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종목토론방의 실체 (경남스틸, 티비씨 등)
언제고 한번 적고 싶었던 주제인데 오늘 시간이 맞아서 작성해봅니다.
개인 투자자의 경우 기업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뉴스, 공시, 차트, 수급을 보고 들어가는데요. 초보자들의 경우 네이버 종목토론방을 보고 매수하기도 합니다.
저 또한 초보자라서 초반에는 뉴스가 옮겨지는 종토방을 많이 봤고 장이 끝나고 그 곳에 올라오는 글을 보며 희망과 절망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돌아보면 작전주 최고점에 매수해서 자의적 판단으로 최저가 추가매수를 하고 20% 익절 타이밍까지 갔을때 못 팔고 20% 손절을 쳤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 종토방의 마법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썸에이지 4980원 쯤에서 5분 정도 횡보할때 나도 모르게 '재료가 얼마나 좋은데 5천원대는 뚫고 올라가겠지'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리고 크게 손절을 치고 탈출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욕심을 부추기는 장치들을 네이버 종목토론방에서 많이 본 것의 영향도 컸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는 스스로 해야만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 곳에 올라오는 글들은 그저 사람들의 희망사항과 푸념같아 보이지만 사실 보는 사람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업로드되는 컨텐츠라는 뜻이지요.
지난 주 금요일에 국힘 후보 결정이 나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던 홍씨 관련주들의 종토방이 주말 내내 핫했습니다. 바쁜 일정이 있어서 일요일 밤에서야 봤는데 나쁜 사람들만 바글바글 하더군요. 설마 그 말대로 될까 싶어서 오늘 하루종일 티비씨와 경남스틸을 주목했는데 역시 아니었지요.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 아무리 그 게시판에 장미빛 이야기가 가득해도 주가는 알아서 갑니다. 그 게시판이 신빙성이 있었다면 오늘 한 명이 천 억어치 긁어서 상한가 박아놨겠지요. 다른 종목들과 비슷하게 갭하락 후 횡보하느 모습인데 대선 테마쪽은 이 기간이 얼마나 될지, 움직임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기만 하네요.
▲ 주말까지 게시판을 채웠던 글 중 일부입니다. 홍씨의 상황에 따라서 몇 달을 움직이던 종목이 갑자기 처음에는 윤씨 관련주였다는 글도 있지요. 아직 끝난게 아니라며 아무것도 결정된게 없다는 글도 있고 대량 매수가 기대된다는 글들도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홍씨가 무소속으로 나올거니까 지금 열심히 저가에 쟁여두라는 글들도 보였습니다.
이런 글들이 왜 나오는 걸까요?
매수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서겠죠. 자신을 비롯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팔고 싶어서 다 던질텐데 매수세가 없다면 바로 하한가로 꼿혀버릴테니까요. 그걸 받쳐줄 조막손의 힘이라도 끌어내기 위한 발악같은거라고 봅니다. 더 솔직해지자면 발악으로 보일려고 올리는 컨텐츠죠.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리고 단타나 치면서 짤짤이나 하는거죠.
▲ 썸에이지 종토방에서 자주 봤던 아이디가 글을 올렸길래 봤더니 이런 내용이더군요. 참고로 이 아이디는 거의 과대낙폭 후 흔들기 과정에서 출현하다가 상승하면 사라지는 패턴을 보이지요. 아이디의 뒷부분이 가려져있어서 동일인물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앞자리가 단어인걸 봐서는 생성계정이나 불법적인 방법으로 활동하는 계정은 아니고 동호회나 세력의 일원의 아이디로 보고 있습니다. (이 아이디가 보이면 그 종목은 절대 안 건드립니다.)
그리고 티비씨가 처음에 윤씨와 연관이 있으면 뭐가 달라지나요?
▲ 윤씨 관련주 덕성 일봉 차트 모습입니다. 달라지는거 없습니다. 똑같아요. 재료 소멸로 돈이 나가고 남은 개미들이 서로 탈출하려고 용을 쓸 뿐입니다. 이 덕성 차트랑 티비씨 차트랑 하루씩 밀어서 보면 거의 비슷할걸로 예상합니다.
이제 정책주인데 흔들기를 좀 길게 하다가 움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니면 아예 새로운 종목이 튀어 오르던가요. 오늘 오른 윤씨 테마주들 보셨잖아요? 자연과환경, 위즈코프, 아이비김영이었는데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종목이라 제대로 가지도 못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오늘 장도 나빠서 위즈코프, 자연과환경에서 4%정도 먹고 빠졌는데 정말 안 가더군요. 정책주가 가더라도 이미 개미들이 다 알고 있는 종목이 3~4월에 ne능률처럼 가는 일은 없을거라는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맥주로 경선이 결승점인 레이스를 다 한 티비씨, 경남스틸, 덕성 같은 종목들이 얼마나 갈까요? 종토방의 글들은 매수세를 만들어주기 위한 조작에 불과한 것입니다.
솔직히 제 경험삼 저는 해당 테마 종목들을 신규 매수할 의사를 가진 분들께 이런 말을 하고 싶네요.
'좋은 종목도 많은데 왜 추세 꺽이고 고꾸라진 종목을 사려고 하나?'
