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영화 3편 본 썰

취미|2018. 9. 19. 16:58

오 나의 귀신님을 다시 본 후로 배우 박보영에 관심이 많아져서 그녀가 출연했던 3편의 영화를 다시 봤습니다. 개봉 당시에 극장에서 본 작품도 있고, 관심 밖이었던 작품도 있는데요. 배우에 대한 관심을 배제하고 솔직한 썰을 몇 줄의 글로 풀어서 기록해보겠습니다.

 

1. 돌연변이

 

 

2015년 10월에 개봉한 작품으로 네이버 영화정보 기준으로 약 10만명의 관객이 관람했습니다. 사실 이 작품을 본 이유는 예고편에서 나온 사이드미러 박살내기 장면 때문이에요. 통통 팍~ 아 귀엽.

 

이 작품을 본 느낌은 현실풍자 블랙 코메디 그 자체였어요. 모든 상황과 설정이 현실 속 특정한 사건들을 상상하게 만들더군요. 물론 그 안에는 좀 더 특별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이야기로 남기는것보다 제가 자주 사용하는 표현으로 그 의미를 대신하죠.

 

'평범한 사람들이 아무렇지않게 가하는 폭력'

 

이 작품을 통해서 그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이자 가해자로 살아가는 중인데 그걸 이야기 속에 담았더군요. 결말이 충분히 예측가능했고 이해가 됐던 이유도 아마 이것때문일겁니다.

 

그 외에도 한 명의 피해자가 누군가에게는 환호의 대상, 누군가에게는 경멸의 대상, 누군가에게는 돈벌이의 도구가 되는 현실도 담아냈습니다. 마지막에 공무원이 최고라던 구 아버님의 현실적인 기분나쁜 조언을 받아들여 주진(박보영)은 공무원이 됩니다. 그리고 세상이 떠들석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죠. 바로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에 주인공이 되는겁니다. 내용으로 그걸 언급하지 않았지만 보는데 쓴 웃음이 나왔습니다.

 

사실 재미는 없고, 메시지는 강하지만 표현이 너무 직선적이었다고 생각해요. 생선인간이 약의 부작용에 의해 서서히 생선으로 변하는 과정의 인간 '구'였다면 좀 더 흥행 성적에 힘을 내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얼굴까지 생선으로 만들지 말았어야했다는거죠.)

 

'인간은 애초에 불합리한 행동을 통해서 존재의 가치를 증명받는 존재입니다. 세상은 애초에 불평등을 기본 전제로 깔고 발전을 했습니다. 이걸 인정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흥행하기 힘든 주제와 메시지였고, 사람들이 그 메시지를 다 읽었어도 불편해서 좋은 평은 하기 힘든 작품이었습니다.

 

굳이 평점을 준다면 10점 만점에 6점.

 

피 끓는 청춘

 

 

2014년 11월에 개봉해 16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입니다.

 

사실 이 작품을 찾아서 보게 된 이유는 바로 위에 사진때문입니다. 유튜브에 떠돌아다니는 이 작품의 예고편에서 박보영이 총각김치를 베어무는 장면이 꽤 인상적이었거든요. 그래서 찾아봤는데 이종석, 김영광, 이세영씨가 나오네요.

 

전체적으로 지루합니다. 결말은 그냥 기차타고 영숙이 떠나는걸로 끝냈으면 어땠을까? 싶을정도로 억지스러웠죠. 내용 자체도 영숙이 8살때부터 10년간 종길을 짝사랑한건 이해가 됩니다. 바라보기만하면 그렇게 오래 좋아할 수 있죠. 그런데 종길은 10년 전에 마음을 접고 자유연애를 했잖아요. 물론 그 연애가 반항심때문이었지만 그게 영숙을 멀리했던 이유가 사실이 아니었음이 밝혀졌다고 불타오르는건 좀 말이 안되죠. 그게 억지스러웠네요.

 

다만 이 작품을 보면서 제가 예전에 (대략 20년전) 중고등학교를 다닐때 생각이 나더군요. 그때는 일진이 아니라 그냥 짱이었죠. 사회생활을 할 때 직장 동료가 10살정도 어렸는데 그 친구가 학생일때는 일진이었답니다. 그런데 하는짓이 우리때와는 완전히 달랐어요. 잔인하고 거침이 없더군요. 또 제가 학생일때는 실력이 서열이었는데 지금은 집안의 재력과 부모님의 능력이 서열이더군요.

 

그런 부분을 전해들었던 입장에서 옛날 생각이 나는 영화였어요. 짱이라고 다른 아이들을 괴롭힌건 아니거든요. 삥을 뜯어도 다른 학교 학생들한테 뜯었고, 때려도 봐가면서 때렸고, 그래도 착했고 순수했던 그 시절의 노는 아이들이 생각나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건 영숙의 짝사랑이었어요. 이세영이 양갈래로 머리를 땋고 다녀서 종길이 좋아하는게 아닌데 그걸 따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순수하다. 싶었거든요. 남자가 여자 좋아하는건 그냥 좋아하는건데, 뭐가 예뻐서, 뭐가 어때서 좋아하는게 아닌데 그때는 그것때문인줄 아나봐요. (남중, 남고 나와서 그런거 모름)

 

사실 김영광이나 박보영이나 무섭다기보다 귀여워보였던건 예전 생각이 나서 그랬나봐요. 하지말라는 짓은 다하고, 주먹질에, 패싸움, 심한 장난도 쳤지만 최소한 학생으로서의 선은 지켰던 그때가 기억나서 가끔 생각나면 보고 싶은 영화랍니다. (적어도 그때는 여학생을 건드리거나 추행하지는 않았고, 어른한테 덤비지 않았고, 애를 때려도 병원에 실려가게 패지는 않았으니까요.)

