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후기

취미|2018. 3. 16. 16:46

2018년 2월 8일에 개봉한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을 봤습니다. 명탐정 시리즈로 3탄인데요. 믿고 보는 배우 김명민, 1탄의 한지민, 2탄의 이연희 모두 제가 좋아하는 배우라서 챙겨보는 시리즈랍니다. 3탄의 김지원은 태양의 후예때 좀 눈에 들고 그 뒤로는 so~so~였는데요. 그래서 집에서 봤지요. 이 작품을 본 느낌은 '생각보다 재미있다.' 였습니다. 애초에 킬링타임 목적의 작품인데 시간이 금방 흘러가더군요. 후반부에 늘어지는 부분에서 약간 지루한 면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화면도 예쁘고 배우들 연기도 좋아서 재미있게 봤던 작품입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오달수 씨였네요. 편하게 웃을 수 없는 상황이라서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금방 스크린에서 내려오고 두 달도 안되서 vod로 나왔나 싶었어요. 그 일이 아니었다면 남녀노소 편하게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작품이라서 관객몰이에 성공했을텐데 아쉽기도 합니다.

 

현재 이 작품의 평점에 나온 1점짜리 평보다는 훨씬 재미있고 볼만합니다. 다만 시리즈에 기대하는 바와는 거리가 좀 멀어서 안타까웠고 회가 거듭할수록 탐정, 추리 측면보다 어설픈 이야기와 신파에 기대는게 안타까웠습니다. 재미는 있지만 전작에서 보여준 특별함은 많이 사라진 느낌이었어요.

 

영화속한장면

 

이 작품은 조선 후기로 예상되는 시대 배경을 갖고 있습니다. 3탄에서도 역시 천주교, 거울, 이양선 이라는 설정과 함께 흡혈귀가 등장하죠. 그를 격퇴하는 과정에서 김민(김명민)이 고안한 다양한 무기들이 나오지만 눈요기에도 못 미칩니다. 그의 뛰어난 두뇌와 명석한 판단력도 크게 발휘되지 않습니다. 오직 김지원이 연기한 월영에 의해서 진행되고 해결되는 모양새였지요. 그래서 조선명탐정을 기대하는 관객들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줄 여지가 충분했습니다. 아쉽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극에 담던 사회적 메시지는 담겨 있더군요.

 

극 중 독살을 당한 세자가 했던 생각이 그 메시지입니다. 나라의 주인은 백성인데 백성을 위한다는 관리들의 그 위에서 자신들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 왕에게 간언하고 아첨하는 일만 한다. 내가(세자) 왕위에 오르면 그들의 것을 빼앗아 백성들에게 돌려주겠다. 현재 사회 시스템에서는 국민과 국민이 뽑은 선출직 공무원들에 빗대서 한 말입니다. 국민을 위해서 일을 한다는 공직자들이 실제로는 국민의 위에 군림하며 갑질을 일삼는다는 내용이지요. 메시지는 있었으나 그게 이야기에 녹아들기에는 전개가 산만했기에 임팩트가 없었습니다.

 

주연배우포스터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에서 탐정과 추리가 힘을 잃으면서 미신과 관습을 과학적으로 풀어내던 참신함이 실종되고 그 위에서 빛을 발하던 김명민과 오달수의 케미는 색이 바랬습니다.



 

억지 웃음은 정말로 억지스러웠고 두 주인공이 보여주는 어설프지만 신선했던 시도들은 불편하게 보일 정도였지요. 결국 두 배우의 케미가 설 자리를 잃으면서 시리즈 특유의 재미는 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조연배우포스터

 

그런 이유로 이 영화를 보면서 예쁘고 또 예쁜 김지원과 멋지고 또 멋진 이민기, 몇 컷 나오지 않지만 강렬했던 김범 세 배우에게 눈길이 쏠렸습니다. 쉽게 말하면 욕할만큼 재미없는 작품은 아닌데 딱히 칭찬할게 없다보니 조연들에게 그 '꺼리'를 찾은겁니다. 탐정, 추리물을 지양하는 조선명탐정 시리즈에서는 치명적인 결함이 생긴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글거리는 설정과 두 배우의 케미에 기대서 인기를 끌던 시리즈였는데 그 부분이 다 사라졌으니까요. 1편을 제외하고 2편부터 시작해서 점점 참신함이 줄어들고 기존의 뻔한 작품으로 퇴화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해지고 있네요. 아마 4탄은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김지원 포스터는 왠지 정유미같지 않나요? 제 눈이 이상한건가?)

 

그래도 굳이 인상적인 부분을 찾자면 이민기와 김지원의 차이였습니다. 흡혈을 하면서 생명을 유지하는 괴마와 흡혈을 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괴마를 두 캐릭터로 보여주면서 김명민을 통해서 둘은 다르다고 말합니다. 아직 넌(김지원) 인간의 마음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좋은 존재라고 말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생각이 계속 떠오르더군요. 저는 이 생각이 계속 신경쓰였는데 극에서 말했던 메시지는 위에 적었던 내용이라서 좀 괴리감이 있죠. 이런 부분도 아쉬웠습니다. 이야기에 녹아있는 메시지와 대놓고 내 뱉은 메시지가 달라서 안타까웠죠. 둘 중 하나만 제대로 보여주려고 했어도 이렇게 산만하지는 않았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있어요.

 

이건 어디까지나 조선명탐정 시리즈를 기다리던 펜으로서 가지는 아쉬움입니다. 킬링타임용 영화로는 꽤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제가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해야된다면 전 이 작품을 골랐을겁니다. 몽글몽글 러브 스토리는 간지럽고, 진지하고 무거운 이야기는 졸립고 데이트에 도움도 안되거든요. 적당히 웃고, 적당히 즐거운 작품이 제일 무난하죠. 그래서 흥행에도 성공할 줄 알았는데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일이 터져서 집에서 이렇게 빨리 vod로 보게 되는군요. 천 만은 아니어도 600만 ~ 800만 정도는 찍을 수 있었을텐데 아쉽습니다.

 

현재 이 작품의 평점은 1점으로 도배가 되고 있습니다. 개인의 취향 차이니까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집에서 편하게 볼 생각이라면 한번 보셔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되네요. 편하게 보기 좋은 영화랍니다.

 

※ 저는 평점 1점 짜리, 10점 짜리 영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평점은 감정이나 목적에 의해서 매겨지는 점수라고 생각합니다. 감독, 작가, 배우, 스태프들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는데 어떻게 극단적인 점수가 쏟아질 수 있겠습니까? 제가 본 작품 중에서 10점짜리는 라이언일병 구하기, 굿윌헌팅, 범죄의 재구성 딱 세 개네요. 그 외에는 정말 좋으면 9점, 진짜 짜증날 정도로 나쁘면 5점 정도를 줍니다. 그럭저럭 잘 봤다면 7점을 주죠. 그래서 1점, 10점은 신뢰를 하지 않는 편인데요. 묘하게 지금 이 영화는 1점짜리 평점이 1페이지에 쌓여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본다고 제가 이익을 보는건 아니지만 한번쯤 봐도 해는 없는 작품이라는 생각만 남겨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