그리고 전에 캡쳐를 해놨다가 사라졌지만 생성 계정들이 판을 치는게 이 종토방입니다. 그 계정을 구매한 경험이 있어서 앞자리 몇 글자만봐도 대충 알죠. 개인이 만드는 아이디와 작업으로 만드는 아이디는 그 형태 자체가 다르거든요. 사람이 자기가 쓸려고 만든 계정이 아니라 마케팅 업자들에게 판매하기 위해서 생성되는 것들이 너무 많이 보이는게 바로 종토방이랍니다. 그러니 속아서 재산상 피해를 입고 싶지 않다면 진지하게 네이버 종목토론방을 보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투자 의지가 사라진 패배한 주린이로서 간략히 몇 마디만 더 남겨봅니다.
1. 네이버 종토방은 판 입니다.
사람을 속여서 재산상의 피해를 입히는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끼리 하는 말이있죠. 플레이어를 판에 앉히면 게임은 끝이다. 아예 안 보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2. 찬티, 안티 모두 같은 편이다.
게시판의 흐름, 글의 늬앙스, 덧글의 내용 등은 일반 게임 속 유저들간의 분쟁처럼 대수롭지않게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내 판단에 영향을 미칠수도 있습니다. 합리적인 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찬티, 안티는 의미가 없습니다. 같은 편이니까요.
3. 보는 순간 손절 확정이다.
제 경우 거래가 잘 될때는 종토방을 볼 시간도 없고 볼 필요도 없었습니다. 내가 분봉, 일봉, 주봉, 월봉 차트를 보고 매수, 매도를 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잘 안되서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면 네이버 종목토론방을 기웃거리기 시작합니다. 이미 망했다는 뜻이지요. 여기에 덧글을 달던, 게시글을 쓰는 순간 이미 손절을 칠 생각없이 기도매매를 하고 있다는 뜻이더군요. 결국 항상 큰 손실을 보고 나오지요. 자신이 지금 종토방을 보고 기대를 갖거나 희망을 찾고 있다면 이미 진 것입니다. 손실은 확정이고 만회할 가능성도 희박한거죠.
제 개인적인 경험에 한정된 이야기지만 제 경우 그곳을 기웃거리는 순간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고 익절이 아닌 손절의 크기를 줄이는데 몰두하고 있답니다.
4. 막을 수 없으니 피해라.
포털의 정책, 작업장의 관리, 남의 말을 듣고 돈을 투자하는 일부 개인의 욕심이 합쳐져서 돌아가는게 바로 종토방입니다. 그래서 이를 막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양하고 수 많은 집단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공간이니까요. 그래서 개인이 할 수 있는 방법은 피하는것 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취미로 보면서 즐기는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보면 익숙한 아이디들이 생기고 재료, 내용, 움직임과 관련없이 그 아이디만 봐도 어떤 종목인지 대충 알 수 있거든요. 그게 제가 티비씨를 빨리 정리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눈에 익숙한 아이디가 나와서 돌아다니고 있었고 컨텐츠들의 내용이 썸에이지 설거지 직전과 비슷했거든요. 그 뒤 거의 2달 가까이 음봉만 본 기억을 하면 적게 먹어도 일단 튀는게 상책이라고 생각했지요.
다만 찬티와 안티로 갈라져서 기도 매매를 하는데 종토방을 이용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다 같은 편이고 그들의 목적은 내 지갑을 털어먹는 것인데 왜 거기서 판돈을 올려놓고 패를 쪼고 있나요? 나 빼고 십 만 명이든, 백 만 명이든 다 한 패인데요. 공부는 직접 알아서 하시고 종토방은 취미로 보는걸 추천합니다. 보고 있으면 재미는 있거든요.
※ 종목 공부의 경우 처음이 어렵지 하다보면 익숙해집니다. 물론 저는 지금 오버나잇 자체를 안 하기때문에 종목 공부를 할 필요는 없더군요. 0.5%~3% 정도 먹으면 바로 튀니까요.
5. 진실은 없고 조작만 존재한다.
해당 게시판이 돌아가는 원리, 재료들의 출처, 내용의 진위여부 등을 놓고 봤을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마음껏 유린하기 좋은 그라운드로 사용되는게 네이버 종목토론방입니다. 뉴스 기사도 돈 주고 올려버리는 마당에 게시판 글은 더 쉽겠죠. 진실보다 가십으로 접근하시길 당부드립니다.
* 기사 송출을 해봤던 입장에서 현장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브랜드 (조, 중, 동, 기타), 기사가 보이는 위치, 내용까지 지정해서 의뢰가 가능합니다. 물론 세부 사항에 따라서 지불하는 돈은 다르지만 서비스 자체가 구식이라 비싼 금액이 책정되지도 않습니다. 몇 십 정도면 되지요. (리스크 없고 일반적인 광고 기사 같은건 몇 만원에도 됩니다.) 온라인에서 믿을건 공시와 차트밖에 없다는 점을 거듭 밝힙니다.
사족
요즘 제가 그 게시판을 보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주식 시작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대선 테마 시즌이기 때문이지요. 처음이라 종목들의 움직임이 어떻게 되는지 직접 보고 싶어서 찾아다니며 구경하는것 뿐입니다. 일단 오늘까지는 다른 테마와 마찬가지로 하한가를 맞고 갭하락 후 횡보하는 모습이 강하네요. 내일, 모레는 어떨지 1달뒤, 2달뒤에는 어떻게 진행될지 기대가 될 뿐입니다. 그 기대값을 확인하기 위해서 매수 의사도 없으면서 기웃대는것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