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가 쌍방울과 동급이 된건가?

일상|2021. 11. 15. 17:07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 개인적으로 20대를 갈아넣었던 게임의 개발사이자 퍼블리싱 업체였다. 욕도 많이 했지만 그 시절의 시장을 선도했던 기업이었기에 인상적인 추억이 더 많은 회사였죠. 그런 회사가 오늘 주가 움직임을 보니 얼마전에 희대의 레전드를 썼던 기업과 동일해졌더군요.

 

혹시 이스타항공 인수 테마가 있었을때 하림과 쌍방울의 움직임을 보셨나요? 당시에 하림이 미리 빠지고 난데없이 성정이 들어와서 낙찰을 받아갔죠. 덕분에 쌍방울은 나락으로 떨어졌는데 성정이 서류 하나를 제출하지 않아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가짜뉴스를 내보내고 주가를 올려서 물린 큰 손들이 탈출했었습니다. 저번주에 엔씨소프트의 상한가를 보고 딱 그 때 생각이 났습니다.

 

제 시드가 몇 십만원짜리 주식을 살만한 볼륨이 아니라서 애초에 매수 의사도 없어서 구경만 했는데요. 이유를 보니 설명회에서 ntf 연계 게임의 개발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합니다.

 

'해도해도 너무하네'

 

ntf 묻힐 생각이면 저 구덩이에 떨어질때 소식을 내보내면 안 되는 거였나? 굳이 구덩이 바닥까지 다 파고 밑바닥 지켜놓은 상태에서 재료를 내놔야했나? 회사가 시세조작 세력과 결탁한건가? 설마, 우량주, 대형주, 게임 테마 대장주인 엔씨소프트가 그랬을까? 리니지w 까지 보고 최대한 늦게 발표하고 싶었는데 그게 지금이었던건가?

 

그런데 이런 고민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내가 이 회사의 상한가 캔들을 봤을때 딱 쌍방울이 떠올랐거든. 예상치 못했던 급락에 물량 처분을 다 하지 못한 큰손들이 빠져나오기 위해서 주가를 올린거라고 생각했다. 그 의심에 힘을 주는 정황으로 급락 후 저점에서 물량을 모을 시간을 충분히 줬다는걸 들 수 있겠다.

 

오늘의 급락이 개미털기든, 큰 손들의 탈출의 결과이든 상관은 없다. 게임 테마 대장주, 시가총액 상위권인 종목이 이렇게 움직였다는 그 자체로 이미 개잡주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nft 연계 게임 개발 이야기를 이제서야 할 생각이었다면 차라리 무증을 때리고 세력이라도 붙게 만들어놓는게 순서 아닌가? 그 호재 자체가 급조된 거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 회사의 성격상 테마를 태울려면 메타버스가 더 어울릴텐데 굳이 현재 시장의 관심을 받고있는 nft 테마로 엮었다는건 시간이 없다는 뜻이겠지. 2021년 안에 보유 물량을 정리해야되는 상황이 눈에 보이는것 같다. 일회성, 단발성도 아니고 급조된 티가 너무 많이 나네.

 

그리고 nft 테마는 무리수 아닌가?

 

연계 게임도 내수 시장용으로 개발할 생각이라는 뜻이라고 보이는데 지금 의미가 있나? 현재의 엔씨소프트의 리스크가 무엇인가? 내수 시장 중심의 ip가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지. 그 와중에 다른 대안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주가가 폭락을 했고 누구나 다 예상했듯이 50만원대까지 떨어졌잖은가? 그런데 nft가 무슨 의미가 있나?

 

이 회사는 지금까지 수 십년동안 노력이라는걸 하지않은 중소형 개발사가 아니다. 외국인 개발자, 팀을 영입해서 세계 시장을 타겟으로 신작도 만들어서 출시했고, 장르도 다양화하려는 시도도 했었다. 문제는 내수형 ip외에 모두 다 실패했다는데 있지. 이런 상황에서 nft 테마에 엮는건 오히려 가능성마저 틀어막는게 아닐까?

 

* 이 호재가 급조된게 아니라면 더 문제다. 저 구덩이를 파는걸 팔짱끼고 낄낄거리며 구경했다는 뜻이잖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는 위기를 방치한 것이다. 기존 주주들의 피해를 즐기며 누군가의 지갑을 채울 계획밖에 없다는 뜻이니까 더 정 떨어지는거지. 차라리 급조된 재료라는게 더 나을거다.

