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작 속 흑금성 사건에 대한 개인적인 썰

일상|2018. 8. 8. 20:20

오늘 아침에 영화 공작을 보고 왔습니다. 같잖은 후기를 적고 나서야 유명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원래 저는 앞뒤 상황을 다 보고 영화를 고르는 성격은 아니라서 제 느낌 외에 객관적인 상황은 잘 모르거든요.

 

후기에도 적었다가 지웠지만 '남의 일은 언제나 재미있죠.' 영화적인 완성도가 오롯이 평가될 수 있는 곳이 바로 해외 시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국내에서는 개봉 시점이나 내용이 관객들의 니즈와 맞지 않아서 호불호가 확실하게 나눠질거라고 예상합니다.

 

그런데 영화를 본 후 흑금성 사건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당시 저는 10대였죠. 아침부터 밤까지 학교에서 공부를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런 사건이 있었는지 몰랐어요. 물론 관심도 전혀 없었죠. 제가 대략 알고 있던 내용은 '정치권에서 북한의 군사력을 이용해서 한반도에 긴장감을 유지하고 그를 통해서 권력을 유지한다.' 였습니다.

 

그 내용의 실체가 바로 영화 공작 속에서 나온 흑금성 사건입니다.

 

1. 육군3사 출신 소령 박채서의 암호명이 흑금성입니다.

 

* 왜 육군사관학교 출신이 아니었을까요? 밟아도 꿈틀대지 않을 도구가 필요했겠죠.

 

2. 위장 취업, 대북 접촉, 사업 전개의 일련의 과정

 

* 안보와 관련된 기본적인 로직은 비슷하네요. 신분을 숨기고 적국에 일반인으로 침투하여 적정을 살핀다.

 

 

▲ 영화 공작의 인물관계도를 보고 대충 감이 잡힙니다.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요원 홍설, 영화 속에서는 대사 몇 마디 밖에 없었는데 상당히 많이 나왔죠. 실제로 흑금성이 북한으로부터 검증을 받을때 테스트 중 하나로 여자를 붙였다고 합니다. 아마 그걸 뜻하는게 저 여자분이 아닌가 싶네요. 결과적으로 그 내용을 담았으면 본질이 흐려지고 영화가 망가질뻔했는데 잘 피해갔네요.

 

3. DJ 대선을 앞두고 국내 정치권과 북한 수뇌부의 북경 접촉

 

* 영화에서는 접촉한 내국인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습니다만 실제로는 규모가 있는 국내 정치권은 모두 선을 댔다고 합니다.

 

4. 흑금성의 국민회의 접촉

 

* 영화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입니다. 개인적 신념, 안보에 대한 국민으로서의 가치관과 조직의 방향성 사이에서 고민하던 흑금성은 결국 당시 국민회의와 접촉해서 안기부 (현 국정원)의 북풍 공작을 알렸다죠. 덕분에 당시에 안기부의 북풍 공작 때마다 국민회의 쪽에서 준비한 자료로 인해서 많이 막혔다고 합니다.

 

5. DJ 당선

 

6. 흑금성 정체 폭로 및 수사

 

1998년에 우리 정보조직인 안기부는 흑금성의 정체를 공개합니다. 바로 공작원 흑금성이 대한민국에서 북한에 의도적으로 접근시킨 스파이였다고 인정하는 일이었습니다. DJ 당선 이후에 북풍조작사건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자 맞불작전으로 국민회의의 입장을 곤란하게 하기 위해서 인정했다죠. 즉, 국가 안보를 위해서 목숨걸고 일한 요원을 그 조직에서 국내에서의 정치적 입장을 이유로 버린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흑금성의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이 그를 외면했습니다. 덕분에 이중간첩 혐의를 받았고 나중에 조사결과 발표에서 안기부 소속 공작원이라고 확인하면서 그 혐의는 벗습니다.

 

그래서 흑금성에게 간첩 혐의는 적용되지 않고 3억원의 위로금을 받고 안기부를 퇴사하게 됩니다.

 

7. 2010년 MB 정권때 그는 간첩 혐의로 감옥에 갔고 만기 출소해서 현재 회고록을 집필중입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검색해보면 많이 올라와있네요.

 

마지막으로 남기는 한 마디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기준에 안보, 경제, 복지가 들어가면 안됩니다. 그건 당연한 가치입니다. 저 목록이 기준이 되던 시대는 1950년대에서 80년대까지입니다. 지금은 2018년입니다. 이제 우리는 백성이 아니라 국민입니다. 오늘 개봉한 영화 공작이 호불호는 많이 갈리겠지만 이제는 희미해진 옛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가 국민으로서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 정권이 바뀌어서 5년짜리 새 세상이 열렸는데도 저는 글을 적을때 자체 검열을 하네요. 지난 두 명의 VIP가 하도 난리를 많이 쳐놔서 습관이 됐습니다. 하긴 진짜 제 생각을 적으면 너무 극단적이고 공격적이라서 문제가 되기는 합니다. 어쨌든 이번 영화 공작을 통해서 국민들이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해 물음표를 가져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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