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최저임금 재심의 부결된 이유가 알만하네
방금 뉴스를 통해서 2019년 최저임금 재심의가 부결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미쳤네? 내수 소비심리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경제주체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동결 혹은 인상폭 인하 등의 조정이 필요했는데 그냥 밀고 나가겠다?'
처음에 저는 그 소식을 듣고 위와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번에 결정된 내용이 확정된다면 2019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8,350원, 월급으로 환산하면 1,745,150원입니다.
솔직히 지금 대부분의 직장에서 법에서 정한 최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기때문에 현실성 없이 계속 오르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아마 해가 가면 갈수록 이런 비현실적인 임금 수준은 계속 반복될겁니다. 결국 정말로 이 제도가 필요한 사람들은 이 제도가 정한 금액 밑에서 사업주와 합의하고 일을 할테고 2교대, 3교대 등을 운영하는 생산직은 제자리 걸음을 하는 수익에 인건비만 계속 상승하여 100년이 지나도 언제나 불황이라며 우는 소리를 하겠죠.
현실이 답답하지만 현재 체제에서 한국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말할 가치가 없죠. 다만 2018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한 달에 1,573,770원의 월급을 수령 가능해서 제도가 추구하는 목적에 부합하는 수준이고 추가 인상에 대한 반발이 크기 때문에 속도 조절을 할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걸 묵살하네요.
제 생각은 원래 위와 같았습니다.
그런데 다른 기사 하나를 더 보고 그냥 쭉쭉 올려도 되겠네 싶더군요. 그 기사는 현재 사업주들이 경영 위협 요인으로 꼽은 1순위가 최저임금 때문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 그저 내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이 줄어드는게 겁이 났음을 증명하는 이미지입니다.
이 기사를 보고 다시 생각했습니다. 그냥 계획대로 올리고 무너지는대는 무너지게 두고, 파산하는곳은 파산하게 두는게 맞겠다. 소비력 하락, 내수 부진, 기업의 매출 정체 및 감소, 미중 대립으로 인한 수출 여건 악화, 우수 인재의 해외 진출 등 기업의 미래와 직결되는 현안들을 제치고 '최저임금 상승'이 1순위로 꼽혔습니다.
시장에 자율적으로 맡기나,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나 애초에 기업들은 이윤 확대를 위해서 무엇인가를 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그저 평소에 들어오던 일정 수준의 이윤이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서 줄어드니까 그게 위협이 될 뿐인거죠. 이미 시장에 맡겨서 일이 될 상황이 아닌겁니다. 50년도 안되서 곪아터졌어.
이런 상황이면 시간이 가면 갈수록 대다수의 국민들의 삶만 피폐해집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버티지 못하고 도태되는 곳은 무너지게 두고 제도는 계속 계획대로 진행하는게 맞겠네요. 나중에 더 쎈 집단이 나오면 그들이 또 뒤집어 엎겠지.
분명 현재의 최저임금 제도는 목적과 결론 도출 방식에 중대한 결함이 있고 필요 이상의 분란을 일으키면서까지 무리하게 집행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용주의 마인드가 저 이미지에서 보여주는 상태라면 그 결함을 무시할 수 있는 명분이 생깁니다. 이번에 노동부에서 재심의 부결이 나온것에 대해서 신나게 깔 생각이었는데 한방에 뒤집혔네요.
지금 고용주들의 생각이 바뀔거라는 기대는 만 분의 1도 없습니다. 그럴거였으면 진작에 바뀌었겠죠. 어차피 관련 부처의 직원들, 관리자들 모두 월급 받아가기 급급하고, 사업주들은 망하기 전에 최대한 개인 통장에 돈 쑤셔넣기 바쁘네요. 그냥 하고싶은대로 하세요. 힘 센 놈이 이기는게 차라리 낫죠. 정부가 올리고 싶은만큼 최대한 쭉쭉 올려놔도 될 것 같습니다. 애초에 어느 누구도 균형을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지금 힘 쎈 놈이 장땡이죠.
뭐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이 그득한 나라에서 내 같은 백수 놈이 신경을 쓸 필요는 없겠지. 알아서들 잘 살겠지. 수 천 년동안 그랬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