 

사실!

 

오늘 급락은 구덩이를 파고 올라가는 눌림목일지도 모른다. 회사의 성장성과 주가의 움직임 사이에 큰 연관성이 없는게 국장의 현실 아닌가? 한 주도 갖고있지 않은 사람이 구경하는 입장에서 부디 구덩이를 깊게 판 뒤 심호홉 후 다시 박스권으로 진입하는 차트를 보여주기를 기대할 뿐이다. 그래서 회사에 투자한 주주들이 너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네. 그래도 명색이 게임 테마 대장주에 시총 상위권 우량주잖아. 돈도 잘 버는 회사인데 뭐가 부족해서 주주들 인생 작살내면서 사업하나? 자존심은 지키면서 하자.

 

사족

 

참고로 제가 대학생일때 주식 투자 열풍 같은게 불었습니다. 100만원 정도로 배운다며 친구들끼리 했었죠. 전공도 이쪽이라 경험삼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졸업 직전에 제가 갖고 있던게 엔씨소프트였고 평단가 8만원 초중반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11만원 ~ 12만원 정도에서 정리했었지요. 제 기억이 맞다면 아마 그 시기가 아이온에서 블레이드앤소울로 넘어가던 때랑 맞물릴겁니다.

 

* 그때는 어릴때라 평생직장이나 가치투자 같은 개념이 옳다고 믿었었지요. 지금은 늙어서 좀 다르지만요. 

 

솔직히 그때는 지금처럼 진지하게 주식을 해서 돈을 벌자는 생각을한게 아니라 제가 좋아했던 기업, 글로벌 시장 개척에 가능성이 있다고 봤던 기업으로서 엔씨소프트를 매수했었습니다. 당시에 제가 적었던 글에서는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같은 문화 생태계를 만들어서 축제를 하나의 재미로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었죠. 시간이 지나서 보니 요즘은 롤이 그렇고, 예전에는 스타크래프트가 그랬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NC는 거기까지 가지못했고 자기들이 잘하는거, 현금 박치기하기 쉬운 길을 택해서 그 뒤로 10년을 더 걸어왔을 뿐입니다.

 

* 얼마전에 모 유튜브 채널을 보니까 그런 말을 하더군요. 어느 순간부터 게임 개발사들이 서비스 개발이 아니라 BM 개발을 통해서 매출액을 펌핑시켰다고요.

 

사실상 지금의 NC는 제가 주식을 매수했던 기업이 아니죠. 그래서 더 씁쓸하고 안타까운지도 모릅니다. 현금 동원력은 개발력과 비례해야되는데 그 결과가 리니지W였으니까요.

 

어쨌든 주가의 향후 방향성을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굳이 좋은 종목들 많은데 왜 이걸 사야되지?라는 생각이 드네요. 구덩이 파고 날아가도 100인데 큰 매력이 느껴지지 않네요. 제가 큰 자본으로 장기투자를 진행한다면 굳이 장대 음봉에 석연찮은 구석이 많은 캔들을 만들어낸 내수 시장 위주의 엔씨소프트를 사느니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테마의 대형, 우량주를 눈여겨볼거 같습니다. 관망하다가 시장이 쪼그라들고 열기가 좀 식었을때 모아가겠죠. 굳이 장대 음봉에 개미의 비명을 한가득 담고있는 종목은 건드리지 않을거 같네요.

 

* 세종메디칼을 매수하지 않는 이유도 동일합니다.

 

그리고 진짜 진지하게 접근한다면 NFT 같은 헛소리하지말고 메타버스에 관심을 뒀으면 좋겠네요. 말이 쉽지 사실상 이걸 하나의 사업으로 만들어 돌릴려면 장애물이 엄청나게 많이 나올겁니다.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 그걸 한다? 불가능해요. 급등용 재료만 난립한 시기인만큼 아직 시장은 초기이니 진지하게 접근한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 메타버스를 게임 속 가상세계로 인지하는 짓만 좀 하지 않으면 좋겠네요. 이 테마의 핵심은 공간의 구축이 아니라 연결입니다.

 

※ 여기까지 오늘 NC의 주가 흐름을 보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한때 NC빠의 잡담이었습니다. 가방 끈이 너무 짧아서 무식한 소리만 늘어놨으니 재미로 보시기 바랍니다. 진지하면 안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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