을 체크하며 하루 24시간, 2달을 돌렸습니다. 두 당 2천만원씩 벌었던 기억이 나네요. (쟁 게임은 아이템의 현금화가 쉽고 서버 초기에 무옵 생명의 반지 가격이 25만원이었습니다. +3 생명의 반지를 만들려면 무옵이 27개가 필요해서 수요도 넘치죠.)

 

과연 블레이드앤소울은 10년 뒤에 어떤 모습일까? 그게 궁금합니다. 나이트도, 블소도 지금의 10대, 20대가 유입되면서 유저가 유저를 밀어내는 상황이지만 그 때도 역시 묵묵히 취미로 게임을 즐긴 분들은 남아있겠죠. 저도 그 중 하나이길 바래봅니다. (상위던전 숙련모드, 태천왕릉 택틱을 보고 있으면 현기증이 나더군요. 접기 전에는 미친 딜사이클로 권사, 검사 어글 털어오고, 대규모 업데이트 당일에 월차를 내고 신규던전 트라이해서 깨는 재미를 느꼈는데 이제는 그냥 아저씨가 됐습니다. 리니지처럼 홍문레벨이나 올리면서 맨 밑바닥에서 놀아야겠습니다.)

 

※ 아이온이 전쟁게임 중 원탑이라는 말을 하는 유저를 본 적이 있습니다. 나이트온라인의 시스템을 그대로 카피한게 아이온이고 그 덕에 클랜원 20명과 아이온 오픈베타때 해보고 바로 접었습니다. 다들 어뷰징해서 등급 올리기 바쁘더군요. 쟁을 좋아하는게 아니라 그냥 허세떨기 위해서 쟁을 하더군요. 지금 블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쟁 유저? 블소에 쟁 유저가 어디있어요? 앵벌이 유저들이지요.) _ <물론 나이트온라인도 외국의 MMORPG를 카피했습니다.>



 

블소 무과금, 답은 문파와 개인의 노력

 

자유게시판에 가끔 무과금 가능 여부를 묻습니다. 사람들은 가능하지만 시간이 한참 걸린다고 답을 합니다. 저 또한 그런 입장이고 취미로 즐기면서 노가다를 하는게 아니면 그냥 일해서 번 돈으로 금을 사라고 말합니다. 그게 더 효율적입니다.

 

굳이 무과금으로 블레이드앤소울을 즐긴다면 답은 문파와 노력 밖에 없습니다. 자기 수준에 맞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친목문파를 들어가서 부담없이 인던을 다니고 금을 모으면서 성장하는거죠. (자신은 공 900 대에 보석 패키지도 지를 생각이 없으면서 문파는 문파보너스에 공 1400 이상의 레이드 파티가 활성화된 곳을 들어가려고하면 즐기지도 못하고 허덕이다가 끝납니다. 버스도 한두번이지요.)

 

문파나 자유게시판에서 무과금 유저가 노력 없이 무엇인가를 얻으려고하면 생각보다 냉랭한 반응에 상처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유저들 잘못은 아닙니다. 제가 예전에 신규유저 위주로 문파를 꾸리고 운영을 했던적이 있습니다. 진짜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똑같은 말을 수 천번 반복하게 됩니다. 한두번은 인던도 가보라고 버스 태워서 돌리면 자기가 아이템을 먹을때까지 버스를 타려고 합니다. 그렇게 커서 더 나은 문파로 이적하면 그나마 다행인데 어느 순간에 접속을 안하고 그냥 접어버립니다. 그래서 이제 문파장은 안합니다. 게시판에 글을 적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블소를 하는 사람들은 한 달에 5만원 정도는 써야 게임을 편하게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저도 이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적어도 소울멤버쉽은 결제하고, 적어도 반 년에 한번 나오는 보석 패키지는 구매하고, 적어도 새로운 인스턴트 던전을 갈 때는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가는 최소한의 노력을 하면 그래도 소과금 같은 무과금으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하면 소울멤버쉽이 없어도 게임이 가능합니다. (지금 제 수준이면 소울멤버쉽이 없어도 문제가 없어요. 공 1100 정도에요.) 물론 저는 원격창고와 축지쿨 삭제, 스탯 보너스 때문에 소울멤버쉽을 1달씩 사서 쓰고 있습니다. (의상에는 관심이 없어서 언제든 결제를 안할 수 있도록 1달씩만 사용 중이에요.) _ 아니면 소울멤버쉽만 결제하고 신석을 전부 모아서 보석 패키지가 나올 때 그 공짜 신석으로 장만할 생각이랍니다.