 

다 참을만했어. 그런데 소풍가서 노래부른 박보영은 정말 눈 뜨고 볼 수가 없었다.

* 엔딩크레딧에 나온 박보영 노래는 좋아서 지금도 듣는 중

 

그런데 왜 난 박보영한테 영숙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지? 전혀 어설프지 않았다. 연기는 확실히 잘 하는것 같다.

 

굳이 평점을 준다면 10점 만점에 7점.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관람객이 60 만밖에 안되는게 이해가 안되는 작품입니다. 박보영은 시종일관 예뻤지만 그걸 제외하더라도 충분히 볼만했고 메시지도 있었고 결말도 좋았거든요.

 

평점에 적힌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열정페이에 지친 청년들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능욕하는 내용이라고 말하던데 그건 동의하기 어려웠습니다.

 

좋은 대학에서 좋은 소리만 들으면서 스펙을 쌓으니까 뭐 대단한거 같겠지만 사실 아니거든요. 관련 전공 석박사 코스에 관련 직종 연구소에 들어가는게 아니면 그냥 취직하기 위한 스펙일뿐인데 사람들은 이 영화에서 무슨 말을 해주기를 바랬을까? 궁금합니다.

 

예전에 게임 잡지사에서 1꼭지, 필자 빵구나면 2~3꼭지 정도 담당했던적이 있습니다. 정규직, 수습 아니었고 필자였어요. 그때 게임사 운영팀장을 알고 지낸적이 있는데 그 분이 그러더군요. '전공자를 뽑아도 업무에 적응할때까지 6개월은 가르쳐야 된다. 직원이 그 전에 그만두면 회사는 그냥 돈 날리는거다.' 전 이 말에 동의합니다.

 

그래서 이 작품의 초반에 그렇게 갈궈대는 정재영이 이해가 됐어요. 그걸 욕하는 박보영이 아직 어리구나 생각됐죠.

 

* 당시에 저도 그 때 편집장한테 글을 가져가면 최소 3번은 빠꾸를 먹었죠. 고칠게 없는데 자꾸 고치라더군요. 나중에 물어보니까 기본이 3번은 깐다네요. 한번에 ok를 해주면 점점 글에 성의가 없어진다고요. 그런 의미에서 박보영이 초반에 정재영한테 무한 빠꾸를 먹는 장면을 보는데 답답했어요. 내용 자체로만봐도 저건 기사가 작성되는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거든요.

 

다만 그 과정에서 여직원의 신체를 들먹이며 농담하고,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모습은 이해가 안됐어요. 제가 경험한 사회 중 유일하게 공사판에서만 그런 경우를 봤거든요. 적어도 사무직종인 업체에서 일을 할 때는 본 적이 없습니다. 그걸 참고 견디는 모습은 솔직히 불편했어요. 그 외에도 주인공이 여자인데 여자의 행동이 좀 비정상적인 경우가 있었어요. 예를들면 아무리 좋아하는 남자라도 술에 취해서 정신을 잃은 자신을 건드렸으면 불쾌한게 정상일텐데 '미쳤어'라며 애교 섞인 반응을 보이는건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되는건지 모르겠더군요. (물론 실제로는 아무일도 없었죠.)

 

전 개인적으로 이런 부분들 (주인공이 여자인데 여자가 불쾌할 수 있는 내용을 참고 견디는 스토리)이 영화 흥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봅니다.

 

작품 자체는 괜찮았고 재미있었어요. 과정도 결말도 좋고 그 사이에서 성장하는 도라희의 모습도 볼만했습니다. 특히 정재영이 도라희에게 '조작된 증거로 조작된 기사를 쓰던, 그 증거가 조작됐다고 폭로하는 기사를 쓰던 알아서 하라'고 했을때 너무 인상적이었죠. 또, 기자로서의 사명감보다 앞서는 다른 직원들의 밥그릇을 열거하는 국장의 대사에 반박할 수 없다는데 쓴 웃음도 지었습니다.

 

저도 6년 경력에 끝까지 가본 상태에서 열정페이 제안을 받은적이 있어서 그에 대해서 좋은 감정은 아닌데요. 이 작품에서 말하는 열정과 사회 기사 속에서 비난을 받는 열정은 다른 개념인데 흥행에 부작용이 된 것 같아서 아쉽네요.

 

이 작품도 가끔 심심할때 찾아보게 될 영화에요. 재밌거든. 박보영이 예쁘기도하고 (뭘 찍어도 예쁘긴하다만...) 오나귀랑 의상이 비슷해서 그거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여러가지로 볼만했어요.

 

굳이 평점을 준다면 10점 만점에 8점.

 

여기까지 최근에 몰아서 본 박보영 주연의 영화들에 대해 썰을 풀어봤습니다. 그냥 묵히기는 싫고, 한 편씩 느낌점을 남기기에는 할 말이 없어서 대충 끄적거려봅니다. 이러면서 스트레스 푸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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