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B급 영화 _ 미스 푸줏간 후기

취미|2018. 6. 5. 15:26

국내 B급 영화 _ 미스 푸줏간 후기

 

먼저 이 영화는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 접했습니다. 내용 자체가 19금 요소가 다수 포함되어 내용을 상세하게 적을수는 없네요. 다만 영화를 보고 제가 느낀점을 한번 적어보겠습니다. 원래 비디오 유통을 목적으로 한 에로영화로 생각하고 봤는데 전혀 아니라서 후기를 남기게 됐습니다. (아마 이 글은 성인인증을 해야만 볼 수 있도록 분류가 될 것 같습니다.)

 

* 이 영화에 대한 리뷰를 적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예전에 봤던 엘렌 페이지 주연의 하드캔디라는 작품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연출이나 스토리의 차이는 많이 나지만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는 비슷한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결국 복수였는데 타인을 대신한 복수였죠. 사실 하드캔디는 미스 푸줏간보다 좀 더 징벌적인 성향이 강한 액션이 나옵니다. 그게 좀 충격적일수는 있지만 한번 볼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이번에 미스 푸줏간을보고 공교롭게도 그 작품이 생각나서 이런 후기를 남겨봅니다.

 

 

▲ 극 중 한 부분 캡쳐화면

 

미스 푸줏간 줄거리

 

10년 전, 서울의 큰 병원에 10대 소녀가 교통사고로 전신마비 상태가되어 실려옵니다. 당시 레지던트로 근무했던 세 명의 의사는 그녀를 보고 묘한 끌림을 느낍니다. 결국 의사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그녀를 번갈아가면서 유린합니다. 10년이 지난 뒤 그 중 두 명의 의사가 의문의 죽음을 당합니다. 경찰은 탐문수사를 한 끝에 다음 피해자를 예측하고 그의 주위를 맴돌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10년 전에 그 의사들에게 유린당했던 10대 소녀가 세계적인 영화배우가 되어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받는 톱스타가 됐다는걸 알게됩니다. 하지만 증거는 없고 용의자를 특정할 수 없던 중 정황상 담당 경찰의 동네에서 영업을 하던 푸줏간(정육점) 여주인에게서 용의자의 흔적을 찾게됩니다. 하지만 결국 의사 3명은 모두 죽임을 당하고 담당 경찰은 사표를 낸 뒤에 용의자와 뜨거운 사랑을 나눕니다.

 

위에 줄거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잘 가다가 삼천포로 빠진 케이스입니다. 위에 캡쳐 화면은 10년 전 사건 재현 화면에서 톱스타가 전신마비 상태에서 흘린 눈물입니다. 의식은 있었던거죠. (피의자의 얼굴은 본 적 없지만 목소리는 기억하는 케이스입니다.)

 

 

▲ 극 중 푸줏간 주인 역을 맡은 오순애/오순정 역의 서영씨 모습

 

이 영화는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시종일관 성과 관련된 장면들이 나옵니다. 범죄도 그 상황에서 일어납니다. 그래서 '야하다'고 느낀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첫 장면에서 피해자인 과장과 해당 병원 인턴인 여의사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장면 말고는 그렇게 야한 장면은 없습니다. 오히려 여자들이 벗었지만 그게 야하게 느껴지지 않았죠. 그래서 스토리에서 아쉬운 부분이 생겼던 작품입니다.

 

사실 작품을 볼 때는 코미디, 스릴러 장르인줄도 모르고 열심히 추측을 했습니다. 임성언은 아닐거고 100% 서영이 킬러일텐데 왜 그랬을까?에 대한 추측이었죠. 이미 10년전 사건의 피해자는 임성언으로 밝혀진 상황에서 그 궁금증은 더 커졌습니다. 그 때, 10년전 상황을 보여준 장면에서 의사들이 나눈 대화가 귀에 들어왔습니다. '저번에 그 여자도 처음에는 반항하다가 나중에는 조용해졌잖아. 이번에도 그럴거야.' 라는 대사에서 임성언 이전에 있었던 피해자가 서영이 아닐까?라는 추측이었죠. 하지만 보기좋게 빗나갔습니다. 그저 의뢰를 받고 일을 해결해주는 킬러였더군요. 맥이 탁 빠졌습니다.

