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파업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지난해 말부터 상승 추세를 시작하여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한국 주식 시장의 황금 용이 된 HMM, 오늘 이 종목을 진입했습니다. 그 뒤에야 HMM 파업 이야기를 자세하게 뜯어봤네요. 애초에 진입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 이거든요.
더 솔직히 말하면 이 문제는 언론에 대서특필이 될 정도로 화제를 모으면 안 되는 주제였습니다. HMM (제 기억에서는 현대상선)은 일반적인 기업이 아닙니다. 국적 해운사이고 산업은행의 자금이 들어가 간신히 버텨내던 한계 기업입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서 최근에 추세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누군가에는 여전히 -90%인 종목일겁니다.
※ 저는 아주 미개하고 천박한 사회 부적응자입니다. 사회의 가장 밑바닥을 기어다니며 먼지나 줏어먹고 사는 땅거지지요. 그래서 가방 끈이 짧아 키보드 워리도도 제대로 못 합니다. 무식하고 멍청하죠. 그런 놈의 잡담이니 웃으면서 헛소리를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HMM의 연봉 차트입니다. 최고가 34만원, 최저가 2100원이지요. 일반적인 기업의 노조와 회사의 처우 개선 갈등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8년간의 임금 동결, 한 명의 노동자가 1년 가까이 바다에서 생활해야하는 인력부족 상황, 다양한 자본이 묶여있는 단체이다보니 수익이 났다고 경영을 정상화 시킬 수 없는 현실 등 다양한 문제들이 얽혀있는 특수한 경우입니다.
올 해 실적이 회사가 설립된 후 최고라는 말이 나오고 바로 노조와 회사의 연봉 협상 갈등이 있었고 두 당사자의 제시안에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노조측 요구 : 25% 임금인상, 상여금 1200%
사측 제안 : 8% 임금인상, 격려금 300%, 상여금 200%, 교통비 지원 10만원, 복지포인트 50만원
얼핏보면 노조측의 요구가 터무니없을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지난 10년의 상황을 되짚어보면 그들의 요구가 지나친 것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회사 상황이 여의치 못해서 8년간 임금이 동결됐고, 사람이 없어서 근무자들은 10개월을 배를 타고 1개월의 휴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 기간 동안에 다른 회사에서 훨씬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회사를 떠나지 않고 버텨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HMM의 노동자가 되었습니다.
※ HMM에서 1년 중 10달을 배 위, 바다 위, 해외에서 생활하는 상황을 감안할때 훨씬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해외 선사로의 이직을 거부한 노동자들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일하는 직장인으로 바라봐서는 안됩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재건을 위해서 희생했던 것입니다. 그들이 현재 제시하는 25%의 임금인상을 8년으로 나누면 1년에 3%꼴이며, 상여금 1200%는 8년이라는 시간의 기회비용을 보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입니다. 그들은 회사가 잘 될때까지 희생하며 기다렸고 이제 그 때가되어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받는 노동자의 대우를 보장해달라는 것입니다.
그들을 단순히 '직장인'으로 치부해서 '그냥 이직해라.'라고 욕하는 것은 그들의 8년 혹은 10년 이상의 인생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HMM과 노동자 외에 산업은행, 해양수산부, 기획재정부 등이 깊게 관여되어 있습니다. 누가 가해자인지, 누가 피해자인지 따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10년의 시간을 묵묵히 버티며 갑을, 피해자와 가해자가 아닌 동료로서 그 자리에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HMM 파업 문제는 언론에 노출되어 화제성을 갖기 전에 해양수산부, 산업은행, HMM 본사, 노동자가 모두 진지한 자세로 임해서 조용히 끝났어야 할 문제입니다. 그것이 이렇게까지 문제가 된 것은 결국 인간의 희생조차 저울추에 달아서 본전 계산기를 두드리는 미친 잡것들이 만들어낸 소모적인 분쟁일 뿐입니다.
※ 솔직히 세상에 관심이 없는 제가 이 문제를 알게 됐다는 것은 상황이 이렇게까지 어긋날때까지 팔짱끼고 밥이나 주둥이에 우겨넣고 자빠져있던 핵심 당사자 그룹의 부정이고 부패이며 무능입니다. 씁쓸함을 넘어 개탄스럽네요.
상상력
이 문제를 처음 보자마자 저 같은 무뇌아가 가졌던 궁금증은 '왜 8년 동안 다른 회사로 이직하지 않았지?' 였는데요. 그 답을 아무리 찾아봐도 위에 적은 내용 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당사자인 산업은행과 해양수산부, 기획재정부는 단체 이직 카드를 꺼낼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물류 정상화 테스크 포스를 구성한다네요. 그들은 자신들의 일에 포함된 구성원들을 단순히 주급, 월급을 받기 위해서 출근해 하루에 3~4시간 일하고 집에가는 아르바이트 학생으로 알고 있었나봅니다.
