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설(구정) 결산 _ 다음부터는 본가행

일상|2019. 2. 7. 20:05

어제 (6일)부로 2019년 설 (구정) 연휴가 끝났습니다. 토요일부터 시작된 연휴, 생각보다 일찍 찾아온 명절이었기에 제 계획에 차질이 있었는데요. 어쨌든 잘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네요.

 

아쉬움도 많았지만 전 한가지 주제 외에는 다 초긍정이라 재미있게 보냈습니다.

 

다만, 동생 시댁이 올 해부터 차례와 제사를 지내게됐고 부모님도 서산으로 나와서 명절을 보내는게 힘에 부친 모양새라서 추석부터는 본가에서 보낼 듯 합니다. (차도, 도로도, 마트도, 슈퍼도, 다이소도 없는 외딴 섬이라 조카들이 과연 잘 버틸지는 모르겠네요.)

 

이번 설날은 화요일이었지만 동생 내외는 토요일에 입성, 저 또한 몇 년만에 술빨이 받아서 동생과 상당히 많이 마셨습니다. 취한 김에 장난을 쳤는데 각자 살아온 시간이 길어서 그런가 동생이 무서워하더군요. (이 놈이 또 고딩때로 돌아갔나 싶었답니다.)

 

몇 년만에 기분좋게 소주를 마신것 같네요. 하나도 안 취한걸 보면... 필름도 안 끊기고... 항상 중요한 때 어색함을 달래려고 술을 붓다가 맛탱이가 갔는데 이번 설 만큼은 아주 기분이 좋게 끝났어요.

 

 

일단 동생 내외와 부모님이 오셨으니 단 커피부터 심부름을 나왔지요. 집 바로 앞에있는 카페가 일요일부터 닫는 바람에 서산 롯데시네마 앞까지가서 사왔네요. (내가 명절마다 하는 일 중 하나)

 

 

아이를 키우느라 정신없는 동생 내외가 데이트를 즐길 동안 잠시 조카들과 놀아줍니다. 그래도 이제 좀 커서 같이 식탁에 앉아서 차 마시며 이야기가 됩니다. (모자이크를 해도 그다지 효과가 없네요.)

 

물론 조카들은 자기들만의 세상에서 깔깔거리고 전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같이 낄낄 거립니다. 응?

 

 

▲ 뭐지 이 2018년 추석에 찍은 사진은???

 

 

▲ 식사 중 찍은 설날 밥상

 

동생이나 부모님은 모르겠지만 전 명절을 가볍게 봅니다. 그저 동생을 자주 찾지 못하는 부모님이 그렇게 보고싶어하는 조카들을 마음껏 보는 정도로 생각해요.

 

이제 아버지도 너무 뭐라하지않고, 애들도 알아서 밥 잘 먹고(가끔 땡깡), 아기도 알아서 잘 굴러다니고 (바나나킥만 먹냐?), 동생 내외도 그럭저럭 웃으면서 앉아있고 등등...

 

물론 부모님 속상한거야 알지만 내가 풀어드릴 수 없는 문제고, 동생쪽도 속 쓰리지만 내가 아는척 할 문제는 아니라 다 같이 모였을때는 내내 웃음꽃이죠. 깔깔깔.

 

참고로 저희집은 제사를 지내지 않고, 친척 집에도 가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곧 환갑인데 할머니 밑에서 음식 장만하는것도 말이 안되고 친척들 다 손자, 손녀까지 줄줄이인데 굳이 찾아가서 밥상 내놔라 하는것도 불편해서 안 가고, 안 오는걸로 다 합의봤거든요.

 

각자 집에서 식구들끼리 재미있게 노는걸로...

 

일 분담도 확실한 편입니다. 매제와 엄마가 메인 요리사, 동생이 요리 보조, 전 설겆이 및 심부름, 청소, 분리수거 담당, 아빠는 시댁에 보낼 물건 담당이죠. (솔직히 설겆이가 제일 편해요. 밥 먹고 그 난리통에 혼자 쏙 빠져서 그릇만 닦으면 되거든)

 

본가가 섬이라 메인은 대부분 해산물이에요. (이번 설에는 마침 그물에 숭어가 몇 마리 걸려서 회를 떠서 가져오셨죠.)

 

 

▲ 아버지가 늦게 나오신 이유입니다.

 

어머니보다 하루 늦게 나오셨는데 바로 저 넘들을 말리려고 그러셨어요. 날이 안 좋아서 다 안 말라서 서산에 나와서까지 매달아 놓은 모습입니다. 다행히 설 당일에 햇빛이 좋아서 꼬들꼬들하게 말랐어요.

 

생선 말린게 은근 꿀입니다. 냉동실에 넣어놨다가 한 마리씩 물에 불려서 쪄먹으면 그렇게 맛있어요. 동생 시댁에 보낼 생각으로 굴하고 저걸 준비하느라 설 연휴 전부터 두 분이 그렇게 애를 쓰셨답니다.

 

원래 안 주고 안 받는게 최고인데 시댁에서 바리바리 싸 보내시니 맞추느라 우리도 이것저것 보내지요. (이제 연세들도 있으신데 그냥 서로 안 주고 안 받기로 합의를 보시는게....;;;;)

 

그렇게 강제로 설날 오후까지 연휴를 보냈습니다. 장장 4일동안 풀 명절이었네요. (아이구 삭신이야)

 

이번 명절 결론

 

추석부터는 본가에서 보내는걸로!

 

부모님이 서산에서 명절을 보내는게 이제 힘에 부치나봅니다. 아무래도 할 일도, 갈 곳도 없다보니 몸이 힘드신가봐요. 마침 동생 시댁이 이제 제사를 지낸다니 다른 집 딸들처럼 명절 당일 오후에 오게될거라 다음부터는 고향인 섬에서 보내기로 했어요.

 

하필 부모님 들어가시는 날 다른 집 딸래미들이 신랑과 아이들을 끌고 섬에 쳐들어가서 부모님이 많이 부러웠나봅니다.

 

전 여전히 집에 한 올, 두 올 남은 긴 머리카락을 찾아내느라 정신이 없고 침으로 범벅된 이불들을 빨아서 말리느라 바쁜데 어머니는 너 살 빼라고 그렇게 야단이십니다.

 

※ 2019년 추석은 목금토일이네요. 짧아서 좋네

 

평범한 어느 가족의 명절 이야기

 

* 사진을 남기려고 쓴 긴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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