 

자유게시판 팝콘에 대한 생각

 

유저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 그걸 '팝콘'이라고 부릅니다.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은 구경하며 욕하는 재미, 당사자들은 여론을 통해서 잘잘못을 가리는 재미로 올라오는 일이거든요. 그런데 이 팝콘을 보면 '내로남불'의 전형입니다. 게임 내에서 젊은 유저들이 자주 쓰는 말이 있습니다. '아저씨, 린저씨, 진지충, 장문충, 개극혐' 입니다.

 

게임은 게임일 뿐이고 즐거울려고 하는건데 뭐가 그리 진지하냐는 말이지요. 그런데 왜 팝콘이 나오나요? 재미있게 웃고 끝내면 되잖아요. 팝콘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자기 입맛에 맞는 상황'을 제외하면 다 마음에 들지 않는 유저들의 성향을 보여줍니다. 현실에서 수 많은 20대를 만나면서 느낀 답답함을 블소에서도 똑같이 느낀다. 왜 저들은 타인이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 노력해야된다고 착각하지? 타인이 자기 기분 맞춰줄 정도로 관심을 보이는건 연애하는 사이 말고는 없잖아. 게임은 게임일 뿐이라며? 그러니까 남이 너한테 G랄을 하면 너도 같이 싸우던가 무시하던가 도망가라.

 

팝콘글에 대한 아르방의 삭제는 그래서 정당성을 부여받습니다. 그 아르방의 업무로 인해서 팝콘글이 없어졌다고 욕하지만 정작 자기가 저지른 범죄도 같이 없어지잖아요. 예쁜 아내와 딸을 둔 20대 가장이 게임 내에서 알고 지내던 여성 유저에게 '한번 대줄거 아니면 아는척 하지마'라고 했다는 그 이야기도 묻혔잖아요?

 

그리고 팝콘 글을 보면 모두 양쪽 다 잘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걸 올리면 자기 얼굴에 침 뱉기인데 왜 올리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물어뜯을걸 찾는 자게이들은 그런걸 신경쓰지 않습니다. 일단 뜯고 봅니다. 가끔 게임 내에서 보면 뭐가 저렇게 화가 가득 찼을까? 싶기도 합니다.

 

자신이 친 장난에 정색하고 대응하면 개극혐이고 남이 친 장난에 자신이 피해를 보면 팝콘인거죠. 그래서 아르방은 분쟁 조장글 및 타인에 대한 공격글은 그냥 다 삭제해도 됩니다. (그 정도 장비 맞추고 남의 플레이에 혐오감을 느낄 정도로 예민하면 고정팟을 짜서 노는게 더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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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요즘 블소를 즐기면서 느낀 점들만 적어봤습니다. 지나치게 분쟁이 많고, 맹목적인 혐오 기류가 강해서 유저가 유저를 쫓아낸다는 느낌을 많이 받거든요. 리니지 식으로 대충 놀고 가는 유저들이 많아지면서 그 피로감으로 인해 그런 기류가 형성되는건 이해가 되지만 지나칠 정도로 심합니다. 이렇게되면 결국 유저 vs 유저 싸움이 되잖아요. 얻을게 하나도 없는 소모전일 뿐이죠. 유저가 뭉쳐야되는데 화내기 바쁜 모습을 많이보게되서 아쉬운 부분입니다.

 

뭐 제 입장에서는 그 조차도 게임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유게시판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지요. 팝콘은 재미보다는 정보 공유차 보는건데 댓글을 보면 씁쓸할 뿐이랍니다. 그나저나 엔씨소프트는 앞으로 몇 년은 블소에서 돈을 더 뽑아먹을 수 있겠습니다. 사람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부캐릭터를 키우면서 돈은 잘 지르네요. 뭐 술 먹고 노는것보다는 확실히 저렴하니 그들만의 소비성향이겠죠. 서버 통합도 앞으로 2~3번은 더 여유가 있으니 5년 뒤에 10주년 이벤트를 기대해도 되겠습니다.

 

전 잘하든 못하든 기공사 하나만 열심히 파야겠네요. (25성 목표) 그리고 소소하게 즐기는 유저들이 모여있는 문파나 좀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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