현실적인 타협점이 필요하다.
감정적인 부분을 접어두고 바라본다면 이 문제는 좀 더 세심하게 접근해서 풀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8년 이상의 시간을 비인도적이고 세계사에 길이남을 착취를 당하면서 자의적으로 버틴 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충분히 들어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못하거든요. 이미 들어간 돈, 그 중 가치가 소멸된 돈, 회수 가능한 돈 등 돈돈돈의 문제가 아주 강력한 저항으로 남아있을 수 밖에 없지요. 그러므로 회사와 노동자로 대변되는 협상 테이블은 판을 깨지 않기 위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합니다. 웃으며 진행한다면 초고수, 울면서 진행한다면 개허접이겠지요.
* 대한민국은 개허접일까요? 초고수일까요? 아니면 그냥 소신을 가진 노동자를 착취하느라 바쁜 노예 상인이었을까요? 이번 논란의 결과로 알 수 있겠죠.
이 테이블에서 전제되어야 하는 조건은 매우 간단합니다.
첫째, 끝까지 가서는 안 된다.
둘째, 누군가의 희생과 누군가의 소신은 마땅히 대우받아야 한다.
셋째, 대화와 타협을 할 수 있는 당사자들이어야 한다.
* 참고로 대한민국은 유사 이례로 단 한번도 대화와 타협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를 통해서 대승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적도 없습니다. 아직 우리는 위력과 폭력을 앞세우지 않고 물리적, 사회적 위치가 다른 당사자간에 협상을 제대로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이번에는 될까요? 궁금하네요.
어쨌든 노조의 요구가 지나친 것은 아니지만 돈의 문제에서 한번에 다 들어주기는 어렵습니다. 매년 25%의 임금 인상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면 노동자 처우 정상화 과정을 나눠서 진행하는 방향으로 타협점을 찾으려는 양측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들면 임금인상 15% 조건을 2년간 나눠서 진행하는거죠. 그러면서 상여금은 600 ~ 800%로 조정하는 방향이 되면 사측의 고민과 노조의 양보가 경계선을 일치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문제는 최소 2년 혹은 3년간 확정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명문화 되어야합니다. 사측의 고민이 너무 크다면 인상 폭을 조금 더 낮추고 의무 이행 기간을 좀 더 늘리면서 전체 인상분을 최초 요구치보다 더 높게 잡아주면 됩니다. 그러면 노조의 양보가 총 이익의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충분히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이런 상상력은 아무것도 모르는 무식한 키보드 워리어의 1차원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HMM 파업과 관련된 모든 당사자는 제 3자인 방구석 키보드 워리어보다 더 현실적이고 유효한 데이터를 많이 갖고 있겠죠. 그것들을 통해서 서로 보듬어주고 위로하고 격려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야 할 것입니다.
사족1
산업은행은 이 문제를 결정할 수 있는 직접 당사자입니다. 해양수산부는 이 문제로 인해서 발생하게되는 모든 금전적, 경제적 피해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하는 직접 당사자입니다. 숨지말고 도망가지말고 방어막 치지 마세요. 지금 너희들이 하는 행동은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서 범죄를 저지르면서 법적 책임은 바지사장에게 떠넘기는 짓입니다. 그 짓을 대한민국 정부라는 이름표를 달고 하고 있는거지.
사족2
HMM 파업이 현실화되고 현재 직원들이 단체 사직 및 이직을 하는 것으로 상황이 전개된다면 해당 회사에 어떠한 가치도 없는 것으로 간주하여 판을 깨야합니다. 회사는 상장폐지 및 부도 처리를 하여 공중 분해시키고 산업은행은 지난 10년간 페이퍼컴퍼니를 인수하여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수 조원에 달하는 세금을 사용하면서 밥을 먹고 살았으니 전 직원이 그 책임을 나눠서 져야 할 것입니다.
이 문제가 어떤 의미인지 어이없는 이야기로 풀어볼까요?
예전에 드라마 중에서 선덕여왕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덕만이 왕위에 올랐음에도 복야회가 활동하고 있어서 김유신이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요. 유신을 버릴 수 없었던 덕만은 김춘추와 월야(복야회 수장)에게 알아서 합의하라고 등을 떠밀게 됩니다. 그리고 한 마디를 하죠. '결론을 내지 못하면 너희 둘 다 죽일것이다.'
지금 HMM 파업은 저 상황과 똑같습니다. 답은 정해져있는데 얼마나 매끄럽고 예쁘게 답까지 도달하는가죠. 이런 문제를 여기까지 키웠다는건 무능했거나, 부패했거나, 비겁했거나 중에 하나겠죠?
※ 무식한 키보드 워리어 티를 너무 냈네. 괜찮아요. 원래 무식한 놈이니까. 인생 밑바닥, 곧 죽을 놈이니까 깔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