 

그리고 결말 부분에서 쌍둥이 사진이 나오면서 1인 2역이었답니다. 서영이 다쳤을때 다른 여자가 의사를 데려가서 해친걸 보고 그게 임성언일줄 알았는데 쌍둥이였답니다. 너무 뜬금 없었죠. (서영은 오른손잡이, 쌍둥이 동생은 왼손잡이, 실력은 언니가 훨씬 위였네요.) 솔직히 기분이 팍 상했습니다. B급 영화로 생각하고 즐기며 봤으면 좋았을텐데 사실 한번 보기 시작하자 끊을수가 없어서 끝까지 본 작품입니다. 스토리가 정말 많이 아쉬웠어요. 아니 서영과 김민준이 몸싸움을 한 뒤에 사랑을 나누기 전까지는 괜찮았습니다. 그때까지는 스릴러였거든요.

 

 

▲ 사건 담당 형사와 푸줏간 주인으로 나온 김민준과 서영 모습

 

사실 이 작품이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진 임성언이 아니라 서영을 메인에 놓고 다뤘다면 B급이 아닌 A급 영화가 됐을겁니다. 수위는 모두 그대로 둬도 됩니다. 스토리가 전개되는 동안 단 한번도 임성언의 캐릭터가 주인공인 적이 없었는데 끝에서 반전을 만들어내는걸 보면서 웃음이 나오더군요.



 

서영이 김민준과 사랑을 나눈 이유는 분명 육체적 탐닉만은 아니었을겁니다. 과거에 겪었던 어떤 아픔으로 인해서 마음을 닫고 살다가 형사와 용의자로 만나서 인연을 쌓은 김민준에게서 다른 사랑을 봤겠죠. 그래서 그녀의 일이 죽어도 싼 남자들을 해치우는 일이었겠죠. 이 부분에 대해서 스토리를 만들고 살을 붙였다면 아마 좀 더 볼만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서영의 행동은 모두 그런 과거가 보이도록 설정해놓고 정작 아무런 설명이 없으니 작품 자체가 코미디가 되잖아요.

 

그리고 10년 전에 병원에 실려온 여자 환자도 딱 서영의 캐릭터였잖아요. 바쁜 응급실 레지던트가 좀 예쁜 여자가 전신마비 상태로 들어왔는데 그 미모를 보고 반해서 발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봐요? 극에서도 말했지만 예쁘다. 안 예쁘다 차원이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색기가 흐른다고 했잖아요. 시종일관 서영에게서 그런 모습을 보여줬는데 왜 그게 임성언이냐고요. 너무 막 휘갈겨서 쓴건 아닌가 싶습니다. 스토리에서는 정말 많이 아쉬웠습니다.

 

수 많은 배드신 중 가장 인상깊었던건 간호사가 10년전 사건의 피의자였던 의사에게 유린을 당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간호사의 입을 막기 위해서 억지로 관계를 갖는 장면이었죠. 그 장면은 노출도 거의 없었고 상황만 묘사된 형태였지만 대사 하나 때문에 강렬했습니다. 수술실에서 못 볼 꼴을 본 간호사를 끌고 자신의 진료실로 들어간 의사가 하의를 벗기고 관계를 시작했을때 간호사의 첫 대사가 '하지마세요'가 아니라 '아파요' 였거든요. 그 대사와 함께 나오는 표정연기가 좀 의외였습니다. 아무리 배드신이 많은 준비를 거쳐서 촬영된다지만 아무것도 없이 어떻게 저 상황에서 저런 표정이 나올 수 있지?

 

이 외에 배드신과 여배우의 노출 장면은 크게 눈길을 끌지는 못했습니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정제되지 않은 배드신이 말초신경을 자극하나요? 일반인이 찍은 영상이 더 심하고 자극적이랍니다. 물론 잘 연출된 배드신은 어떤 AV보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데 탁월할 수 있습니다만 적어도 미스 푸줏간은 그런 영화는 아니었어요. 그냥 벗었네? 몸매가 좋네? 근데 왜 저기서 사랑을 나누냐? 이런 반응 정도만 가졌어요. (수위를 궁금해하는 분들이 계실것 같아서 적어봤어요.)

 

소재와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분명히 스릴러로 그려낼만한 건더기가 있었던 작품인데 너무 성인 비디오물을 만들듯 제작한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입니다. 일반 비디오 성인물에서 나오지 않는 배우들이 출연해서 약간 기대를 했는데 실망이었어요. 서영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플랫을 쪼갰으면 진짜로 국제영화제에 러브콜을 받을수도 있었을텐데 아쉬움만 남네요.

 

굳이 찾아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하드캔디가 기억나지 않았다면 이렇게 긴 글을 남기지도 않았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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